이유도 모르는 해고, “너무 억울해 참을 수 없다”
▲ 삼성에스원 조합원들이 '부당해고철회하라'는 현수막을 물에 띄우고 구명조끼에 목숨을 의지한채 한강을 건너고 있다./이정원기자 |
삼성의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 노동자들이 한강에 뛰어들었다. 지난 21일, 40여 미터 높이의 세콤 대형 광고판에서 진행한 고공농성에 이은 것이다.
▲ 한 조합원이 한강을 헤엄치다 몸이 굳어져 구명보트에 올라타고 있다./ 이정원기자 |
▲ 마포대교 북단쪽 한강둔치에서 남단쪽 둔치까지 헤엄을 치며 선전전을 벌인 조합원들이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물속에서 나오고 있다./ 이정원기자 |
28일, 11시 20분 경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 소속 노동자 12명이 마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에 맨 몸으로 뛰어 들어 ‘세콤부당해고 철회’가 적힌 플랑카드를 잡고 한강을 건넜다. 겨울비로 추워진 날씨에 “너무나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다”라며 한강에 몸을 던진 노동자들은 1700명의 부당해고를 삼성 에스원이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약 40여 분의 수영 끝에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 조합원들은 여의도 시민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추운 날씨에 수영하던 조합원들 중 2명은 체온이 급속히 떨어지며 몸에 경련이 일어나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다.
▲ 한강을 헤엄쳐 건너온 한 조합원이 다리에 마비증세를 보여 응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이정원기자 |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목숨까지 건 투쟁
한강을 건넌 김오근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 위원장은 “목숨 건 투쟁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김오근 위원장은 이번 투쟁에 대해 “아무런 해고 사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일하고 싶다는 것 밖에 없다”라며 “이 사회에 1700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잘렸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앞으로 이런 부당한 해고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 김오근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 위원장이 한강을 건너온 심정을 얘기하다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고있다./이정원기자 |
끝까지 헤엄쳐 한강을 건넌 조낙현 조합원은 “원하는 것은 원직복직 뿐”이라며 “삼성이 우리를 무시하고 해고했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일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강을 건넌 조합원들과 연대하기 위해 달려온 노동자들은 함께 마무리 집회를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 삼성이라지만, 단 하루의 사전예고도 없이 1700명이나 되는 노동자를 한꺼번에 해고한 삼성은 어떠한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삼성을 강력히 규탄하고, “수천 명의 생존권을 한 순간에 빼앗아간 삼성의 피도 눈물도 없는 비열한 작태 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