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서 최초로 벌어지는 비정규투쟁

전산시스템 개발회사 '코스콤' 하청노동자들 노조 설립

제조업 등 금속사업장에 주로 만연해 있는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문제가 증권업계에서도 포착됐다.

증권회사들의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회사인 코스콤(KOSCOM)에서 근무하는 파견 노동자들은 29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존재확인' 소송을 접수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코스콤에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정규직으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설립, 사무금융연맹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에 '코스콤비정규지부'로 가입했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안에 위치한 '코스콤(KOSKOM)'은 증권 전산시스템을 개발, 관리하고 네트워크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하는 회사다.

불법파견, 위장도급 의혹

코스콤이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는 자회사인 '증전이엔지', 파견업체 'FDL' 등 무려 50여 개에 달하며 5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 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코스콤은 하청 회사들의 사업계획이나 방향, 하청사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채용, 작업지시, 근태관리를 직접 수행하고 급여 지급체계에도 관여하는 등 경영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스콤이 하청 노동자들의 업무에 필요한 각종 공구와 자재, 차량, 컴퓨터, 사무비품 등을 전적으로 지급하고 회사 자산으로 등록해 놓은 점, 하청 노동자들의 근태관리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직접 통제 관리한 점, 원청회사가 직접 보직임명, 전직, 작업장 배치 등을 진행한 점 등을 들어 "실제로는 코스콤에 직접 고용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증권노조에 따르면 코스콤의 자회사인 '증전이엔지'의 임원들이 사실상 코스콤의 관리직원들이며 전적으로 코스콤의 자본과 인력으로 만들어진 회사인 만큼, 이 자회사와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해도 실질적으로 코스콤이 노동자들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정규직 임금의 3분의 1 받으며 고용불안 시달려

이러한 계약관계 하에서 근무해 온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은 4대보험 외에는 아무런 복지혜택이 없는 곳에서 많게는 20여 년을 일해 왔다. 코스콤비정규지부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며, 무려 5년간의 임금 동결에도 "다음에는 임금을 올려주겠다", "다음에는 정직원이 될 것이다"라는 회사측의 말만 믿고 묵묵히 일해 왔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신분이라 한밤중이나 휴일에도 불려가 일하는 한편 산재로 입원해도 "계속 쉴 거면 나가라"는 말에 아파도 쉬지 못하기 일쑤였다는 호소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등은 29일 오전 10시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코스콤은 7월 1일부터 시행될 비정규법과 개정 파견법을 앞두고 불법파견 문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기존 50여 개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5개의 업체와 계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라, 또다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행 파견법상 '2년을 초과해 근무한 파견노동자의 경우 직접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고용의제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대량해고의 조짐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이에 '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를 설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이상 계속되는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 없고, 일한만큼 대우받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라고 노동조합 결성 배경을 밝혔다. 코스콤비정규지부는 상급단체인 사무금융연맹과 증권노조 등과 함께 29일 오전 10시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한편, 이종규 코스콤 사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김창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강종면 증권노조 위원장, 황영수 코스콤비정규지부 지부장 등 노동조합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략하게 이뤄진 이종규 사장과의 면담에서 노조는 30일로 예정된 첫 교섭 공문을 제시하고 "전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고 민주노총도 총력투쟁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지 않는다면 집중 투쟁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종규 사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지부와의 교섭에 대해) 전혀 준비나 검토가 되어 있지 않다"며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김창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만에 하나 노조 설립을 이유로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부당노동행위를 할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면담을 마쳤다. 이튿날 교섭에서는 지부 전임자 인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이 코스콤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증권선물거래소 1층 로비 보안검색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무금융연맹, 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 등 29일 모인 노동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세계 금융IT솔루션 리더'로 나가기 위해 일해 온 비정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지 않는다면, 코스콤은 증권노조는 물론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 노동계의 항의와 투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천명했다.

오는 7월 비정규법의 시행을 앞두고 사무금융연맹 최초로 비정규직 투쟁을 벌이게 된 코스콤비정규지부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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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금융 , 불법파견 , 코스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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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외면하지말자~~

  • 지피지기

    비정규직은 진짜 보이지 않는 정규직의 노예입니다 이번기회에 비정규직 철폐합시다

  • 일반노동자

    비정규직....어허...코스콤내부에도 이런일이 있구나...@,.@

  • 노예

    노동자 위에 노동자.. 썩을 것들....

  • 사람다움

    사람위에 사람 없다는데.. 어찌 저런 만행을 우리가 힘을 실어줍시다

  • 한소리

    완전짜증이다~

  • 하음

    저도 전직장이 여기였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그랬섰죠.. 이제라도 노조도 만들고 목소리를 내게 되어 다행입니다....

  • 배고픔

    나는 비정규직이다....직장인 10명중에 4명이 비정규직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오늘도 내가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슬퍼서운다...아니 분노하고 화가나서 운다.
    나의 자식들에게는 이런 슬픔을 주지 않아야 하기에 나는 오늘~~외친다.
    비정규직 철폐!

  • 암행어사

    코스콤 또한 이런 만행을 저질르고 있었군.....우리 사회에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같이 투쟁해서 승리 합시다..저도 여기에 동참 할껍니다.
    일을 정규직 보다 더하면 더했지....늘 고생만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분들...
    월급 또한 정규직에 반도 못받는 현실...정말 같이 투쟁 합시다....

  • 피눈물

    나도 한가정에 가장이다..최소한 내 자식에겐 이런 서러움을 물려주지 않기위해
    같이 투쟁 하여 꼭 승리 할겁니다...

  • 파이팅!

    시작이 반이라 했습니다! 이제 이렇게 시작하셨으니까 힘들더라도 꼭 이겨내세요..모든 국민은 코스콤비정규지부 편입니다. 간절히 이기길 바랍니다!

  • 고통 극복자

    저도 일 경험자로서....그쪽 사람들은 정말...자기 입장만 생각하고...자기 돈만 생각하면서 아랫사람 부리듯이..막대하는거에 완전 상처받고 ..하지만 자식을 위해 또 혹시나 정규직으로 될거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이용해 먹는...

  • 나도 노동자

    노조를 못만들게 그렇게 눈치주고 그러더니...드디어 일이 터졌구만요...
    샘통이다. ㅋㅋㅋㅋ

  • 에혀

    내부 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저도 (이직했지만) 이제라도 이슈화 되어서 다행이네여.

  • 이상철

    IT업에 인력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군여.....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깝네여...우리나라 It기술인력들 해외로나가면 대우가좋은데.....개인기술력 향상을위해 1년에 몇백만원씩투자하며평생 공부하는 사람들인데.....인간적인 대우좀해주세요

  • 현실이란..

    이런 글을 쓰는 나구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

    코스콤에 계신 분들이라도 힘ㄴㅔ서 잘 싸워 주세요~~^^ 화이팅.!!

  • 비정규직은노비니

    비정규직 = 현대판 노비 문서 작성한자
    라는 결론 밖에 안나오네여 저도 IT 관공서 유지보수 했었지만..
    IT 비정규직은 저임금 (인간 생활 불능) 에 인간 차별과 무시받으며
    정규직에게 잘보일라고 개처럼 부려도 참고 하고 있어요 이런 현실이 실제 사실입니다.

  • 마눌

    꼭 코스콤 상대로 이기기를 바랍니다.. 힘들어도 이겨내시구요.. 진실은 우리의 손을 들어줄겁니다.. 꼭 힘내세요~!!

  • 김동우

    아놔 코스콤 완존 쓰레기들이네 이런 니들 조심해라 나 니들 사이트에 들어가서 욕설할꺼니깐 비정규직은 사람도 아니냐??? 이세상에서 사람보다 무서운것이 없다는데 일리가 있네 ㅡ,.ㅡ;; 쩝 너무하네 쓰레기보다도 못한 코스콤 망해라...... 코스콤 비정규직여러분 전 여러분 편입니다... 옆에서 응원할게요 꼭 이기시기를........ 화이팅^^

  • 개쓰래기증전

    개쓰레기..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억대연봉 받아 처먹는 정직원들은 하는일이 ..... 없다...출근해서 인터넷쇼핑하는게 아이티업종근무자가 할짓이냐...그래놓고 억대 받아가면서...월100만원겨우받는 비정규직직원들 눈치주며 갈구는게..니들 할일이냐? 쓰레기들아..챙겨주는~척...은..정말 잘한다..쓰레기들...
    임원새끼들은 비정규직 사원들 임금동결시키고, 유지비 줄여서 부서운영비 줄이는걸로 윗사람들에게 아부하며 자기자리 지킬려구 급급한다. 입사4년차 대리가 15년일한 비정규직 직원을 부하부리듯 지시하는 꼴을 옆에서보면...참..세상...지랄같다..
    못배운게 한이라면...말도 안한다...낙하산꼬라지에..줄타기선수들........
    그만큼 비정규직직원들 등처먹었으면..이젠 정신좀 차려라.....니들 과장1명 연봉이면
    비정규직직원 20명의 연봉이 500이 올라간다..니들 연말에 성과급 받는 액수가 우리 연봉이란 말이다..씨발것들아...

  • 마눌2

    꼭..꼭.. 코스콤 상대로 이기세요.. 코스콤 정말 너무 하네요.. 진실은 우리의 손을 들어줄겁니다.. 꼭 화이팅하세요~!!

  • 야야야!

    일을 시키려면 제대루 하란말야~~
    꼭 인간쒸레기들을 벌하시길 바랍니다

  • 젠장

    이런일이 정말 놀랍습니다 코스콤 꼭 화이팅하셔서 좋은결실얻기를...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