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비정규직 대량해고 해결 촉구 위한 시청 앞 집회

23일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 이어갈 것

삼성SDI구조조정저지대책위원회는 20일 울산시청 남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삼성SDI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 울산시장이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SDI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 해결과 울산시장 책임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

삼성SDI 대량해고 사태와 관련해 오랜만에 열린 이날 '삼성SDI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 해결과 울산시장 책임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에는 질식할 것 같은 오후 2시의 폭염 속에서도 금속울산지부를 비롯해 현대차지부, 효정재활병원지부, 이랜드 울산분회, 전교조, 화물연대, 덤프연대, 민주택시, 보건, 울산대병원지부 조합원들과 민주노동당, 사회당, 희망 실천단 ‘바람’ 등 300여명이 참석해 울산시장을 규탄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 하부영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5천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삼성SDI와 기업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삼성SDI에 5천억원을 지원하고 지방산업단지 지정 등 온갖 특혜를 주면서도 비정규직 해고를 방치하는 시장은 각성하라”고 주장하며 “이 내용들을 시민들에게 폭로하고, 원직복직 쟁취하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회를 맡은 민주노총울산본부 윤장혁 사무처장은 “삼성SDI는 거의 40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작년까지 단 한 번의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며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일류기업이 되었음에도 경영방식이 조금 바뀌었다고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느냐”고 규탄했다.

삼성SDI 사내기업 해고 노동자들과 3월 말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5개월여 동안 투쟁하고 있는 삼성SDI 하이비트 조합원들은 “우리의 싸움이 반드시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권리와 자존심을 되찾고 삼성이라는 이름에 금이라도 긋겠다”며 결의를 밝혔다.



한국사회당 금민 대표는 “삼성SDI 10년사, 신자유주의 10년사는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비정규직에서 소모품처럼 내버려지는 노동자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단결하는 단일한 자본에 맞서 노동자가 하나되어 나섰을 때 국민도 하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효정재활병원지부와 이랜드 울산분회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계약해지돼 1년이 넘게 원직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효정재활병원지부 서지원 지부장은 “간병사들 일하기가 많이 수월해졌고, 병원 직원들이나 간호사들도 ‘힘내라’고 응원한다”며 “왜 노동조합 활동이 반드시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수요일에 진행될 효정집회에 연대를 호소하고 “반드시 복직해서 노동자라는 것을 확인받겠다”고 말해 많은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이랜드일반노조 울산분회(홈에버) 김학근 분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있지만 ‘노동자가 살기 좋은 도시’는 없다”고 성토하고 “이랜드 회사측은 직원들에게 보낸 기도문에서 ‘자신의 임금에 불만 가지지 말고 종의 소임을 다하라’고 했다”면서 “쓰다 버리는 이랜드 자본에 맞선 투쟁은 비정규직 전반의 문제다. 끝까지 승리해서 비정규 악법 박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40여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돼 전국을 순회하며 생태주의 캠페인과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고 있는 ‘희망 실천단 “바람”’은 신선하고 활기찬 율동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더위를 잠시 잊게 했다.

대책위는 주 1회 대규모 선전전으로 삼성SDI의 고용창출에 대한 허구성과 비정규직 양산을 폭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모아나갈 계획이다.

또한 금속울산지부는 23일 오후 4시, 뉴코아 삼산점 앞에서 행진을 시작해 오후 6시 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울산시청을 압박하기로 했다.(최윤정 현장기자)

삼성SDI 하이비트 해고 노동자 이지현 조합원


삼성SDI 하이비트 비정규직 노동자인 저희들은 3월 31일자로 계약해지를 당했고, 4월부로 회사는 폐업처리됐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삼성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전체적인 물량이 줄었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전 통보도 없이 폐업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외주업체를 강제로 소개시켜주며 사직서 쓰기를 강요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쫓겼지만 인정할 수 없습니다.

삼성은 투쟁하는 우리들을 막아내기 위해 퇴직서를 강요했고, 쓰지 않으면 퇴직금도 없다고 돈으로 협박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갖은 미행과 협박을 일삼고 도덕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상식 이하의 행동들을 자행했으며 직장동료들까지도 매수해 우리를 이간질시키고 괴롭혀왔습니다.

고용보장을 외치며 최소한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집회신고를 내는 과정에서조차 성추행하며 폭행하는 삼성에게선 도덕경영, 인간중심의 경영을 외치는 세계 초일류 기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직 노동착취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삼성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해 일자리를 찾아주고, 해결방법을 찾겠다는 삼성에게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답변만 할 뿐, 비열하고 치졸한 모습만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울산시는 어떻습니까?
하이테크벨리 조성을 하면 고용창출이 된다고 했는데 고용은커녕 우리를 비롯해 더 이상 노동자들 해고시키지나 말라고 하십시오.

울산시는 삼성SDI PDP 공장 증설과 하이테크벨리 조성을 이유로 특정기업에 특혜를 준 것입니다. 그리고 울산시민에게는 고용창출이 된다고 사기를 치고 있습니다.

울산시민 여러분, 울산시는 기업에게는 특혜, 노동자의 생존권엔 무관심.
이러한 울산시를 울산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무자비하고 폭압적인 삼성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보장 쟁취와 더불어 무노조 삼성의 벽을 부수고 당당히 싸워 승리할 것을 확신합니다.

저희들의 투쟁이 끝나는 날까지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삼성SDI 사내기업 비상대책위원회 함선주 위원장


우리들은 삼성SDI에서 적게는 12년 많게는 30년을 근무하던 사원이었습니다.
삼성SDI는 98년 IMF 당시 회사가 어렵다며 정규직 사원이던 우리들 2천5백 여 명을 비정규직인 사내기업으로 전환하며 엄청난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사내기업 전환 당시 회사는 모든 조건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하고, 55세까지 정년 보장과 물량이 없어도 휴가 등으로 대응하지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주주로도 참여할 수 있고, 주주는 회사의 주인인데 누가 쫓아낼 수 있냐며 확실한 고용보장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9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삼성SDI는 칼라브라운관이 사양사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신규 사업유치의 늑장 대처로 인해 칼라브라운관에 있는 우리에게 강제 계약만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흑백브라운관에서 칼라브라운관으로 변화했듯이, 칼라에서 PDP로 이동해 가는 시점에서 회사가 조금 어렵다 하여 이렇게 강제로 사내기업, 비정규직 모두를 회사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강제 계약해지로 밖으로 내모는 행위를 우리는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삼성SDI는 울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울산시는 제반시설, 도로, 고압전기, 군부대 이동 등을 도와주고, 삼성SDI는 PDP 4기 라인을 건설해 3천여명의 고용창출을 약속했으나 양해각서 체결 이후 고용창출은 고사하고 기존에 있던 사원들을 쫓아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PDP 부산공장 4기 라인의 인원은 천안, 수원공장의 기존 인원을 배치했고, 신입사원도 천안에서 모집 후 전환배치해 일을 시키고 있어 울산시와의 양해각서 체결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3천 명 이상의 고용창출이 그 반대가 되어가고 있는데도 울산시가 모르고 있다면 이것 또한 울산시는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울산시민 여러분, 삼성SDI는 98년 1만여 명의 인원에서 현재는 4천여 명으로 줄이는 엄청난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인근 주변의 상권도 장사가 안 돼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울산시와 삼성SDI의 양해각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주변의 여러 시민단체와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삼성SDI와 울산시청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투쟁에 힘을 보태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