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위기, 분열 그 자체만이 아니다”

노동단체들 모여 ‘공무원노조 위기 원인과 해결방안’ 토론

공무원노조 갈등, 민주노총으로 확산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공무원노조특별법 수용, 거부를 놓고 논쟁을 이어가다 결국 수용 측 입장을 가진 세력이 공무원노조를 이탈해 ‘전국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를 만들면서 분열된 이후 두 조직의 갈등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지난 달 27일 열린 민주노총 13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을 전제로 하는 민주노총 차원의 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정하면서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결정은 공무원노조 입장에서 “산하 연맹단체인 공무원노조의 주장을 무시하고 공무원노조 이탈 모임체인 ‘민공노’를 대등하게 취급하고 통합 운운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는 이 같은 입장을 담아 성명을 발표하고 민주노총의 대책위 활동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반해 민공노는 “중집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결국 갈등의 양상은 공무원노조의 정통성과 민주노조의 원칙을 두고 민주노총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공무원노조는 3기 지도부 총사퇴 이후 4기 지도부 선거를 진행하며 조직 추스르기에 집중하고 있는 한편 민공노는 지난 22일 민주노총을 방문해 “각종 집회에서 참가조직 소개 누락한 점” 등을 항의하며 민주노총 내부에서의 정통성 인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 더 빨리 열렸으면...”

이에 그간 공무원노조를 내외에서 지켜보고, 함께 투쟁했던 단체들이 나서 28일, ‘공무원노조 위기의 원인과 올바른 해결방안’을 놓고 토론회를 열었다. 이 날 토론회는 정영섭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이 사회를 보고,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과 이춘자 서울노동광장 대표가 발제에 나섰으며, 박형모 공무원노조 정책실장과 김철 전진 기관지위원, 최영준 다함께 활동가, 이호동 전해투 의장이 지정토론에 나섰다.


토론회를 제안한 단위들은 “좌우를 불문하고 운동진영 제 조직에 공동주최”를 제안했으나 민공노를 비롯 민주노동자전국회의, 혁신연대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민공노가 공무원노조를 이탈해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판했으나 분열의 양상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에 있어서는 입장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이 토론회가 좀 더 빨리 열렸으면 하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태연, “대정권, 대자본 투쟁의 원칙이 지켜졌는가”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은 “공무원노조 위기는 분열 그 자체만은 아니”라면서 “민공노의 결성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 노사협조주의 노조를 통해 노동통제를 강화하려는 자본과 정권의 노동정책에 결과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민주노조운동이 만들어 온 대정권, 대자본 투쟁의 원칙이 민공노 사태에서 어떻게 지켜졌고,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이 통합과 단결의 전제가 되어야 함을 확인했다.

이어 김태연 집행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대책위 활동에 대해 “민주노총 집행부가 민공노를 기정사실화하고 해결방안으로 두 조직의 통합을 주문하고 있는 것은 마치 단결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문제해결의 귀착점은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무원노조, 민공노 모두 대중조직의 결정과 규율과 그에 의거한 민주적 집행과정에 대한 조합원 토론이 진행되어야하며, 공무원노조의 조직적 단결은 절차와 방식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춘자, “차이와 갈등이 있어도 조직 안에서 함께 움직여야”

또 다른 발제자인 이춘자 서울노동광장 대표는 민공노 결성에 대한 비판적 의견에서는 김태연 집행위원장과 의견을 같이 했지만 해결방안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춘자 대표는 민공노에 대해 “조합원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법내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독자적인 노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런 이유가 조직이탈의 이유와 명분이 될 수 없다”라고 지적하고, “차이가 있고 갈등이 있더라도 조직 안에서 함께 움직여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단체들의 지나친 개입이 있었다”라며 “진보진영 전반의 분열과 대립은 공무원노조 내에 대단히 빠른 시간 내에 전파되었으며 이것은 공무원노조의 미성숙과 권력 지향성 등과 맞물리면서 오늘의 분열을 낳는데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해결방식에 있어서는 공동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춘자 대표는 “변혁적 노동운동의 본령은 기본적 권리의 쟁취가 아니라 노동의 근본적 해방에 있다”라며 “공무원 노동운동의 활로를 공공성 투쟁을 통해 열어가자”라고 밝혔다. 이춘자 대표의 입장은 현재 즉각적인 통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공동투쟁을 통해 통합의 근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대단위들 적극적으로 의견개진 해야”

이춘자 대표가 “노동단체들의 지나친 개입”을 분열의 원인으로 지적한 것에 대해 반박도 이어졌다. 이호동 전해투 의장과 김철 전진 기관지위원은 “오히려 연대단체들이 제대로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태는 악화된 것”이라며 “좀 더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공무원노조 당사자의 토론도 있었다. 박형모 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민주노총의 분명한 태도를 요구했다. 박형모 정책실장은 “민공노가 공무원노조를 계승하고 있지 않음은 명백한 사실이며, 별도 노조임은 자신들의 주장에서도 확인된다”라고 지적하고, “민공노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치명적 약점 중의 하나인 정통성의 결여를 은폐하고자 필사적으로 민주노총에 매달리고 있다”라며 “민주노총의 결정은 민공노의 이탈 자체에 대한 접근이나 대응 논의가 아니라 ‘공무원노조 사태 해결’, 혹은 ‘대통합’이라는 의제를 설정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민공노는 공무원노조와 대응한 위치를 부여받은 것이며 자신들의 반조직적 행위 일체를 덮어 두는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민주노조 운동의 원칙에 입각한 민주노총의 분명한 태도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의사결정 기구만의 문제 아니다”

이번 토론회는 이후 방향에 대한 공동의 의견이 모아지지는 않았지만, 공무원노조가 분열양상을 보인 이후 처음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토론회 사회를 본 정영섭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은 “늦었지만 노동운동 단위들이 함께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나섰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단순히 민주노총 의사결정 기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장 활동가들이 다양한 논의를 조직할 수 있어야 지금의 혼란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평가했다.

이어 이후 과제에 대해 정영섭 집행위원은 “이후 민주노조 운동의 기풍 등에 대한 후속토론을 위한 좀 더 확대된 계획이 필요하다”라며 “중요한 것은 공무원노조 주체들이 다시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주체형성에 기여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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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 위기 , 민공노 ,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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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자

    공무원노조문제에 대해 어느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토론은 모두가 현재 전공노를 지지하는 단체,사람들의 모임으로 한쪽으로 치우쳐진 토론이라고 생각됩니다. 전공노와 민공노가 통합해야 되겠지만 이렇게 자신들과 뜻이다른 조직을 이구동성으로 비판하는 토론은 통합이 아니라 영원한 분열을 부추길수밖에 없습니다. 양측관계자들이 무조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민주노총에서 주선하여야 할 것입니다

  • 산들

    공무원노조사태는 공무원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기풍과 원칙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미 조직스스로가 해결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총연맹이 좀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입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논의와 토론에 참가한 사람과 조직의 경향성을 미리 예단해 들으려 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토론이 책임있는 조직들사이에서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고원

    쥐새끼같은 배신자들때문에 공무원노조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투쟁하지 않고 국가의 품안에 안기겠다는 발상으로 무슨 민주노조를 할수 있으리오.

  • 공무원

    투쟁하지 않고 노조를 행자부의 뜻대로 개판치고 법내로 들어가겠다고 결정한 전공노 지도부는 역사에 두고두고 죄인으로 남을것입니다. 이꽃맘 기자는 전공노가 특별법 수용하겠다고 결정한것에 대해서는 단한마디 언급이 없네요..

  • 통합은안돼

    왠 통합? 민공노는 자기 맘대로 안된다고 조직을 떠났다. 자의든 타의든 정부가 원하는대로 각본대로 움직였고 결국 투쟁전선 교란시켰다. 그래서 공무원노조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며, 민공노는 역사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분열이 문제가 아니라 정부 각본대로 움직인 것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전공노 지도부 잘했다는 뜻 아니다. 어쨌튼 통합은 말이 안된다. 해산하고 들어가야지.

  • 좌공

    민공노는 민주노총을 가오마담 삼은 기회주의 노조의 전형입니다. 민주노총에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노총으로 가라고 하던지 독자 노조를 세워서 나가던지, 둘 중 하납니다.

    그럴 때라야만, 멋모르고 민공노에 합류했던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으로 올 것으로 봅니다.

    무엇보다, 총연맹이 제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개길, 도길이라 갑갑합니다

  • 닐리리

    좌파 단체들끼리 모여 넋두리는 ...
    제들 때문에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한국 노동운동은 폭삭 망했다
    아직도 플로레타리아 혁명 운운하며 지껄이고 있는데 어느 조합원이 찬성하냐.
    너네기리 놀다가 지치면 잠들어라

  • 이쁜맘

    이꽃맘이 노힘인가요 사회진보연대인가요. 둘중에 하나면..공무원노조의 법내전환에 대해 언급할 수 없겠죠 호호

  • 고원

    닐리리 니가 하는 얘기도 한참 혁명할때 베른슈타인 이런애들이 지껄인 거란다-- 시대의 통찰인냥 얘기하는건 관둬야지 돌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