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국정감사, 코스콤 비정규직 문제 집중 추궁

이종규 코스콤 사장 '위장도급' 끝내 부인... 중노위 판정도 도마 올라

23일 개최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스콤 비정규직과 관련한 질의가 봇물을 이뤘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규 (주)코스콤 대표이사와 이원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각각 코스콤의 위장도급 여부와 중노위 행정지도와 관련해 환노위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홍준표 환노위장 "다 모른다면 허수아비 사장이냐" 호통

  단병호 의원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종규 사장에게 코스콤의 총무팀장이나 인력개발팀장이 도급회사인 증전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를 맡아온 사실, 2006년 1월과 5월에 코스콤에서 만든 자료에서 자체적으로 '위장도급'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사실 등을 들어, '위장도급'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규 사장은 증전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의 급여가 코스콤에서 지급된 사실에 대해서도 단병호 의원이 "코스콤 재정이 그렇게 넉넉한가"라고 묻자 오히려 "의원님도 장관을 겸직하면 많은 쪽에서 (월급을) 받지 않냐"고 반문하고, "(증전엔지니어링 등이)명백하게 도급으로 위장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는 질타에 "아니다, 손바닥으로 하늘 못 가린다"라고 대꾸하는 등 시종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해 환노위원들의 공분을 샀다.

  코스콤 이종규 사장
심지어 단병호 의원이 코스콤이 자체적으로 '위장도급'을 시인하고 있다며 증거자료로 삼은 2006년 자료에 대해 "본 적이 없다", "보고받은 바가 기억나지 않는다", "취임 전 상황이라 모르겠다"는 답변을 늘어놓아 급기야 홍준표 환노위원장의 엄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홍준표 위원장은 "다 모르면 허수아비 사장 아니냐, 수십 만 직원이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도 그런 사실은 다 파악하고 있다, 직원 5백 명이라는 핑계로 모른다고만 하면 사장 자리에 있어선 안된다"고 질책했다.

"중노위 행정지도문이 코스콤 사태를 악화시켰다"

"(주)코스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사용자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과 관련해 이원보 중앙노동위원장에게도 비판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우원식 의원
우원식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중노위가 판정 이후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행정지도'를 마치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명령서처럼 서식을 활용해 지방노동청과 코스콤 회사측에 착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중노위의 이 행정지도 이후 코스콤 측은 노조와의 기본합의서를 파기했으나, 노동부는 코스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불법파견'임을 판정한 바 있다.


우원식 의원은 "동일한 사건에 대해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뒤인데도 관련 행정기관에게 협조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중노위의 책임 방기이며, 행정지도를 마치 법적 효력이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하는 등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증인으로 출석한 황영수 코스콤비정규지부 지부장을 향해 "중노위의 행정지도는 무시하라, 더우기 조정행위에서 의결 절차가 없었으므로 이 판정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일갈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이원보 위원장
홍준표 위원장도 이원보 중노위원장을 향해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행정지도가 마치 심판서처럼 둔갑해 문서로 하달된 것은 중노위의 중대한 실책이며, 중노위가 다 되어가는 노사관계를 뒤흔들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노위가 지금이라도 나서서 사후 조정을 할 용의가 있느냐"는 단병호 의원의 질문에 이원보 중노위원장이 "조건이 갖춰진다면 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하자 "조건도 충족치 못하는 위법한 행정지도를 해 놓고 지금와서 그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코스콤 정규직노조 위원장, "억울하다, 우리 조합원들 악하지 않아"

한편, 증인으로 출석한 우승배 코스콤노조 위원장에게도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왜 반대하느냐"는 추궁성 질문들이 있었다. 우승배 위원장은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았나, 비정규지부의 직접고용 주장은 왜 반대하나"는 등의 질문에 "같은 사무실이라곤 생각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재경부의 증권선물 선진화계획과 코스콤이 맡기로 한 전산기능이 빠져나가는 등 코스콤 회사 구조를 그래프로 그려 판넬을 준비해 온 우승배 위원장은 "회사 전체적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전산 사업을 가져가는 통에 파이가 없어지는 등 구조조정으로 7개월 동안 싸웠다"고 항변했다. 이에 배일도 의원이 "그런 식으로 업무가 축소되면서 자신들의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 아닌가"라고 묻자 "노동자들이 먹고 살려고 한다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답변해 "그런 말을 누가 모르나, 내가 노동운동 선배다"라는 배일도 의원의 꾸중(?)을 들어야 했다.

또 우승배 위원장은 배일도 의원이 시종 "정규직노조에게 묻겠다"며 '정규직노조'란 호칭을 쓰자 "'정규직노조'라고 이분법적으로 하나의 사회적 모양새로 만드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코스콤노조'라고 불러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의 "노조 입장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희 조합원들이 그렇게 악한 사람이 아니다, 한쪽(비정규지부)의 일방적인 의견만 받아들여져서 맺히는 마음이 생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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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 환노위 , 불법파견 , 위장도급 , 코스콤 , 이종규 , 이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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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혀

    코스콤 노조는 흔한 말로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 이제 반자본가가 된 일부 '금융사무직'들. 앞으로 당신들 눈에서 피눈물 날 때 노동자들과의 연대는 기대치 마쇼. 당신들은 자본가니까.

  • 벼락좀 쳐라

    코스콤 사장님, 정규직 노조위원장님 정말 뵙고싶은 분들을 이렇게 어렵게 뵙네요. 그렇게 얼굴좀보고 이야기하자고 해도 답변도 없고 얼굴도 보여주지 않더니 국감이라도 해야 얼굴볼수 있는거군요. 진짜 너무 합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월급 몇푼에 이렇게 외면할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