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상철 전북노동포럼 공동대표 |
이창석,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으로 전화”
토론회에서 이창석 전북평등지부 지부장은 전투적 조합주의에서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으로의 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87년 민주노조운동을 웅변해주던 ‘전투적 조합주의’는 보다 세분화되어진 노동자간 격차와 자본 이데올로기에 대응하는 데 역부족이며, 노동운동의 경제주의, 실리주의에 대한 혁신방안으로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운동은 아니"며, "현장운동과 노동운동의 시스템의 변화와 계급적 사회연대가 내부 변화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창석 지부장은 한국 노동운동이 거대 노총운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짚고 “거대 노총의 결정이 곧 전체 노동자들의 결정으로 보여지는 순간 거대 노총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운동성들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창석 지부장은 민주노총 내부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이 도를 넘었다고 진단했다. “노사정위원회 복귀 뿐 아니라 민주노총 내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방식의 노사협조주의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거대 노총에서 새로운 노동조합 형태를, 지역, 단사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제기했다.
공공성 투쟁과 관련해서는 “무슨 무슨 공공성은 우리 노동자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식의 지침에 의한 활동에서 벗어나야”하고 “현장투쟁=경제투쟁이라는 박제화된 질서를 현장투쟁=정치사회투쟁으로 바꾸는 것”이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이라고 주장했다.
▲ 5월 22일 열린 전북노동포럼 창립 토론회 |
김종섭, “사회공공성 투쟁 통해 노동운동의 사회화 실현”
김종섭 새날을여는정치연대 대표는 전북지역 노동운동의 위기 징후를 포착하는 가운데 사회공공성 투쟁을 통한 노동운동의 사회화 실현과 지역에서 노동운동의 변혁적 강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노동운동의 위기 징후의 첫 번째 사례로는 지난 3월 9일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조합이 주야간 2교대제 직권조인을 들었다. 직권조인은 지난 세월 자본에 맞서 힘겹게 지켜왔던 민주노조운동의 성과와 노동자의 피와 땀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민주노동당의 분화 과정에서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보여준 태도에서는 정파 지도부의 한계, 대중조직의 위상의 문제, 발표 과정의 문제, 정치세력화에 대한 노동운동의 인식의 부재, 당과 노동조합과의 상호 관계의 편협함 등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지난 2월 민주노동당의 분당과 관련 기획탈당 조장에 분노와 유감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노동절 집회 과정에서는 민주노동당 탈당 노동자를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이밖에 KT노동조합 징계 해제, 사회연대운동의 주도권 상실,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이라는 양날개의 기계적 오류 등을 지역 운동의 위기 징후로 꼽았다.
김종섭 대표는 지역 차원의 자본 축적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노동자계급은 자본이 물려준 배제와 공포의 정치를 몰아내고 공존과 포용의 정치 연대와 소통의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섭 대표는 20년의 민주노조 정신을 복원하고, 지역본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사회공공성 투쟁을 통한 노동운동의 사회화 실현을 강조했다. 김종섭 대표는 “등록금투쟁-교육공공성쟁취투쟁과 민간의료보험 도입 및 의료시장화 저지투쟁, 공기업 사유화 저지투쟁, 방송공공성 쟁취 투쟁 등 신자유주의 구조개편 저지투쟁 등을 전 사회적 투쟁으로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김종섭 대표는 이러한 실천을 모아내는 형식으로 (가칭)사회공공성.공교육 강화를 위한 전북연대 결성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이날 발족한 전북노동포럼과 관련해서는 “전국적인 노동운동의 흐름에서 보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며, “사회와 직접 연대하는 단체(조직)가 아니라 회원을 교육하고 현장과 노동조합의 당면 과제를 확인해나가면서 지역에서 노동운동의 변혁적 강화를 실현”하는 조직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했다.
전북노동포럼은 3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조문익 활동가가 제안한 사업으로, 지난 3년간 지역 활동가들의 꾸준한 활동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