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늘(27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시위에 대한 폭력진압을 중단하고 연행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거리 시위를 벌이다 종로에서 연행된 37명은 불구속 입건 조치됐으나 26일 새벽 신촌로터리에서 연행된 38명과 오늘 새벽 연행된 29명 등 67명은 아직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고3 여학생, 등교 못하고 조사받아
이들은 특히 27일 새벽 연행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을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 여고생이 구금된 서대문경찰서의 홈페이지에도 "여학생을 풀어주세요"라는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빗발쳤다. 이 여고생은 등교하지 못하고 오늘 오전까지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다 오후 1시가 넘어 귀가 조치됐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도중에도 서대문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지금 당장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 해산하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해 참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촛불집회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한 주부는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많은 시위문화를 겪어 보았지만 이번처럼 갑자기 공권력이 들이닥쳐 폭력 진압하는 현장을 보면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또 "내 아이를 살리겠다는 엄마들의 단순한 마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국민의 뜻을 외면한 이명박 정부야말로 촛불집회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이 26일 "시위대 경로를 볼 때 치밀한 계획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부 세력의 '선동'을 의심한 것을 들어 "정부와 경찰은 배후를 검거해서라도 국민 저항을 무마하고 싶겠지만 이는 그들 스스로 현실을 너무나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경찰이 찾으려 하는 거리행진의 배후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경찰 당국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정당한 요구에 대한 폭력진압을 중단하고 당장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