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오전 6시 10분경, 마주보고 대치하던 시민들 가운데 쪽으로 급작스럽게 전경을 투입해 모두 해산시키고 시청 방향까지 모두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은 경찰이 거칠게 휘두른 방패에 머리 부분을 맞고 나가 떨어졌다. 큰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이날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
▲ 8일 오전 5시 경부터 경찰은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
전경들이 일제히 뛰다 한 명이 넘어지자 의료봉사단이 이 전경을 돌봐주는 광경도 보였다. 의료진은 넘어진 전경의 상태를 살핀 후 경찰에 인도했다.
경찰은 서둘러 인도와 차도 사이에 대열을 지어 시민들이 다시 도로로 내려오는 것을 막았으며, 인도 위로 몰린 시민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어청수를 구속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들에게 항의했다. 시민들이 빠져나간 도로 위는 청소차량을 필두로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인도로 밀려난 시민들은 서울 시청 광장으로 돌아가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토닥이는 모습이다. 일부 시민들은 텐트에서 휴식에 들어갔으나, 시청 광장 옆 도로를 일부 대오가 다시 점거함에 따라 오전 7시 현재까지도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과 덕수궁 담 사이 도로를 점거하고 광화문 사거리 방향을 향해 앉아 있던 시민들은 다시 프레스센터 앞까지 진출해 연좌하고 노래와 구호, 자유발언 등을 진행하고 있다.
▲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이 쇠파이프를 휘두른 사람이라며 연행하고 있다. |
또 강제진압... 광화문에 경찰 병력 투입
[8신 8일 05:30] 청계광장 앞에서 남은 시민들 대치중
새벽 5시경 투입된 경찰 병력에 의해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 있던 시민들은 현재 대부분 인도 위로 밀려 올라갔다.
앞서 새벽 4시경 전경버스 한 대의 파란색 펜스를 뜯어낸 시민들은 밧줄로 버스를 당겨 한 대를 비스듬히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펜스가 뜯겨져 나간 후 버스 위로 올라간 한 시민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경에게 둘러싸여 방패로 목과 등을 사정없이 구타당한 후 연행됐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성난 시민들에 의해 전경버스 한 대가 끌려나와 이 틈새에서 한때 전경과 시민이 직접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들이 버스 틈새에서 휘두른 방패와 곤봉으로 다수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어, 피흘리며 의료봉사단의 부축을 받으며 실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경찰은 시민들이 전경버스를 빼낸 자리를 다른 차량으로 메꾸려 무리한 후진을 시도하다가 후방에 있던 시민들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기도 했다.
시민들이 또다른 차량을 끌어내려 밧줄을 묶어 당기자 이윽고 경찰 병력이 교보빌딩 쪽에서부터 대거 투입됐다. 새벽 5시를 조금 넘겨 전경들이 쏟아져 나오자 시민들은 "천천히, 천천히"를 외치며 피했으나 10분여 만에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인도 위로 밀려 올라갔다.
▲ 경찰 방패에 맞아 한 시민이 피를 흘리고 있다. |
새카맣게 도로를 밀고 들어온 전경들은 방패를 앞세우고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종로 방면과 서울광장 방면으로 시민들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경찰의 몸싸움, 비명 소리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서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휴대용 할론소화기를 뿌려대는 전경의 모습이 보였다.
▲ 경찰은 인도로 시민들을 전부 밀어냈지만 시민들은 해산하지 않고 계속 경찰과 대치 했다. |
전경들이 휩쓸고 지나간 세종로 사거리에는 구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도착했고, 의료진을 부르는 비명소리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치며 조금씩 다시 도로로 나오려는 시민들과 전경들 사이에 크고 작은 몸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아직 청계광장 앞 도로 위에 남아있는 참가자들과 대치하며 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종로경찰서장은 새벽 5시 30분경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을 훼손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즉시 해산하지 않으면 검거토록 하겠다"는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곧 남아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두번째 진압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행자와 부상자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나 적지 않은 시민들이 부상을 입거나 연행됐으며, 연행자 중에는 15세의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행' 포기 않는 시민들
[7신 8일 03:40] 전경버스 창문 뜯고 줄 묶어 당겨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 있는 시민들의 숫자는 경찰의 소화기 난사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수만 명의 시민들이 새벽 3시 30분을 지나는 지금도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전경버스 차벽을 바라보고 경찰과 대치중이다.
경찰의 소화기 난사에 격앙된 시민들이 차벽 너머로 생수병을 던지기도 했으나, 전경들이 곧 이를 받아 다시 시민들을 향해 집어던지며 욕설을 주고받는 등 경찰과 시민간 갈등이 상당히 악화돼 있는 상태다. 버스 위의 전경들이 절단기로 보이는 육중한 공구를 큰 소리로 내리치며 위협하자, 시민들이 극도로 분노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인근 공사장에서 수돗물 호스를 끌어다 버스 위의 전경들을 향해 뿌리기도 했으나, 물줄기가 약해 오히려 경찰의 소화기 세례를 받았다.
경찰은 두 시간 전부터 계속해서 "지금 여러분께서는 비폭력을 주장하시면서 폭력 시위를 벌이고 계십니다, 즉시 불법행위를 중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여러분, 많은 언론과 시민들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폭력을 중단하고 평화적으로 의견을 주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집회는 절대 비폭력이 아니며 어느 누구의 지지도 받을 수 없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라는 등의 내용이다. 시민들은 경고방송이 나올 때마다 경찰을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경찰은 뜯겨진 전경버스 창을 통해 계속해서 소화기를 뿌려대는 동시에 방패로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 쓴 시민들은 마스크를 꺼내 쓰고 "영차 영차"라는 구령에 맞춰 전경버스를 밧줄로 묶어 당기고 있다.
대치 상황 부근에 의료봉사단이 부상자를 찾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한 시간 여 전부터 전경버스 뒤편으로 살수차 두 대가 도착해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부 시민들은 우비를 꺼내 입기도 하는 모습이다. 새벽 3시 40분 현재 대열 뒤편에서부터는 김밥을 후원하기 위한 시민들이 '우리는 무적의 김밥부대다'라고 적힌 몸벽보를 두르고 오토바이로 도착해 참가자들에게 김밥을 나누어주고 있다.
경찰 소화기 난사, 온통 하얀 광화문
[6신 8일 01:30] 촛불 참가자들 사다리와 밧줄 동원 격렬 대치
현재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는 경찰들이 뿌린 소화기 분말로 심한 안개가 낀 듯 뿌연 모습이다.
밤 12시 40분경부터 세종로 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행진을 가로막은 전경버스의 철조망 창문을 뜯어내는 등 청와대로의 행진 의사를 강하게 표현했다. 전경버스 안에 있던 전경들은 뜯겨진 창문을 통해 참가자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다.
어디선가 사다리 여러 대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이 사다리 십여 개를 경찰 전경버스에 대고 차벽을 타 넘으려 시도했으나 전경들이 사다리를 잡아당겨 빼앗는 등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이 와중에도 전경들은 소화기를 계속해서 쏘아대고 있으나 참가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차벽 앞을 지키고 있다.
사다리를 통해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려던 시민들에게 전경이 머리 위로 방패를 휘두르는 바람에 한 시민이 머리를 방패에 찍히기도 했다. 전경버스 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한 몇몇 시민은 버스 위에 있던 전경들이 에워싸 모습을 감췄다. 현장은 매우 혼잡하며 연행자와 부상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경들이 쏘아댄 엄청난 양의 소화기 분말가루를 날려 없애기 위해 깃발들이 앞으로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깃발 앞으로!"를 외치고 있으며 깃발을 들고 앞에 나온 이들은 깃대를 힘차게 휘둘러 소화기 분말 가루를 조금이라도 날려 보내려 애쓰고 있는 모습이다.
전경버스에 밧줄을 묶은 일부 시민들은 차량을 줄로 끌어당기고 있으며, 경찰은 계속 소화기를 난사하는 동시에 "불법집회를 즉시 중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경고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시민들은 이에 "너희들이 불법이다"라는 구호로 맞서고 있다.
"전의경이 무슨 죄냐" 곳곳 대치
[5신 8일 00:30] 세종로 사거리, 차벽 흔들고 노래하고
독립문 방향으로 행진해 사직터널 앞에서 경찰의 차벽에 막혔던 일부 행렬은 현재 대부분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로 돌아와 있다.
참가자들은 사직터널 앞 고가도로에서 전경버스로 행진 방향이 막히자 "영차 영차"라고 소리를 지르며 함께 전경버스를 밀기도 했다. 가운데 쪽에 있던 전경버스에는 누군가 검은색 스프레이로 "어청수는 물러나라"는 글을 써 놓기도 했다. 이곳에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나와 전경버스를 미는 이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밤 11시 40분경 이쪽에 있던 대부분의 행진 대오는 발길을 돌려 광화문으로 왔으나, 아직 몇백 명의 시민들은 떠나지 않고 있다.
행진 도중 종각역에서 조계사 방향으로 틀어 안국동 삼거리에서 전경버스의 차벽에 막힌 또다른 행렬은 현재까지 차량 앞에서 대치중이다. 시민들은 전경버스 중 한 대의 철조망 창문을 뜯어내고 버스 안에 타고 있던 경찰들에게 길을 막지 말라며 항의하고 있다. 차량 안에 있는 전경들은 뚫린 부분의 창문을 방패로 막느라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안국동에 모인 3백여 명의 시민들은 "전의경이 무슨죄냐", "차빼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있는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도 밤 12시 20분 현재 시민들이 전경차를 미는 등 쉬지 않고 대치하고 있다. 밤 11시 30분경에는 남성 두 명이 전경버스 위로 올라가 버스 위의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의 시민들은 '임을위한행진곡', '광야에서', '아침이슬' 등의 노래를 부르거나 "폭력경찰 물러가라", "평화시위 보장하라"는 등의 구호를 계속 외쳤다. 차벽에 밀착해 대치중인 시민들은 전경버스 창문에 붙은 철조망을 떼어내려 하고 있다.
앞쪽에서 간헐적으로 전경버스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뒤쪽의 시민들은 아마추어 록밴드가 나타나 축제 분위기다. 전문 음악인이 아닌 대학생이라고 밝힌 이 밴드는 드럼까지 동원해 주변을 공연장처럼 만들었다. 밤 12시 30분 현재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뽀뽀뽀' 개사곡을 부르거나 둥글게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아리랑' 등을 부르기도 하는 모습이다.
"오늘은 꼭 청와대 간다" 사직터널 향해
[4신 7일 22:30] 세종로, 독립문, 안국역 세 곳에서 촛불
▲ 서대문로터리를 향해 행진하고 있는 시민들 |
서울 시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오후 9시 20분경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 도착해 있다. 행진을 시작하면서는 인파가 더 불어나 15만 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은 여느 때처럼 경찰의 전경버스로 물샐 틈 없이 막혀 있는 모습이다.
미리 세종로 사거리에서 행렬을 기다리고 있던 2천여 명의 시민들은 세종로 사거리 차벽 앞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작은 앰프와 확성기를 들고 나와 경찰을 성토하기도 했다. 또다른 5백여 명의 시민들은 부근 조선일보사 앞으로 몰려가 "조선일보는 쓰레기", "조선일보는 문닫아라"라고 외치며 분노를 표시했다.
세종로 사거리 앞 차벽은 오늘도 시민들의 예술행위(?)로 알록달록하다. 시민들은 전경버스 창에 가지고 나온 피켓이나 촛불을 꽂기도 하고, 색색의 스프레이를 동원해 "이명박 아웃", "이명박 탄핵"등의 구호를 적어 넣었다. 유머러스한 내용의 현수막과 낙서, 불법주차 스티커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밤 10시 현재 세종로 사거리에 차량 자유발언대가 마련돼 자유발언 희망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 독립문을 지나 나아가던 행렬은 사직터널 부근에서 경찰의 차벽에 막혔다. |
한편 대학생들을 필두로 한 1만여 명의 시민들은 행진 도중 따로 서대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들은 예상과 달리 미근동 경찰청사 앞으로 가지 않고 서대문 로터리에서 독립문 방향으로 틀어 밤 10시 현재 사직터널 앞 고가에서 경찰과 맞닥뜨려 있다.
고가도로 양 옆은 전경버스로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고가도로 위에선 경찰들이 내려다보며 채증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차벽 앞에 모여 있는 시민들은 "청와대로 가자"며 청와대 방향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 중 수천여 명은 밤 10시 30분 현재 사직터널 방향으로 행진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일부 행렬은 조계사를 지나 안국역 삼거리에 도착해 있다.
"재협상 안된다고?" 10만 촛불 분노
[3신 7일 20:20] "국민 건강이 자동차 수출보다 중하다"
▲ 시청광장과 세종로를 가득 메운 촛불 |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사흘째, 저녁 촛불문화제는 서울 시청 잔디광장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시청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 교보문고, 덕수궁 대한문, 청계광장까지 늘어선 시민들은 주최측 추산 10만여 명에 달한다.
촛불문화제 무대에는 "될 때까지 모여라! 가자 6.10으로!"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헌법 제1조', '아침이슬' 등을 합창하며 "이명박은 물러나라", "재협상을 시작하라", "국민들이 승리한다", "가자! 6.10으로" 등의 구호를 번갈아 외쳤다.
오늘 촛불문화제에선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 4대종단 총무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재협상은 할 수 없다"고 못박은 데 대한 분노가 터져나왔다. 촛불문화제 사회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국익인 국민의 건강권을 포기해 놓고, 이제와서 '재협상하면 다른 국익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 한글만 모르는 줄 알았더니 논리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성토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고 밝힌 50대 남성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개돼지의 생명으로 보는 협상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니 이런 막가파가 어딨냐"며 "이명박 대통령의 눈높이는 원래 1퍼센트의 땅부자들에게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그 많은 초는 어디서 났냐"고 발언했던 것을 들어 "초가 어디서 나긴 어디서 나, 초 공장에서 나지"라며 "자신이 만든 청계천과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집회를 하는 것은 자기가 만든 놀이터에서 자기가 넘어지고 자기가 판 우물에 자기가 빠지는 꼴"이라고 조롱했다.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와 대학생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총리를 쩔쩔매게 만들어 인터넷 검색어 1위 '고대녀'를 만든 고려대학교 재학생 김지윤 씨도, 이명박 대통령의 '재협상 불가' 발언에 대해 "국민이 죽든지 말든지 핸드폰과 자동차만 더 팔아야 한다는 발상, 정말 비즈니스프렌들리답다"며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할 때도 5번이나 뼛조각이 발견됐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윤 씨는 "오는 6월 10일 백만 명의 함성으로 뇌에 구멍난 정부를 완전히 끌어내리고 제 2의 6월항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발언대에 오른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 박진 씨는 "어젯밤에도 여성들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거나 경찰들 틈에서 방패로 찍는 등 경찰 폭력이 발생했다"며 "부산 아펙회의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에서 수많은 시민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폭행한 어청수 경찰청장이 이를 사주했다"고 말했다. 또 "어청수 청장이 경기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화성연쇄살인 같은 강력범죄는 줄어들지 않은 무능한 정치경찰"이라며 "어청수를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활동가는 "집회 시위의 자유는 여러분의 기본권이고 자유인데, 불행히도 국회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의 집회 참석을 금지하는 등 악법들이 즐비하게 계류중이다"라고 전하고 "집시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하며, 오늘 폭력이나 인권유린을 당하면 꼭 인권침해감시단에게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촛불문화제에 자유발언을 신청하는 참가자들이 워낙 많아 오늘은 멀리서 온 참가자들에게 혜택이 주어졌다. 전라남도 완도에서 올라온 한 40대 남성은 "재협상하지 않겠다는 것은 바보같은 소리"라고 일축하며 "아직도 시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이명박 씨는 우리 좀 편안히 살게 해 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이 시민은 "대통령은 이제 사기꾼 짓을 그만두고 자리를 스스로 내놓으라"면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십만이고 백만이고 사천만이 모일 때까지 촛불을 켜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제주도에서 온 40대 여성 농민도 무대에 올라왔다. 이 시민은 "제주도에서도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할 때마다 인터넷에 나온 여러분의 모습을 화면으로 본다"며 "너무 눈물겹고 힘이 솟아 여러분들에게도 제주도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 오늘 처음으로 서귀포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린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 "비행기삯 20만 원이 아까웠지만 이명박이 재협상을 할 수 없다는 말에 울화통이 터져 올라왔다"면서 "우리 농민들은 농사지은 죄밖에 없다, 이명박 어청수 한미FTA 다 키에 넣고 찌끄레기들을 날려버리겠다"며 준비해 온 키를 흔들었다.
오후 8시 20분 현재 한 시간 여의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72시간 국민행동 3일째도 대규모 인파
[2신 7일 18:00] 서울 시청 광장 이미 인산인해
▲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의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후 서울 대학로에서 시청 광장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는 행렬은 오후 6시 현재 종각역을 지나 거의 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의 철수로 서울 시청 광장을 돌려받은 시민들은 현재 잔디광장을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우고 저녁 촛불문화제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낮 1시부터는 '허클베리핀' 등 홍대 인근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이 무료 공연을 펼쳐,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특히 많은 가운데, 시민들은 촛불을 받아 불을 밝히고 유인물을 받아 읽어보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 부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도 시민들이 가득 늘어서 있으며, '다음 아고라' 회원들은 깃발을 들고 따로 세종로 쪽으로 행진을 벌이기도 하는 모습이다.
▲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가족이 서울 시청 잔디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또 시청 광장 주변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설치한 천막 20여 동과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개별적으로 친 텐트 10여 동이 늘어서 있다. 시민단체들의 천막에서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촛불과 유인물을 나누어 주거나, 시청 잔디광장 주변에서 전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전시물들과 조중동의 보도 행태 등을 판넬로 만들어 놓은 전시물들이 있으며,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이를 관심있게 읽어보고 있다.
공공노조에서 진행하고 있는 물, 가스, 전기 민영화 반대 서명운동에는 시민들이 서명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호응이 높다. 인권단체들도 인권침해감시단 부스에서 집시법 폐지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시청 앞 잔디광장을 꽉 메운 인파는 3만여 명 정도이며, 이쪽으로 행진해 오고 있는 시민들이 합류하면서는 전날에 버금가는 대규모 인파가 오늘 촛불대행진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이깁니다" 시청으로 행진 시작
[1신 7일 17:00] 경찰, "어제 폭력시위였다" 행진 불허 방침
오늘 오후 4시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국민무시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 심판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3천여 명의 시민들은 오후 5시 현재 서울 시청 광장 방향으로 행진에 나서고 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주변이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자 주최측은 오후 4시 30분경부터 시민들을 차도로 안내하며 즉시 행진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국민이 이깁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이명박은 물러가라", "민주시민 함께해요"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맨 앞에는 청소년들이 "이명박은 청소년과 싸운다, 덤벼라 2MB"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앞서 대학로에서 따로 집회를 가진 여성농민회 회원들은 곡식을 고르는 '키'를 여러 개 들고 나와 "명박퇴진", "협상무효" 구호를 한 글자씩 붙인 채 행진하고 있다. 앞치마 차림으로 유모차를 밀며 행진하고 있는 주부들과 노란색 양은 냄비를 두드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여성들도 눈에 띈다.
참가자들은 87년 6월항쟁을 되살리겠다는 의미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학생은 동맹휴업으로 촛불문화제에 나선다, 나선다", "국민은 촛불문화제를 전국적으로 확산한다, 확산한다", "네티즌은 백만 촛불을 위해 모두 집결한다, 집결한다"라고 외쳤다.
한편, 경찰이 간밤 촛불집회가 폭력시위였다며 오늘 거리행진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주최측에 알려왔다. 그러나 주최측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경찰이 행진을 불허해도 우리는 계속 행진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행진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종로를 지나고 있는 오후 5시 현재 행렬은 시민들의 즉석 참가로 계속 불어나고 있으며, 시청 광장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의 세번째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