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과 광화문의 촛불이 만났다"

기륭전자 앞 촛불집회, 교섭은 진전 없어

"기륭 앞을 매일 지키던 촛불과 광화문을 지키던 촛불이 오늘 만났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 63일의 단식이 우리를 만나게 했다. 과거의 관성을 넘어서 새로운 운동의 역사를 쓰고 있다.

누구는 촛불이 옅어졌다고 하지만 더욱 큰 횃불이 되고 있다. 기륭 동지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우리는 결코 질 수 없다. 이명박 정부에 질 수 없고, 더럽고 사악한 반사회적인 자본에 질 수 없다. 두 촛불을 일어서게 한 것이 있다. 더 착취하고 더 많이 가지려는 더러운 자본의 가치때문이다. 기륭자본 하나를 굴복시키는 투쟁이 아니다. 이를 넘어서 더 큰 투쟁을 만들 것이다.

동등한 사람들이 평등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자유와 다양성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륭 동지들과 앞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에게 짐을 지우지 말자. 나의 문제고 나의 후손의 문제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 싸워야 한다. 기륭 투쟁과 모든 민주주의 투쟁에 더 큰 결의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지금 기륭 주변에 13대의 전경차와 살수차가 있다. 저들의 공안탄압에 맞서 우리의 힘을 민중의 힘을 우리의 분노를 보여주자."


  기륭분회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82cook.com'회원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기륭분회 조합원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하고 있다.

광화문을 지키던 촛불과 기륭비정규직 노동자를 지키던 촛불이 기륭전자 앞에서 만난 11일, 기륭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던 송경동 시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사회자가 "기륭전자에 처음 온 사람은 손을 들어달라"는 말에 참석자의 절반 정도가 손을 들었다. 서울시청광장과 청계광장에서 끈질기게 촛불을 지켜온 사람들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82cook.com'에서 '풀빵'으로 활동하는 주부는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구분도 없이 뭔가 옳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 처음으로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며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권을 지키고 우리의 양심을 지켜야 촛불을 넓히고 지키는 것"이라며 릴레이 동조단식과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열렸던 교섭은 기륭전자 사측이 기존의 입장을 반복해 진전없이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