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신임투표 승리에도 혼란 계속

모랄레스, 자치권 일부 수용시사...야권 거부

동부와 서부로 갈라진 볼리비아의 대립은 선명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사회주의운동(MAS)이 지난 10일(일) 진행된 신임투표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출처: upsidedownworld.org]
그러나 산타크루스, 베니, 타리하 등 야권 주지사들도 큰 표 차이로 재신임을 얻는 데 승리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신임투표 직후 야권 주지사들에게 자치권 일부를 수용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루빈 코스타스 산타크루스 주지사를 비롯한 야권 주지사들은 이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 소속인 코차밤바주와 라파스주의 주지사, 여당의 오루로 주지사는 재신임을 얻는데 실패해 선거 규정에 따라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들 주에 임시로 주지사를 임명하게 된다.

동부와 서부의 선명한 대립

출구조사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63%의 지지를 얻어, 2005년 대선 당시 53.7%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출구 조사 결과 모랄레스 대통령은 라파스(81%), 오루로(81%), 포토스(79%), 코차밤바(71%)에서 압도적 지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며, 동부의 부유한 저지대인 산타크루스(39%), 베니(43%), 판도(49%), 타리하(47%)에서는 낮은 지지율을 보여 선명한 대조를 보였다.

10일 저녁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라파스 중앙 광장에 모인 사회주의운동(MAS) 지지자들 앞에서 동부와 서부의 화합을 호소했고, 지지자들은 "우리는 승리하리라(Venceremos)"를 연호했다.

한편, 71%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산타크루스 주의 루벤 코스타스 주지사도 승리를 선언하면서 이번 투표 결과는 "형제 자매들을 갈등으로 내몰고 있는 독재와 개헌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야권 주지사 "선거 결과 수용 못해"

주시사를 상실할 위기에 처한 여당 출신의 만프레드 레예스 빌라 코차밤바 주지사와 호세 루이스 페레데스 주지사는 신임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주지사직을 계속 이어가면서 법률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차밤바에서 한 주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출처: upsidedownworld.org]

이들 주지사들이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시위대들은 집무실 앞으로 몰려가 "물러나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해, 2007년 1월 레예스 빌라 주지사와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의 충돌과정에서 3명이 사망했던 당시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신임투표로 결과 모랄레스 대통령과 사회주의운동(MAS)은 천연자원 국유화, 부의 재분배, 토지 개혁, 선주민의 정치 참여 확대 등의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모랄레스 대통령이 작년 11월과 12월 통과된 대통령 연임제한 폐지와 개인적 토지소유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개헌 작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려 하더라도, 야권 주지사들과의 타협이 어려울 전망이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