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다시 개헌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임기 10년을 맞아 가진 집회에서 대통령의 연임제한 철폐를 담은 개헌 국민투표를 내년 2월 27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2월 27일은 '카라카소'라 불리는 1989년의 대학살이 일어난 날이다. 당시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긴축정책을 펴자, 대중교통요금이 급등했고 여기에 분노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이룰 군부가 무력 진압하면서 약 3천 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혁명의 첫 단계를 이 카라카소로, 혁명의 두 번째 시기를 차베스 대통령이 처음으로 당선된 1998년 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기가 2009년부터 2019년이 될 것이라며, "개헌은 기념일의 일부이자 혁명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야당 세력에게 "왜 그렇게 (국민투표)를 두려워하느냐"며 2012년 선거에 후보로 나서겠다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나는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 신의 뜻대로 통치할 것"이라고 말하고, "오로지 국민들만이 이 국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개헌 의지를 강조했다.
야당은 다시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려는 차베스 대통령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야당 지도자인 오마르 바르보사는 "차베스 대통령이 군사 독재 체제를 구축해 정부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박해하려고 한다"고 비난하고 "권력을 붙들려고 하는 차베스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헌을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3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은 후 의회에서 다수결로 통과하거나, 유권자 15퍼센트의 청원을 받으면 된다.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은 차베스 대통령의 공개적 제안에 앞서 5일 의원발의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추진 중이다. 의회의 다수를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이 차지한 만큼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데 장애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연임제한 폐지를 담은 개헌 국민투표가 진행되면 2번째로, 지난해 12월 개헌 국민투표는 반대 50.3%, 찬성 49.3%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