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사망한 철거민 5명의 시신을 가족 동의도 없이 국과수로 옮겨 부검을 실시한 뒤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이날 밤 11시께부터 가족 동의없는 부검에 항의하며 시신확인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 용산에서부터 철거민 살인진압을 규탄하며 걸어온 시민들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펼침막을 들고 있다./원종현 기자 |
경찰은 가족 입회조차 허용하지 않은채 영안실 옆 시신안치소로 통하는 입구를 막은채 100여명의 전경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가족들의 입회를 막았다. 가족들은 시신 확인조차 허용않는 경찰의 처사에 반발하며 경찰과 충돌 끝에 변호인의 입회하에 시신을 확인했다.
21일 저녁 7시 다시 추모제 개최
대책위는 21일 오전 11시 용산의 살인진압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대책위는 21일 오후 1시 대표자회의에 이어 저녁 7시에 다시 용산 현장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된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 촛불집회가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의 해산 작전으로 두 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추모집회는 당초 용산역 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수백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 참사 현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이 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경찰에 의해 해산된 시민들은 서울역 쪽으로 행진하면서 "청와대로 가자" "진상규명 하라" "살인정권 규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역에 이르러 앞쪽 일부가 남대문쪽으로 빠진 가운데 대부분은 옛 대우빌딩을 끼고 명동쪽으로 뛰어서 이동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용산역과 신용산역 일대에 5백여 명의 전의경을 배치하고 사고가 난 건물로 시민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현장 바로 앞 횡단보도도 통제해 버스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추모집회를 진행중인 시민들을 향해 3차례 경고방송을 내보낸 후 오후 9시 5분께 살수차 두 대로 물대포를 쏘았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탑승한 상태인 시내버스가 물대포를 뒤집어써 버스 기사가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는 일도 발생했다. 흩어진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다른 장소에서 항의시위를 계속하겠다며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 인권운동사랑방, 다산인권센터,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민주노동자연대 등 5개 인권단체들은 이번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을 경찰의 중대한 인권침해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오늘(20일) 오후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의 일원인 이재영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현재 이번 참사와 관련된 생존자들이 입원중인 용산 중앙대학교병원과 한강성심병원 등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만나 조사중이다. 곧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