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조직적으로 체험학습 안내편지 보내기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23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전북과 대구, 충남 등에서 학업성취도평가 성적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고 다른 지역에서도 관련 의혹들이 끝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 장관은 시험 감독과 채점의 과정을 엄격하게 한다는 엉뚱한 대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성적조작이 있었던 이번 일제고사 평가는 무효화해야 한다며 일제고사 폐지와 서열화된 성적공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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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오는 3월 10일 일제고사에 체험학습 안내문을 학부모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전교조 일부 교사들은 ‘일제고사 불복종 선언’을 준비하고 전교조 서울지부 동부지역 교사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체험학습을 직접 준비하고 있다. 전교조는 그간 일제고사 폐지를 요구했지만 직접행동지침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일제고사 거부투쟁으로 12명의 교사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석근 전교조서울지부 사무처장은 “개인적 결단이 아니라 조합원이 조직적으로 해직당한 선생님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주었다는 이유로 수백 수천에 달하는 선생님을 해임시킬지 지켜볼 것이다. 다시 한 번 해직교사가 발생한다면 그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청소년, 서울시교육청 앞 농성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 20여 명은 2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 10대 청소년들은 서울시교육청 앞 거리에서 농성에 들어간다. 학생들의 농성은 1989년 고등학생들의 농성 이후 20년 만이다. 청소년들은 20년 이상 후퇴한 교육 현실에 맞서 농성을 시작하며 '일제고사 폐지', '해직교사 복직', '1%만을 위한 경쟁교육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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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최은정 기자 |
별명이 '황금종이'인 한 학생은 "학교에서 꿈을 지키라는 말 대신 명문대에 안 가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학교는 고문받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번 농성에 참여하는 별명이 '꽥쉰내'인 또다른 학생은 "비가 올까 걱정이고 경찰에게 맞을까 무섭기도 하지만 시험거부와 등교거부로도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농성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일제고사 거부로 해임된 박수영 서울 거원초등학교 교사는 "일제고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첨예한 문제로 청소년 농성은 그 주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이번 농성을 지지했다. 송용운 서울 선사초등학교 교사도 "청소년들은 독립적 인격체이므로 자신의 가치관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다"며 청소년 농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 청소년은 일제고사 당일인 다음달 10일까지 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일제고사 당일에는 체험학습 참여와 등교거부 시위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백지 답안지 제출이나 일부러 오답 찍기 등으로 일제고사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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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 농성 참여자들./ 최은정 기자 |
학부모단체 및 시민단체들도 일제고사 반대 행동에 나서고 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참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등은 체험학습을 준비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서울지역은 '대운하반대국민운동본부'와 함께 여주 실륵사로 체험학습을 떠나며 10여 개 지역별로 체험학습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