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 오바마와 본격 줄다리기

한.일 양국이 北 압박연대...고민 깊어지는 오바마

북한이 미국측에 식량 추가지원 거부를 전격 선언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새 행정부와 본격 줄다리기에 나섰다.

로버트 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북한이 미국측에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미국의 식량지원을 바라지 않는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북 식량지원 프로그램은 미국과 북한이 2008년 5월 협의에 따른 것이다.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북한의 발언이 전달된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북측 사람에게 이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식량이 필요한 북한 사람들에게 식품을 얻을 수 있도록 의도된 프로그램이었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적 지원은 6자회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北, "현재로서는 추가식량 지원 거부"

미국은 이 대북 식량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총 50만 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2008년과 2008년 북한에 16만 9천톤의 식량의 전달했다. 미국의 마지막 대북 식량 선적분인 5천톤 가량의 야채 기름과 옥수수, 콩은 지난 1월 북한에 도착해 미국 비정부기구(NGO)가 배급하고 있다. 아직 약속한 50만 톤의 절반도 공급되지 않은 상태다.

식량 원조를 담당하고 있는 NGO 관계자도 북한을 떠나줄 것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에프피(AFP)>는 한 원조기구의 대변인이 북측에서 5월까지 떠나줄 것을 요청받았는데 "어떤 이유도 제시하지 않았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세계식량계획(WFP) 모니터 요원들도 추방하겠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모니터 요원을 배치해달라는 미측의 요구를 정탐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식량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미국의 추가식량지원 거부 선언은 최근 위성발사체를 둘러싼 긴장, 대남 압박 등에 연이은 것이다.

북한이 키 리졸브 합동 군사 훈련을 빌미로 개성공단 통행 차단, 북한 영공통과 남한 민항기 안전위협, 오바마 행정부의 보스워즈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제의 거부 등을 통해 북미간 직접대화의 물꼬를 터달라고 미국을 압박해왔다.

한.일 양국이 北 압박...고민 깊어지는 오바마

그러나 미국은 아직 북한이 원하는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성인 한신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국내 문제 해결이 우선순위에 올라있고, 외교안보분야에서도 이라크 철군이나 중동 문제의 우선 순위에 밀려있다"며 "단계적으로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봤다. 종국에 가서는 빠른 시일내에 북미 양자간 대화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위성 발사체에 대해 '인공위성'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러시아와 중국도 위성 발사체에 대해서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북한과 갈등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초기 대북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동맹이라 할 수 있는 한국과 미국이 보내는 메시지가 심상치 않다.

한일 양국은 16일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목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양국이 연대해 저지하자는 데 합의를 도출했다.

사이키 아키타가 북핵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는 북한에서 발사를 강행할 경우 독자적으로 실시중인 대북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현희와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의 만남도 북한에 대한 태도를 극명히 드러내는 일종의 메시지다. 18일에도 이상희 국방장관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더라도 군사적으로는 미사일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한.일 압박 연대 속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