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예비접촉만 4차례...본회담 '무산'설도

오후에도 본접촉 없어...당국자 "결렬은 아니다"

"우리는 50km를 갔다."

개성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대한 통일부 당국자의 말이다. 21일 오후 4시30분 현재 남북 개성 본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락관 접촉은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개성공단에서 이뤄졌다. 장소와 의제, 참석자 등을 정하려고 남북한 연락관이 조율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

당국자, 오후들어 "사실상 의견교환 이뤄지고 있어"

접촉 장소를 남측 기구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하느냐, 북측 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서 하느냐를 놓고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 장소에 대해서도 북측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대표단 문제도 조율하지 못했다. 당국자는 오후 2시 경 기자들을 만나 "상식적으로는 남북접촉에서 만날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알아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분을 북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고 만나는 게 상식 아니냐"는 이야기다.

오후 들어서도 남북 본접촉이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결렬',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당국자는 오후 4시 30분 경 다시 기자들과 만나"연락관을 담당하고 있는 분이 비중있는 사람이다. 오가며 장소, 대표단, 입장 등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사실상 의견교환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측이 '중대사안'을 남측에 알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당국자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진통', '결렬'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본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오늘 오후 5시 출경 예정인 대표단이 개성공단에 계속 머무를지 여부에 대해서는 "프로세스와 연동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北, "중대문제 통지" vs. 南 "첫 당국자 접촉"

북측은 21일 접촉에 대해 '중대문제 통지'로 밝혀 일방적 통보를 하고자 하는 반면, 정부는 '첫 남북간 당국자 접촉'으로 모양새를 갖추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촉을 놓고 남북한 이해가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연합뉴스>는 북한이 16일 "중대문제를 통지할 것이 있으니 관리위원장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와 함께 21일 개성공단으로 오라"고 통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를 현 정부 들어 남북 당국간 '첫 접촉'으로 의미부여했다. 정부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 문제와 개성공단관련 현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을 갖고 북측제의에 응했다. 첫 남북 당국자 회동이라는 점과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가 23일 째 조사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담도 컸다.

통일부는 미리 대표단의 명단을 북측에 넘겨 모양새를 갖추었다. 통상 회담에 앞서 준비하는 대표단의 명단과 사진첩도 준비했다고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밝히기도 했다.

본 접촉이 지연되자 당국자는 2시 경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민신변안전 보장 및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에 대한 우리의 의지가 확고하고 북한이 양해한다면 북한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