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1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범진보단체는 고 박종태씨를 기리며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탄압분쇄' 기자회견을 열었다. |
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한국진보연대, 자본의 위기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 등 범진보단체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은 민주노조와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이명박 정부의 탄압이 저지른 타살‘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민주노총과 범진보단체는 대한통운의 노조탄압을 막아내고 전체 노동자가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받을 수 있게 총력을 다해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고 박종태 씨 부인 하수진 씨는 "며칠 전 아이들이 우리 아빠는 다른 집 아빠처럼 우리랑 놀아주지 못하냐며 떼를 썼는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 게다가 어제는 어린이날이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애기 아빠가 많은 추억들을 우리에게 남기고 가서 고맙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괴롭지만 비통해하거나 슬퍼하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비통한 감정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 고 박종태씨 부인 하수진씨 |
하수진 씨는 서두에 정말 하고 싶은 말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멀쩡했던 두 아이 아빠를 그리고 단란했던 한 가정을 이렇게 만든 금호자본과 그것을 방조한 정부가 조금이라도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이라면 하루빨리 나타나서 사죄할 것을 경고한다. 아이들 아빠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두 아이가 이해하는 날이 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디겠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를 '정부의 민주노조운동 탄압과 노동기본권 부정, 대한통운의 치밀한 노조탄압과 자본의 황견인 경찰의 폭력이 불러온 비극이자 타살'로 규정하고 전 조직적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돌아가신 박종태 씨가 몸담아 함께 싸움을 했던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노동3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대한통운의 집단해고에 맞서 여전히 투쟁중이다. 아울러 화물연대가 소속된 운수노조에 대해 노동부는 노조설립 신고조차 반려하겠다고 나서서 문제가 되고 있다.
고 박종태 씨의 죽음은 한 사업장 노조에 대한 탄압과 해고에 연유한 문제가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인식과 그에 대한 정책 등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진행되고 있는 노조탄압에서 연유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도 “박종태 열사는 거꾸로 가는 역사의 칼날에 목숨을 잃은 것, 박종태 열사는 이명박 정부가 휘두르는 민중탄압의 철퇴에 맞아 목숨을 잃은 것, 박종태 열사는 자본과 이명박 정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우리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 더이상 또 다른 죽음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가 단결투쟁으로 이명박 정부와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해 승리를 함으로써 열사의 정신을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고 박종태 씨는 유서에 ‘저의 죽음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최소한 화물연대 조직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 힘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43일이 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남겼다.
민주노총과 범진보단체는 ‘노동기본권 보장,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중단, 운송료 삭감 중단, 원직복직 쟁취 고 박종태 열사 대책위원회(가칭)’을 꾸리고 공동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고 박종태 씨가 몸담았던 화물연대본부는 '고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투쟁본부'로 전환했고, 민주노총 역시 관련 투쟁지침 1호를 각 가맹 산하조직에 공지하는 등 대응태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6일과 9일 대전 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