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의 재현은 연극성을 지닌다. 2023년 5월 16일, 6년 만에 전쟁 상황을 가정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재개됐다. 민방위 제도는 6.25 전쟁 직후 계엄사령부에 민방위 총본부를 창설하며 시작됐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2년 1월 5일 제1차 ‘민방공·소방의 날’ 훈련이 실시된 지 50여 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난의 정의는 달라졌다. 전쟁과 자연재해를 포괄하는 재난은 국정 기조에 따라 정치와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는 현 정부 대통령은 ‘실효적인 전쟁 대비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을 잘해 달라’고 주문했다. 5월 31일 새벽 서울에 울린 ‘경계경보’가 그 발상의 전환이었을까. 연극의 클라이맥스는 전쟁 훈련을 넘어 실제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누가 재난을 일으키는가. 그리고 누가 그 공포를 이용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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