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 전날 윗선에는 사형이 구형됐는데, 하루 뒤 명령을 받은 쪽에서는 ‘몰랐다’가 통했다. ‘햄버거 회동’을 포함해 계엄에 가담한 전직 군인 여덟 명이 한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고, 특검은 헌재 판단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했다.
- 국회 앞 단식이 열흘째다. 노조 간부에게 사퇴를 요구한 LS전선은 노동부가 ‘수사 중’이라 한 넉 달 동안 소환 한 번 받지 않았다는 것이 굶는 쪽의 말이고, 국감 증인석에도 회사는 없었다.
- 경기 노선버스 노사가 새벽 2시 반 시급 3.2% 인상에 합의해 파업을 접었지만, ‘2026년 서울 동일임금’ 약속은 ‘추후 논의’로 넘어갔다. 공공관리제 노조 요구 21.56%의 7분의 1꼴이다.
- 한국 임금노동자의 평균 근속은 6.6년으로 OECD 27개국 중 26위, 임시직 비중 27.5%는 34개국 중 1위라는 노동부 통계가 나왔다. 머무는 기간은 가장 짧은 편인데 연간 근로시간은 네 번째로 길다.
- 480킬로미터를 걸어온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 내일 청와대 앞에 서고, 서울 공공 산후조리원의 통계 하나가 ‘역차별’ 논쟁을 다시 열었다. 발신들은 아래 온라인 광장에서 이어진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윤석열 사형 구형 다음 날, 명령을 받은 여덟 명은 ‘몰랐다’로 무죄가 됐다
「[속보] ‘햄버거 회동’ 구삼회 등 내란 가담 군인 8명, 1심 무죄」 경향신문 ·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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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볼 기사 「김건희 특검, ‘오세훈 무죄’에 상고 “1심 유죄 이유에 평가 없고”」 경향신문 · 10/30
무슨 일이 있었나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재판장 정수영)가 12·3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인 여덟 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부 혁신기획관, 두 전직 준장은 2024년 12월 3일 경기 안산의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만나 선관위를 상대로 ‘부정선거’를 수사할 제2수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을 맡기로 한 혐의를 받았다. 이른바 햄버거 회동이다. 나머지 여섯 명은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하고 수송하고 체포조를 짠 혐의였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마지막 재판에서 두 준장에게 징역 7년, 나머지에게 5\~7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무엇을 몰랐다고 봤나
재판부는 두 준장이 “뉴스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발령 등을 알 수 있었으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받을 인사 명령과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그것이 내란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봤다. 그래서 국헌문란, 곧 헌법 질서를 무너뜨릴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여섯 명에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됐다. 급박한 상황에서 받은 명령이 헌법과 법을 어기는지 알 수 없었다는 판단이다. 특검은 선고 직후 이 판결이 “헌법재판소 및 다른 관련 사건 재판부의 일관된 판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재판부가 지시를 받은 순간만 잘라서 봤고, 임무를 마칠 때까지의 시간은 재지 않았다는 반박이다.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값을 치르나
전날 서울고법에서 특검은 윤석열에게 사형, 김용현에게 무기징역, 노상원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명령의 위쪽에는 가장 무거운 형이 청구돼 있고, 이 재판에서 명령을 받은 여덟 명은 모두 무죄가 됐다. 둘 사이에 놓인 것은 ‘몰랐다’는 말이다. 포고령을 뉴스로 봤고, 선관위를 수사할 자리를 맡기로 했고, 병력을 국회로 보낸 사람들에게 법원은 그 말을 받아들였다. 이 기준이 위로 올라가면 내란은 실행한 손이 없는 범죄가 된다. 같은 날 오후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는 김건희 씨에게 267만 원짜리 가방이 건너간 사건에서 김기현 의원에게 무죄를, 가방을 전달한 배우자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른 재판이지만, 책임이 위로 올라가다 멈춘 자리는 닮아 있다.
다음 판결문에는 무엇이 적히나
첫째, 특검의 항소와 항소심이 ‘인식의 시점’을 어디에 두는가다. 지시를 받은 순간인지 임무를 마친 순간인지가 여덟 명의 운명을 다시 정한다. 둘째, 11월 5일로 예정된 윤석열 항소심 최후진술과 이르면 연내로 전망되는 선고다. 이번 판결의 논리가 거기까지 닿는지가 관건이다. 셋째, 특검이 말한 ‘일관된 판단’과의 거리다. 헌재와 다른 재판부가 계엄의 위헌성을 인정해 온 흐름에서 이 판결만 다른 기준에 섰다면, 어느 쪽이 예외인지는 상급심이 적게 된다.
#내란재판 #햄버거회동 #국헌문란 #무죄 #김기현 #내란특검 #윤석열항소심
노조 간부에게 사퇴를 요구한 회사는 국감 증인석에 없었다, 금속노련 위원장은 열흘째 굶고 있다
「김민석, 단식농성장 찾아 “LS전선 특별근로감독·수사 속도 촉구”」 프레시안 · 10/30
함께 볼 기사 「김민석, LS전선 부당노동 행위에 “특별근로감독·수사 촉구”」 서울신문 · 10/30
함께 볼 기사 「기후노동위 ‘부당노동행위·임금체불’ 청문회 촉각」 매일노동뉴스 · 10/30
함께 볼 기사 「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LS전선, 부당노동행위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 나서야”」 STN뉴스 · 10/30
국회 앞 열흘, 무엇이 쌓였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지난 21일 0시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 30일로 열흘째다. 29일부터는 신동진 LS전선노조 위원장도 함께 굶는다. 노조가 말하는 사정은 이렇다. LS전선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한 나흘 뒤 노조 집행부를 불러 사퇴를 요구했고, 거부하자 노조 전임자 네 명의 임금을 45%가량 깎았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7월 두 건을 모두 부당노동행위, 곧 법이 금지한 노조 탄압으로 판정했다. 회사는 재심을 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8월 11일 임금 건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뒤집었다. 사퇴 종용 건은 재심이 진행 중이다.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낸 고소·고발과 징계, 손해배상 청구가 30건을 넘는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장관의 말과 넉 달의 시간은 어디서 어긋났나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27일 국감에서 7월 20일 이 사건을 범죄로 인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간부 사퇴 종용은 법이 금지한 지배·개입으로 보인다며 특별근로감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농성장의 답은 달랐다. 김 위원장은 “수사도 7월부터 한다고 했는데 4개월이 지나도록 소환 한 번 안 했다”고 말했다. 국회도 비어 있었다. LS전선 쪽을 국감 증인으로 세우려는 신청은 야당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되지 못했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따로 청문회라도 하자”는 데까지 의견이 모였다고 전한다. 29일 농성장을 찾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특별근로감독과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며 “열흘을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다음 날 단식은 열흘째가 됐다.
세 기관은 서로 무엇을 기다리나
회사의 설명은 정당한 경영상 조치라는 것이다. LS전선은 전임자 임금 조치를 “과거 노조 운영 과정의 특혜를 정상화한 것”이라 했고, 사퇴 종용의 증거로 제출된 녹음파일은 조작이라며 노조 간부를 고소했다.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구조를 보면 세 기관이 서로를 기다린다. 노동위 판정은 났지만 강제력이 약하고, 수사는 노동부 손에 있고, 증인 채택은 여야 합의에 걸렸다. 그 사이 값은 농성장에서 치러진다. 이 노조의 상급단체는 정부와 사회적 대화를 이어 온 한국노총이다. 정부가 대화 상대라 부르는 조직의 연맹 위원장이 열흘을 굶는 동안에도 수사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짜는 어디에 적히나
첫째, 중앙노동위 재심이다. 임금 건을 뒤집은 중노위가 사퇴 종용 건에서도 지노위 판정을 유지하는지가 사건의 무게를 정한다. 둘째, 노동부다. 특별근로감독 착수와 소환 조사가 언제 시작되는지, 그 날짜가 단식 일수와 나란히 적힐 것이다. 셋째, 기후노동위의 별도 청문회다. 국감에서 부르지 못한 사업장을 국회가 따로 부를지는 여야 합의가 다시 결정한다.
#LS전선 #부당노동행위 #금속노련 #단식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국감증인
03 한 장의 세계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194일 고공농성에서 내려온 사람이, 480킬로미터를 걸어온 사람들의 도착을 먼저 알렸다
194일 고공농성을 벌였던 택시노동자 고영기 씨가 퇴원 뒤 치료 중인 몸으로 세종호텔 희망뚜벅이의 남태령 도착 공지를 함께 알렸다. 참세상이 전한 대로 해고노동자들은 34일 480킬로미터를 걸어 31일 오전 11시 남태령역을 떠나 오후 5시 청와대 앞에 선다.
고공 30일, 천막 247일, 그리고 조선소 서문 다리 위의 노래
한화오션 하청노동자의 고공투쟁 30일을 맞은 29일, 경남대책위가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회가 함께 올린 글에서는 농성장 서문 다리 위 들불대동제 무대에 웰리브와 거통고 조합원들이 올라 ‘하청갈매기’를 불렀다. 숫자로만 전해지던 농성 한 달이 노래로 남은 날이다.
동자동 쪽방촌이 잔치를 연다, 공공주택 지구가 됐다는 소식이 왔다
홈리스행동이 30일 오후 동자동 쪽방촌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확정됐다고 알리며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잔치 ‘쪽방네컷’에 시민을 초대했다. 오랫동안 개발과 퇴거의 위협에 놓였던 동네가 공공주택으로 가는 길을 확정받았다는 소식이다. 지정 확정의 공식 발표는 보도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늘의 논쟁
서울 공공 산후조리원의 다문화 산모는 2.7%였다, 논쟁은 국경까지 번졌다
대통령의 ‘내국인 역차별’ 발언 사흘째, 논쟁의 축은 통계로 옮겨갔다. 김정희원 교수는 공공 산후조리원의 다문화가족 이용률이 서울 2.7%, 울산 1.2%라는 수치를 들어 “근거 없는 내국인 역차별론을 띄우는 것이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물었다. 한겨레도 대통령이 공유한 글의 산후조리원에서 다문화가족 이용은 2.8%였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논쟁이 체류 자격 자체로 넘어갔다. 한 이용자의 “국경이라는 게 인간의 존재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 글은 조회 10만을 넘기며 인용과 반박을 불렀고, 뉴욕에 사는 이용자는 공립학교마다 이민자 자녀를 위한 영어 수업이 있다는 사례로 ‘부모가 알아서 하라’는 주장에 답했다.
아랍계 정당이 19석을 얻었다, 그 표로 정부를 만들 사람은 없다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끝나가는 가운데 네타냐후 블록 53석, 야권 아이젠코트 블록 48석, 아랍계 정당 19석이라는 잠정 집계가 나왔다. 아랍계 의석은 역대 최다지만, 야권의 아이젠코트조차 그들과 연정을 꾸리지 않겠다고 한다.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 알바네제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인 200만 명은 투표하는데 점령지의 600만 명은 60년 가까이 그 권리를 빼앗겼다며 “민주주의가 아니라 아파르트헤이트”라고 썼다. 역사학자 비자이 프라샤드는 야권의 아이젠코트도 네타냐후만큼 가자 학살의 책임자라고 했고, 작가 나오미 클라인은 “아무도 학살에 반대해 출마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선거는 정권을 바꿀지 모르나 점령은 투표용지에 없었다.
오늘의 단어
노동자성
어떤 사람이 법이 보호하는 ‘노동자’인지를 가리는 말이다. 화물차주처럼 개인사업자로 계약했지만 사실상 한 회사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사람들이 이 문턱 앞에 선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 성명에서 화물연대의 공정위 조사 방해 사건 2심이 1심 무죄를 뒤집어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화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규탄했다. 노동자가 아니면 노조의 행동은 사업자단체의 담합이 되고,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된다. 같은 사람의 같은 하루가 어느 법의 관할인지가 이 단어 하나로 갈린다.
오늘의 말
[비판] “부정선거라고 부르든 부실선거라고 부르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그것을 부정선거라고 부르든 부실선거라고 부르든 바꿀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47만 장의 공개 검증이 끝나고 이의가 제기된 13상자가 국과수 감정을 기다리는 시점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부정’이라 외쳤던 사람이,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를 대비해 이름부터 ‘부실’로 바꿔 둔 셈이다. 어떤 이름을 붙여도 결론이 같다는 말은, 사실이 결론을 정하지 않는다는 고백과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전날 문제 투표지가 700여 장이고 당락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05 오늘의 주장
1. 대통령의 이주노동자·다문화 발언에 대한 규탄이 노동과 인권 영역으로 넓어졌다. 금속노조는 29일 성명 「구조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대통령의 혐오 발언을 강력 규탄한다」에서 이주노동자 임금체불액이 2024년 1,100억 원에서 2025년 1,600억 원으로 1년 만에 45% 넘게 늘었다는 수치를 들어, 사과와 함께 임금체불 해결 대책과 인권 중심의 이주노동 로드맵을 요구했다. 노동당 대변인실은 「대통령은 차별적 인식에 기반한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에서 “이주노동자가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다문화가족이 대단한 특혜를 누리는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짚고, 사업장 변경의 자유 등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했다. 한국NGO신문이 전한 대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언론개혁시민연대·오픈넷 등 다섯 단체는 발언을 비판한 언론에 사과를 요구한 대통령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도 발언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노동계가 임금체불이라는 실물을, 인권단체가 언론 압박이라는 형식을 각각 문제 삼으면서 발언 하나가 두 갈래의 책임 추궁으로 이어졌다.
2. 하루 사이에 법원을 향한 요구 둘이 나왔다. 하나는 법원이 노동자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고, 하나는 법원이 쓴 글을 시민이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 「노동기본권 시계를 되돌리는 사법부의 시대착오적 판단을 규탄한다」에서 화물연대 공정위 조사 방해 사건 2심 유죄 판결이 화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했다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30일 논평 「형사소송법 개정해 내란 판결문 실명본 공개해야」에서 “내란 판결문은 역사적 기록물”이며 “내란 범죄에서 보호해야 할 사생활은 없다”고 적고, 국회가 항소심 선고 전에 개정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3. 돌봄의 날인 29일 저녁, 요구는 예산의 숫자로 좁혀졌다. 돌봄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은 「국회는 2027년 통합돌봄 예산을 현장의 요구에 맞게 증액하라」에서 통합돌봄 사업 예산을 정부안 1,558억 원에서 2,107억 원으로 549억 원, 취약지 돌봄 인프라 예산을 61억 원에서 460억 원으로 늘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정의당은 돌봄과 지원을 권리로 보장하는 사회를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이날 게재한 28일 가사노동연대 발족 선언문은 근로기준법의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 조항 폐지와 ILO 가사노동자 협약 비준을 요구하며 “가사노동자는 73년을 기다렸습니다”라고 썼다. 한편 정의당은 30일 그린벨트를 푸는 신규 택지 계획의 철회를, 녹색당은 핵발전소·송전망·신공항·신규 댐·케이블카로 이어지는 개발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돌봄에는 549억이 모자라다는 요구와 국토를 파는 사업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비판이 하루 사이에 나왔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AI 거품을 달러의 문제로 번역한 글이다
「AI 투자 열풍과 달러 시스템의 균열」 애덤 투즈(번역 이꽃맘) 참세상 · 10/30
달러가 왜 여전히 강한지를 ‘기축통화’ 대신 ‘이윤 달러’라는 말로 다시 설명한다. 각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미 국채에 넣던 시대가 지나고, 지금은 외국 자본이 미국 주식에서 수익을 찾아 모여든다는 것이다. 최근 12개월 외국인의 미 주식 순매수 9,040억 달러 가운데 7,810억 달러가 민간 자금이고, 그 자금을 끌어들인 것이 AI 투자 열풍이다. 그래서 투즈의 질문은 AI 거품이 터지면 주식과 함께 달러도 흔들리는가로 향한다. 2000년 닷컴 붕괴 때 달러는 두 해를 더 버텼지만, 지금은 AI 인프라가 미국에 몰려 있고 재정도 그때와 다르다는 비교가 글의 핵심이다. ‘달러 시스템’이 아니라 ‘달러 러시’가 아니냐는 끝머리의 물음은, 환율 뉴스를 월급과 물가 쪽에서 다시 읽게 한다.
[주목] 법무부가 불복을 포기한 다음 날, 사설은 누가 갚을지를 물었다
「엘리엇 배상 1530억, 국고로 갚고 끝낼 일 아니다」 한겨레 · 10/29
“국고에서 지급하고 끝내서는 안 된다”는 데까지 간 사설이다. 법무부는 28일 엘리엇과의 투자분쟁 환송중재 판정에 더는 다투지 않기로 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끌어낸 정부 개입의 값이 지연이자를 합쳐 약 1,530억 원으로 확정된 것이다. 사설의 다음 질문, 누구에게 받아내느냐에 답하려면 이름이 필요하다. 합병으로 지배권을 굳힌 쪽은 재벌 총수였고, 찬성표를 만든 당시 복지부 장관과 기금운용본부장은 2022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청구서는 그 누구도 아닌 국민연금 가입자이자 납세자인 시민에게 왔다. 8년 3개월 걸린 분쟁의 끝에서 액수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그 이름들이다.
[비판] 조선은 글을 쓴 시각을 문제 삼았다, 낮에 같은 말을 해도 괜찮다는 뜻이 된다
「대통령 ‘수면 부족’에 이어 ‘SNS 급발진’이 나라 걱정거리」 조선일보 · 10/30
다문화 산모 우대 폐지 검토와 외국인 노동자 발언을 다루면서 조선이 짚은 것은 “한밤이나 새벽에 쓰는 글은 이성보다 감정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다. 참모가 대통령의 SNS를 따라가야 하는 순서의 문제도 든다. 이날 중앙일보와 한겨레가 발언의 내용이 차별을 부추긴다고 쓴 것과 견주면, 조선은 내용에 대한 판단을 비워 뒀다. 글을 쓴 시간을 문제 삼으면 낮에 같은 말을 해도 괜찮다는 뜻이 된다. 사설이 걱정하는 ‘나라’에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은 들어 있지 않다.
[비판] ‘쥐꼬리 수익’이라는 제목부터 금융권의 자리에서 쓴 사설이다
「퇴직연금 21년 만에 대수술… 부실 막고 ‘쥐꼬리 수익’ 키워야」 동아일보 · 10/30
당정이 29일 발표한 방안의 뼈대는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이 퇴직금을 회사 바깥에 쌓아 두게 하는 것이다. 사설은 10년 평균 수익률 2.78%를 앞세워 기금형 도입과 수익률 경쟁을 주문한다. 그러나 퇴직금을 바깥에 쌓게 하는 첫 목적은 회사가 망하거나 돈이 돌지 않을 때 퇴직금까지 사라지는 일을 막는 데 있다. 그런데 이번 방안도 1년 미만 근속자와 초단시간 노동자는 대상에 넣지 않았다. 퇴직금 자체가 없는 사람들은 이번에도 쌓을 것이 없는 설계다. 사설은 500조 적립금의 운용은 걱정하면서 그 바깥에 남은 사람은 세지 않았다.
[논쟁] 사다리를 걱정하는 사설, 바닥은 같은 날 노동부 통계가 말한다
「‘소득 계층이동’ 집계 후 최저… 청년에게 더 가파른 계층 사다리」 동아일보 · 10/30
2024년 소득 이동성이 33.0%로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아졌다는 수치에서 사설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걱정한다. 이동이 줄면 양극화가 굳는다는 진단은 맞다. 다툴 지점은 처방의 방향이다. 사다리를 손보자는 말은 올라갈 길이 막혔다는 뜻이지만, 이날 노동부가 낸 통계는 평균 근속 6.6년, 임시직 비중 27.5%로 바닥이 흔들린다는 쪽을 가리킨다. 머물 수 있는 일자리가 없으면 오를 사다리도 없다. 청년의 계층 이동을 걱정하는 글이 청년이 가장 많이 서 있는 임시직을 말하지 않는다면, 사다리는 비유로만 남는다.
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은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인용한 글 등의 저작권은 각 매체와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굵은 글씨의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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