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가 번 돈을 ‘전부 다’ 보낸다고 했다. 정부 조사로는 절반 남짓이고, 나머지는 이 땅의 집세와 밥값이 됐다. 심층 ①은 그 하루 뒤 사과 요구가 어디로 갔는지 따라간다.
- 체불임금 사건 하나가 담당 감독관의 육아휴직 전에 ‘공소권 없음’으로 사라졌다. 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그 사실을 몰랐다. 검찰이 하던 기소 판단을 맡는 새 기관인 공소청이 왜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는지 심층 ②가 따진다.
- 정부가 엘리엇에 1,530억 원을 물어주기로 했다. 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을 동원한 대가를 두고 영국 법원에 상소하지 않기로 한 것인데, 그 돈을 치르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법무부 발표에 없다. 결정은 프레시안이 전했다.
- 이스라엘 총선은 개표 절반을 넘긴 시점에 네타냐후 연합 55석, 야권 연합 49석, 아랍계 정당 16석으로 어느 쪽도 과반 61석에 닿지 못했다. 투표율은 1999년 뒤 가장 높은 77.7%였는데, 가자의 전쟁을 끝낼 다수는 거기서 나오지 않았다.
- 3분기 1% 성장을 두고 동아일보는 그림자를, 한겨레는 선순환을 말했다. 두 사설이 같은 숫자에서 다른 곳을 본 이유는 사설 비평에서 이어진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전부 다 송금’이라던 대통령, 사과 요구는 신문사로 갔다
「이 대통령 ‘외국인노동자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돼’ 발언 논란…전문가들 “맥락 고려해도 정당화 안돼”」 경향신문 · 10/28 함께 볼 기사 「정의당 “이 대통령, 이주노동자 폄훼하고 언론에 화풀이”」 한겨레 · 10/28 함께 볼 기사 「李대통령 “기사 내용과 제목이 다르다” 한겨레에 정정·사과 요구」 미디어오늘 · 10/28 함께 볼 기사 「청와대 조선일보 출입기자 ‘2주 출입 정지’」 미디어오늘 · 10/27 함께 볼 기사 「안철수, 이 대통령 언론 비판에 “대통령이 청와대 편집국장이냐”」 경향신문 · 10/28
국무회의에서 무슨 말이 나왔나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어촌 인력난을 말하다 이렇게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전부 다 송금해 버리니까.” 내국인이 농촌에서 일하면 생계가 되도록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뒤따랐다. 한겨레가 이 발언에 이주노동자 단체의 비판을 붙여 보도하자, 대통령은 그날 밤 엑스에 기사를 공유하며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며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한겨레는 제목에 ‘크게’를 넣었고, 대통령은 28일 아침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다시 썼다.
숫자는 무엇을 말하나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의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조사를 보면 국내 외국인이 번 돈 가운데 해외로 보낸 몫은 25.5%다. 농촌과 공장에서 일하는 고용허가제 노동자, 그러니까 정부가 정한 기간에 정해진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전문 취업 노동자만 보면 56.5%로 올라간다. 절반 넘게 보내는 것은 맞다. 그래도 ‘전부’는 아니다. 나머지 43.5%는 이 땅에서 집세와 밥값과 저축으로 쓰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장영욱 연구위원은 그래도 한 사람이 한 달에 70만 원은 국내에서 쓴다고 봤다. 농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농업 분야에만 외국인 노동자 10만 2,104명을 배정했다. 정의당 김나율 대변인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낸다는 이유로 기여를 평가절하하다니”라고 썼고,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비교 화법이라 해도 혐오성 발언이라고 규탄했다.
사과는 어느 쪽으로 갔나
대통령은 발언 다음 날 오후 엑스에 또 한 줄을 올렸다. 지방정부의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가 문제가 되고 있으니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시행령 개정까지 검토하겠다며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그날은 베트남 이주노동자 뚜안이 미등록 단속을 피하다 대구 성서공단에서 떨어져 숨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말 유족에게 사과했고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산재로 인정했다. 같은 주 청와대는 비공개 일정을 찍은 조선일보 기자 3명의 출입정지를 확정했고,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 보도에 “보도 윤리를 가지고 쓴 것인지 의문”이라고 썼다. 한 글자 ‘크게’에는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고, 번 돈의 절반 가까이를 이 땅에 쓰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엇이 남나
첫째, 내국인 농업 노동자 인건비 지원안이 기획예산처 검토를 거쳐 어떤 모양으로 나오느냐다. 지원이 이주노동자의 임금과 숙소를 끌어올리는 방향인지, 그들을 빼고 세우는 방향인지가 거기서 갈린다. 둘째, 다문화가족 우대 폐지 검토가 시행령으로 실제 움직이느냐다. 셋째, 이주노동자 단체들이 요구한 사과가 나오느냐다. 대통령은 하루 사이 신문사에 정정과 사과를 두 번 요구했고, 우대 폐지 검토에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발언의 당사자에게 간 말은 아직 없다.
#이주노동자 #이재명 #송금 #국무회의 #한겨레정정요구 #다문화가족 #뚜안1주기
밀린 임금은 오지 않았는데, 사건은 ‘처벌 원치 않음’으로 닫혔다
「육아휴직 앞두고 미제 사건 ‘셀프 종결’한 근로감독관 적발」 경향신문 · 10/28 함께 볼 기사 「피해자 처벌불원서 위조한 특사경…공소청, 경찰에 수사 요청」 한겨레 · 10/28 함께 볼 기사 「“생수 64개 묶음 날라도 770원” 노동강도 못 따라가는 택배」 매일노동뉴스 · 10/28
무슨 일이 있었나
검찰이 하던 기소 판단을 맡는 새 기관인 서울중앙공소청 공공형사2부는 28일 서울고용노동청 강남지청 근로감독관이었던 ㄱ씨를 서울경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ㄱ씨가 맡은 것은 체불임금 사건이다. 피해 노동자는 날짜 칸을 비운 처벌불원서, 그러니까 사업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를 미리 내 두었다. 밀린 돈이 들어오면 그때 날짜를 적어 쓰라는 뜻이다. ㄱ씨는 돈이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그 서류에 거짓 날짜를 적어 넣었다. 그리고 노동자가 사업주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허위 수사결과 보고서를 써서 사건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공소청이 본 동기는 단순하다. 육아휴직을 앞두고 미제 사건을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송치 서류를 검토하던 공소청이 정황을 잡았고,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왜 노동자의 서명 하나로 사건이 닫히나
임금체불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근로기준법이 그렇게 정해 놓았다. 그래서 체불 사건의 현장에서는 처벌불원서가 돈을 받는 조건으로 오가고, 감독관은 그 서류 한 장으로 사건을 닫을 수 있다. 노동자가 날짜를 비워 둔 채 서류를 맡긴 것도 그 관행 때문이다. 돈을 받으면 쓰겠다던 약속이 감독관의 손에서는 돈 없이도 사건을 닫는 도구가 됐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법이 상습 체불로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에게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건 하나하나는 여전히 피해자의 의사 한 장에 달려 있다. 이번 사건에서 밀린 임금이 얼마였고 그 뒤 노동자가 돈을 받았는지는 공소청도 매체도 밝히지 않았다.
감독관 한 사람의 일인가
경향신문은 같은 기사에서 지난 8월 제주에서 경찰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뒤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나란히 놓았다. 그 경찰관은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두 사건은 같은 모양이다. 사건을 맡은 공무원이 사건을 처리하는 대신 사건을 지웠다. 근로감독관은 사법경찰관이면서 동시에 체불 노동자가 기댈 거의 유일한 창구다. 미제를 줄이라는 압박과 한 사람이 떠안는 사건 수가 서류 위조로 이어졌다면, 그것은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공소청은 수사 요청의 근거로 개정 형사소송법의 직무 관련 범죄 통보 조항을 들었다.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게 된 새 제도의 시험대 하나가 노동부 안에서 나왔다.
앞으로 무엇을 보나
첫째, 서울경찰청 수사가 위조 한 건에서 멈추는지, 같은 지청의 다른 미제 처리까지 들여다보는지다. 둘째, 노동부가 감독관 개인을 징계하는 데서 끝낼지, 처벌불원서가 사건을 닫는 관행 자체를 손볼지가 다음 질문이다. 셋째, 돈을 받지 못한 그 노동자의 체불 사건이 다시 열리느냐다. 서류가 위조된 사건에서 손해를 본 사람은 그 노동자다.
#근로감독관 #임금체불 #처벌불원서 #반의사불벌 #공소청 #형사소송법 #서울강남지청
03 한 장의 세계

자료: 랜싯 카운트다운 2026 보고서 그래픽(10월 27일 공개, ‘건강과 기후변화에 관한 랜싯 카운트다운’ 제10차 보고서) · 원문 보기 →
파리협정 10년, 더위로 숨지는 사람은 한 해 평균 14만 명 많아졌다
파리협정이 발효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폭염으로 숨진 사람은 한 해 평균 54만 800명이다. 그 전 10년의 39만 8,400명보다 35.8% 많다. 그래픽에 따르면 가장 더웠던 2023년에는 71만 명이 숨졌고, 그중 71.5%는 사람이 만든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죽지 않았을 사람들이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세계 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손실은 가난한 나라일수록 컸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담당 간호사는 빠지고, 도우러 간 간호사가 피의자가 됐다
2022년 3월 코로나 격리병동에서 환자가 숨진 사건으로 간호사 3명이 업무상과실치사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는데, 담당 간호사는 빠지고 퇴근길에 도우러 간 간호사가 피의자가 됐다고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27일 저녁 알렸다. 변호인은 경찰 단계부터 2년 가까이 담당 간호사를 조사해 달라는 의견서를 열 번 가까이 냈다고 했다. 그 요구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는 송치 의견서에 적혀 있지 않다.
학교 급식실은 92.5%로 파업을 결의했고, 내일은 돌봄의 날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8일 학교비정규직 쟁의 찬반투표가 찬성 92.5%로 가결돼 총파업을 예고한다고 알렸다. 29일은 국제 돌봄의 날이다. 참세상이 옮긴 글은 돌봄 노동자 3억 8,100만 명 가운데 80% 이상이 비공식 고용이라고 적고, 전날 보도한 회견은 공공돌봄 30% 확대를 요구했다. 급식과 돌봄이 같은 주에 거리로 나온다.
오늘의 논쟁
“전부 다 송금해 버리니까”, 그 돈을 어디에 쓸지는 누가 정하나
대통령의 발언 뒤 반박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이주노동자 죽음의 현장을 다녀온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임금명세서를 본 적이 많은데 거의가 최저임금”이라며 숙소와 숙식비 갈취의 현장을 증언했고, 김정희원은 “100%를 본국으로 송금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들의 자유”라며 송금률 자체를 따지는 틀을 거부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인식이란 믿기 어려울 만큼 참담하다”고 썼고, 사람이왔다는 이날 뚜안의 1주기를 알렸다. 두 반박이 만나는 자리는 송금 비율이 몇 퍼센트냐가 아니다. 번 돈을 어디에 쓰는지를 나라가 따질 수 있느냐다.
대법원장 국정조사, 오세훈은 ‘화풀이’라 했고 고발장은 판사에게 갔다
민주당이 27일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결정하자 28일 하루 사이 세 곳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세훈 죽이기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그 화풀이로 사법부를 난도질”한다고 썼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조희대 대법원장의 방탄 정당”이라 불렀다. 오세훈 항소심 무죄를 선고한 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법왜곡죄로 중수청에 고발됐다. 법을 일부러 비틀어 적용한 판사와 검사를 처벌하는 새 죄명으로,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한다. 경향 사설은 “정치공세 아닌 사실관계 규명”을, 한겨레 사설은 “신속하고 철저하게”를 주문했다. 국정조사의 대상은 대법관 후보를 다시 올리라는 요구를 거부한 일과 국감 선서 거부와 업무추진비이고, 오세훈 재판은 거기 없다. 그런데도 공방의 중심에 선 것은 오세훈 재판이다.
오늘의 단어
반의사불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국가가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가리키는 말이다. 임금체불이 대표적이다. 처벌보다 밀린 임금을 받아내는 쪽이 노동자에게 낫다는 취지로 둔 조항이지만, 현장에서는 처벌불원서가 돈을 받기 위한 교환권이 됐다. 지난해 시행된 개정법이 상습 체불 사업주에게는 이 조항을 빼기로 했고, 오늘 심층 ②의 근로감독관은 그 서류 한 장에 거짓 날짜를 적어 사건을 닫았다. 친밀관계 폭력에서도 같은 조항이 문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대전에서 살해된 여성이 처벌불원서를 낸 뒤 사건이 불송치됐다고 짚었고,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8일 국회에서 반의사불벌 폐지에 동의했다.
오늘의 말
[주목] 집권이 끝난 뒤 사과한 방송, 집권 중에 사과한 방송
세르비아 학생운동이 선거로 12년 집권을 끝낸 뒤, 세르비아 공영방송이 뉴스 앞머리에서 시민에게 사과한 말이다. 전지윤은 이 장면 옆에 YTN이 김건희 씨에게 “무례한 보도”를 했다며 사과하던 장면을 놓았다. 한쪽은 권력이 바뀐 뒤 시민에게 사과했고, 다른 쪽은 권력이 살아 있을 때 권력에 사과했다. 참세상이 27일 옮긴 에이미 굿맨의 글이 그 선거의 경과를 전한다.
05 오늘의 주장
1. 초광역특구법, 그러니까 대기업 투자 지역에 노동·환경·농지 규제의 예외를 묶어 주는 법을 두고 27일 국회 앞 회견 뒤에도 성명이 이어졌다. 노동당은 28일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법 철회와 3대 메가프로젝트 백지화를 요구했고, 녹색당은 27일 오후 “최악의 규제파괴법”이라 불렀다. 양대 노총과 농민·환경·보건의료 단체들이 국회 앞에 선 회견은 매일노동뉴스가 전했다. 노동당이 요구한 3대 메가프로젝트 백지화는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투자를 국가가 떠받치는 정부 계획을 가리킨다. 농민과 환경단체의 반대 이유는 사설 비평의 중앙일보 편에서 이어진다.
2. 고리 3·4호기 수명연장을 심의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두고 환경운동연합은 이틀 연속 성명을 냈다. 27일 “안전 검증은 미루고 수명연장 통과기관으로 전락한 원안위”에 이어 28일 “앞당겨 재개된 원안위 심의, 핵심 안전 쟁점은 여전히 미해결”이라며 심의 중단을 요구했다. 고리 반경 30km에 380만 명이 산다는 숫자가 성명의 근거다. 정의당 정재민 부대표도 27일 원안위 앞 회견에 섰다.
3. 대전에서 전 연인에게 살해된 여성이 1년 전 스토킹을 신고하고도 처벌불원서를 낸 뒤 사건이 불송치됐다는 사실을 두고, 한국여성의전화는 27일 “우리에겐 질타가 아닌 책임을 다하는 국회가 필요하다”며 친밀관계폭력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경찰청이 지난해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에서 처벌불원 의사가 있어도 입건하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8일 국회에서 전면 법제화와 반의사불벌 폐지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4.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받는 활동지원 제도를 65세가 넘으면 새로 신청하지 못하게 한 조항을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 한 결정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7일 “장애노인의 활동지원 신청 자격 박탈이 정당한 입법 재량인가”라고 물으며 규탄했다. 등록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65세를 넘긴 나라에서 나이가 지원의 문턱이 되는 구조를 짚는다.
5. 서울 강남 구룡마을에서 27일 불이 나 91가구 127명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해 정의당은 “막을 수 있었던 화재”라며 2009년 뒤 20차례 넘게 반복된 화재와 지켜지지 않은 이주 대책을 함께 놓았다. 2009년 뒤 20차례 넘게 불이 났고, 이주 대책은 그때마다 미뤄졌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프랑스 학생들의 시위를 모두의 성적표로 읽는 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 위기에 맞서야 한다」 애덤 투즈 참세상 · 10/28
프랑스 거리의 소요를 교육 통계로 되묻는 글이다. 2015년 28.6%였던 프랑스 15세의 기초 미달 비율이 2025년 40.8%가 됐고, 하락의 대부분이 2022년 뒤에 일어났다는 숫자가 중심이다. 필자가 말하지 않는 것은 그 하락이 누구에게 먼저 왔느냐인데, 하위 10%의 성취도가 24개국 중 밑에서 일곱 번째라는 숫자가 대신 답한다. 코로나 이후 학력 저하가 OECD 전반의 일이라면, “모두가 거리로 나서야” 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프랑스 밖의 독자에게 쓰인 것이다.
[주목] 형량이 아쉽다고 쓴 다음 줄에 ‘윗선’을 적은 사설
「‘해병 순직 사건’ 임성근 유죄 확정, 이제는 ‘윗선’ 단죄를」 경향신문 · 10/27
징역 3년이 가볍다고 인정하고 난 뒤에야 판결의 의미를 세운 순서가 이 사설의 힘이다. 현장 지휘관의 법적 책임을 판례로 세웠다는 평가는, 그 책임이 왜 사단장에서 멈췄는지를 묻는 다음 문장을 위한 디딤돌이다. 사설은 “대통령의 사적인 격노”를 은폐의 출발점으로 적는다. 명령위반 무죄를 “면죄부”라 한 군인권센터의 비판과 함께 읽으면, 유죄와 무죄가 한 판결문에 담긴 사정이 더 또렷해진다.
[비판] ‘실세’를 감찰하라는 사설이 고르지 않은 실세
「수석 대상 특별감찰관 “김현지 손 못대”, 실세 포함 법 고쳐야」 조선일보 · 10/28
특별감찰관의 대상이 수석 이상과 4촌 이내로 묶여 있어 제1부속실장을 감찰할 수 없다는 지적은 맞다. 10년 만에 되살아난 제도의 빈칸을 짚은 것도 맞다. 사설이 적지 않은 것은 그 10년이다. 이 자리는 2016년 뒤 줄곧 비어 있었고 지난 정부 3년 동안에도 임명되지 않았다. 감찰 대상이 좁다는 지적은 자리가 비어 있던 때도 할 수 있었던 말이다.
[비판] 노동계의 반대를 ‘발목’이라 부르면 정부의 일은 돌파가 된다
「노동계 반대에 발목 잡힌 메가특구, 정부가 돌파구 열어야」 중앙일보 · 10/28
“노동계의 반발이 정책 결정을 미루는 구실이 될 수는 없다”는 문장이 사설의 전부를 말한다. 반대는 구실이고 결정은 정부의 몫이다. 충분한 휴식 보장 장치를 병행하면 된다는 처방은, 그 장치가 어느 조문에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적지 않는다. 이날 농민회와 환경단체와 보건의료단체가 같은 법에 반대한 사실은 사설에 들어오지 못했다. 노동계 하나만 발목으로 세우면 나머지 반대는 보이지 않게 된다.
[논쟁] 같은 1%를 두고 한 신문은 그림자를, 한 신문은 속도를 말했다
「예상 3배 넘는 ‘깜짝 성장’… 화려한 지표의 빛과 그림자」 동아일보 · 10/27
3분기 1% 성장 앞에서 동아는 민간소비 부진과 가계부채와 연체율을 그림자로 놓고 확장재정이 물가를 자극하면 “서민과 중소기업의 고통이 커진다”고 썼다. 한겨레는 같은 숫자에서 반도체가 벌어 준 세수를 주거와 일자리와 서민금융으로 돌리라며 “선순환 정책에 속도를” 내라고 했다. 둘 다 성장이 아래로 흐르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하는데, 처방은 반대다. 아끼라는 쪽과 빨리 쓰라는 쪽이다. 갈리는 지점은 그 돈을 누가 받느냐인데, 두 사설 모두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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