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고통받는 ’80’을 위한 ‘2단계 개혁’을
정부가 최근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개 부문의 ‘2단계 개혁’을 완결해 세계일류의 경쟁력을 지닌 국가를 만들고, 생산적 복지국가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일류·복지국가 추구 그 자체를 평가절하 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그 추진과정과 내용이다. 우리는 특히 2단계 개혁방향이 1단계 개혁기조를 유지·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1단계 개혁의 내용과 결과는 2단계 개혁을 가늠하는 결정적 좌표라 할 것이다.
정부는 우선 금융부문 개혁에 64조원을 투입하고도 모자라 40조가 넘는 공적자금을 더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런데 그 ‘개혁’의 결과로 국민, 외환, 주택 등 주요은행의 외국인 지분비율이 40∼50%에 이르고, 제2금융권도 초국적 금융자본으로 넘어가고 있다. 또한 4만여명의 노동자가 정리해고 당했다.
소유분산과 경영민주화가 핵심이라 할 기업부문 개혁은 의미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 삼성 등 상위 재벌그룹은 되레 몸집을 불리고, 오너의 지배력이 더욱 커지는 등 개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공부문은 민영화를 통한 해외매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한전, 포철, 한통, 한중 등 주요공기업 주식이 싼값에 팔리거나 팔려나갈 예정이다. 6백여 기업의 경영권이 이미 외국인에 장악된 것으로 추정되고,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 곳도 전체의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공무원 1만7천명, 공기업 3만2천명, 출연위탁기관 1만3천명의 노동자가 생존권을 빼앗겨야 했다.
노동부문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비용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정리해고, 파견근로, 변형근로제 따위가 도입돼 정규직이 11.8%나 줄고 비정규직은 53%로 늘어 고용구조가 왜곡됐다. 또한 임금이 깎이고 연봉제가 도입된 반면 노동강도는 훨씬 세져 노동조건과 노동자의 생활은 크게 나빠졌다. 정리해고로 수십만 노동자의 생존권이 박탈됐다.
이렇듯 정부가 추진해온 지난 2년의 ‘개혁’은 결국 국면경제의 대외종속성을 키우고, 국민생존의 기초를 무너뜨렸다. 그 결과 상위 20%와 하위 80%의 소득격차가 5.3배로 늘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깊어지는 등 우리사회를 전형적인 ’20대80의 사회’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공기업민영화와 해외맥각, 금융부문 구조조정 완결,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2단계 개혁의 뼈대로 잡은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는 1단계 개혁기조를 더욱 확대 강화해 초국적자본이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충실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정책기조를 바꿔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이 우선되고, 소외계층으로 전락한 80% 국민의 기초생활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재조정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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