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동부장관에 바란다

지난 1981년 노동청에서 노동부로 승격된 이래 최근 16대 최선정 노동부장관이 취임했다. 지난 15대까지 평균 재임기간은 1년 4개월이고, 1년을 채우지 못한 장관도 5명이나 된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순수경제 또는 내무관료 출신의 낙하산인사로 노동부장관이 임명돼왔다.

내용면에서는 노동부장관의 역할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성장과 형식적인 노사안정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동부의 독자적인 정책수립과 노동행정을 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부처내부 또한 마찬가지 분위기였다.

특히 바로 직전의 이상룡 장관은 9개월만에 물러났는데 그 이유가 집권당의 경제부처장관 총선출마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전장관의 임명사유는 강원도라는 지역안배 차원이었고, 취임뒤에는 IMF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엄청난 실업과 노동시장 유연화, 빈부격차확대와 생존권파탄이라는 초유의 위기상황에서 ‘신노사문화’라는 의식개혁 위주의 현대판 공장새마을운동을 전개해 시대에 뒤떨어진 노동정책을 펴왔다.

이런 상황에서 후임장관으로 30년의 복지부 관료였던 최 장관이 또 다시 지역안배의 바톤을 이어받아 임명되었다. 의외의 인물이었지만 노동부를 바라보는 권력핵심부, 특히 임명권자인 역대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놀랄 일은 아니었다. 어차피 4.13 총선용이라면 그 임기가 그리 길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신임장관은 취임사에서 ‘신노사문화정책, 실업대책의 효율적 집행, 생산적 복지증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임장관과 견주어 정책에서 변화가 없다. 신임인사 차 민주노총을 방문한 최장관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것은 잘못”이라며 전임장관의 정책을 지속할 태도였다.

보건복지 전문관료가 복잡한 노사문제를 이해하고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많다. 특히 오늘날 중요하게 얘기돼온 4대개혁인 금융, 재벌, 노동, 공공부문 개혁에서 노동이 별도 분리될 수는 없지만 노동 그 자체를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생산성향상, 노사평화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갈등을 터부시하고 두려워 할 게 아니라 이를 해소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노동개혁은 국제기준의 노동 3권 보장, 빈부격차해소와 생존권 확보,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을 위한 노동행정의 철학을 세우고, 정부부처내 분명한 입지확보에 그 역할을 다하는 데 있다. 중기적으로 노동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합해 노동사회부(가칭)를 설립하고, 여타 경제부처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에서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보편적 가치의 확립과 제도정착에 조그마한 족적이라도 남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동정책은 경제정책의 후속조치거나 부속의 영역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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