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투쟁성패 가름할 대표자수련회
이제 어디를 가나 활짝 핀 꽃무더기를 볼 수 있다. 공연히 가슴 설레고, 까닭 모를 생기를 느끼는 계절이 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살림살이로 눈을 돌리면 마음은 금새 심란해진다. 그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봄은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이기보다는 치솟은 물가 따라잡고, 지난 한 해 흘린 땀의 대가를 거둬들이는 계절이다. 특히 올 봄은 어느 해보다 그런 뜻이 더욱 간절해진다.
요즘 여기저기서 IMF고통이 다 끝난 양 법석인 모양이다. 우리 노동자들로서는 도무지 체감할 수 없지만 아무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통이란 고통은 다 떠맡고, 희생을 치러왔으니 이제는 그 보상을 받을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사업장마다 사용자쪽이 벌써부터 ‘딴소리’를 하고 있고, 전경련과 경총 등 자본가단체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민주노총의 교섭요구에 콧방귀도 안 뀌던 정부는 최근 노동자들의 생존권요구를 ‘선거를 틈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부치고 나섰다. 한 두 번 겪은 일이 아니지만 참으로 분통터질 노릇이다.
이런 추세라면 민주노총이 이미 설정한 5월31일 총파업투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자본과 정부가 한 몸이 돼 피해보상을 거부하는 판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있겠는가. 최대한 힘을 끌어모아 저들을 압박하고, 그래도 안되면 사력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자본이 손을 잡고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별로 싸워서 될 일이 아니다. 길은 오직 하나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4월21일 열리는 단위노조대표자 수련대회는 매우 중요하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요일마다 노조별 출근투쟁을 벌여왔고, 총연맹 임원들이 전국의 현장을 돌며 조합원과 함께 토론하고, 싸움을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국의 많은 동지들이 ‘올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한판 붙어보자’는 결의에 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같은 현장의 투쟁의지를 효과적으로 모아내고, 필승의 전략과 전술을 짜는 일이다. 민주노총이 수련대회를 여는 것은 이를 위해서다. 현장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노조지도부가 한 데 모여 허심탄회하게 가능성을 진단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전략을 세우려면 전국의 모든 대표자가 참가하는 게 마땅하다. 올해 투쟁의 성패가 어차피 전국 차원의 총력투쟁에 달려 있다 할 때, 단위노조 사정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적어도 한 명씩은 꼭 참가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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