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정부와 금융노조의 2차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은행 총파업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더구나 노조는 정부가 보다 진전된 내용을 갖고 나오지 않는 한 추가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혀 협상의 여지도 한결 좁아졌다. 그러나 노조가 추가로 협상에 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정부도 대화와 설득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협상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호진 노사정위원장도 “어떻게 해서든 10일중으로 양쪽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10일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 접점 못찾는 노·정=금융노조는 이날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특별법 제정 △금융지주회사법 유보 △관치금융에 의한 은행부실의 정부 부담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노조와 정부는 특히 금융지주회사법 유보에 대해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유보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노”였다. 정부는 지금 와서 구조조정을 느슨히 하면, 그동안의 구조조정이 물거품이 될 뿐아니라 국가신인도도 급격히 추락하게 된다고 노조를 설득했지만 금융지주회사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노조와 큰 시각차이만 확인했다.
정부가 이날 회의에서 제시한 양보안은 은행부실 처리와 관련한 것이다. 정부는 관치금융에 의해 생겨난 은행부실을 정부가 책임지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러시아경협차관 및 종금사 부도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가 지급보증을 선 대출금을 이른 시일 안에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금융부실의 원인에 대해서는 양쪽이 큰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타협점은 없나?=정부는 금융지주회사제와 예금부분보호제 3년 연기, 관치금융특별법 제정 등에서는 매우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관치에 따른 금융부실 해소나 구조조정시 강제합병 중단 등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금융 관계자들은 관치금융의 경우 정부 역시 `관치’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노조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구조조정시 강제합병 중단도 지주회사의 도입취지와 일면 부합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양쪽이 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관치금융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불가피한 시장개입이 있을 경우 구두지시 대신 문서화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타협 여지가 엿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고용불안과 관련해,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법을 강행하는 대신 강제합병이 없다는 점을 어떤 형식으로 보장할 수 있느냐가 이번 사태 해결의 최대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협상결렬을 선언한 것은 이런 부분에서 정부의 양보안을 끌어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를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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