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적은 인원 아쉽지만 이제 시작

농민운동 약화에 안타까움…강력한 민중연대 복원에 힘쓸 터

지난 9월30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 연천의 와초리에 농활을 다녀왔다. 민주노동당 강북성북지부와 의정부지부 당원 10명, 연천군 농민회와 함께였다. 30일 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지어먹은 뒤 농민회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다음날 배정 받은 작업을 했다. 농민회원들은 짧은 농활이 아쉬운지, 아니면 전날의 대화가 부족했던지 기어이 또 술을 내어 저녁 늦게까지 우리와 자리를 함께 했다. 우리 농활대원들은 평소에 안하던 힘든 작업에, 농민회원들과 나눈 대화와 술에 지쳐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만은 새로운 각오로 충만돼 있었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농활을 추진한 목적은 농민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리 당은 노동자 뿐만아니라 농민, 도시빈민, 양심적 지식인 등 이 땅 ‘민중’들에 기반하고 민중들을 대변하는 대중정당을 표방하고 있으나, 노동자 특히 민주노총에 절대다수의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 당이 명실상부한 민중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동맹세력으로서 ‘농민’과 가장 먼저 연대해야 한다. 연대는 구호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산과 투쟁의 현장에서 그 생산과 투쟁을 함께 하며 서로 동력을 상승시키는 실천이 연대의 본질일 것이다. 이번 민주노동당의 농활은 그 실천의 첫걸음인 것이다.

나로서도 이번 농활은 매우 반가운 것이었다. 특히 농학도였던 나는 지금 비록 비농업의 길을 걷고 있지만 항상 우리 농업과 농민의 현실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여건이 되는 대로 농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있던 터였다. 지난 번 추석 때 전농과 협력하여 벌인 재정사업에 발벗고 나선 것도 같은 뜻에서였다.

농민들은 지금 노동자 못지 않은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 내내 수탈당해 온 것도 모자라 이제 한미, 한일, 한칠레 무역협정이다, 아셈(ASEM)이다 하여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농민회원들과 대화하며 우리 농민들의 현실, 우리 민중의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급한데도 그 대응은 너무 안일하고 고립분산적이며 무력하다는 자책이 일었고, 이 현실을 극복하려면 매우 힘든 투쟁이 요청된다는 생각을 나눴다.

한편 이번 농활이 첫 시도였음을 감안하더라도 그리 대중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건 아쉬운 일이다. 전당적으로 추진하기는 했지만 폭넓게 조직하고 치밀하게 기획하지 못했으며, 농민회 또한 회원 중심으로만 준비하고 진행했다. 물론 여름농활과 달리 1박2일이라는 짧은 기간, 적은 농활대원으로는 당과 농민회의 유대를 높이는 것 이상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그래도 우리 마을 농활에서는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농활을 조직하고 교양하며, 체계적으로 벌이지는 못했지만 농민회원들과 형제자매처럼 친해질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농활 때에는 더 많은 당원들이 참여해 더욱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면 한다.

이제 시작이다. 나는 감히 이제 민주노동당이 민중연대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에 우리가 외치던 ‘농학연대’를 이제 우리가 ‘노농빈학연대’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들도 안타까워하듯, 이제는 대학 한 곳의 농활대원 수가 예전의 한 개 학과 수준이라고 한다. 더불어 전국적인 동향은 잘 모르겠으나 경기북부만 보자면 농민회도 예전보다 세가 많이 약해졌다고 한다. 우리 민주노동당은 각계각층 민중이 힘을 모아 만들고 그 민중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당인 만큼 민중운동은 물론 민중연대를 복원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또한 복잡하고 교묘하며, 더욱 강력해진 내외독점자본의 공격에 맞서 전 민중적 연대와 투쟁을 지도하고 조직하고 마침내 승리로 이끌 실천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안길수 (민주노동당 강북성북지부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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