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유연화-착취'(Flexploitation)와 노동자의 저항 : 영국의 경우*
* 제2차 ‘인간성을 옹호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대륙간 회합’에 제출된
나라별 보고서 가운데 국대표단의 보고서입니다. 이 회합은 1997년 7월 25일부
터 8월 2일까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렸읍니다.
제출 : 인간성을 옹호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인
류 연대 (fHUMAN : for Humanity and Against
Neoliberalism) 런던 위원회(London Commit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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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980년대 이래 영국에서는 ‘신자유주의’의 공세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
총자본은 노동자계급을 투쟁에서 패배시키고, 조직적으로 해체시키고, 나아가
계급으로서 존재하지 못하도록 완전하게 분해시키기 위해 신자유주의 전략들을
대대적으로 펼쳐 왔던 것이다. 그 결과 노동은 대폭 ‘유연화'(flexibilization)
되고 또 대거 ‘임시직 노동자화'(casualization)되었으며, 이로 인해 착취의 정
도가 필연적으로 매우 강화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유연화-착취”라고 부
르려 한다.
이러한 “유연화-착취”는 우리들 모두에게 ‘불안정’, ‘굴욕’, 그리고 ‘엄격한
노동규율’ 등을 강요하고 있다. 예컨대 실업에 처해진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실
업 급여금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임금노동과 유사한 ‘일’을 하도록 요구받아
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신자유주의의 이러한 공세는 해고 노동자들과 ‘행동주의
적'(켐페인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대중행동을 위주로 하는–역주)
인 환경운동과 ‘노동강요 등에 의해서 실업 노동자들로 하여금 임금노예적인 노동이라도 이에 순응하면서
열심히 일하도록 훈련함으로써, 실업급여를 비롯한 사회보장 급여를 대폭 축소
하려는 정책 또는 제도를 말한다–역주)에 대한 반대운동 등의 동맹 즉 비록 맹
아적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동맹의 등장에 의해서 점차 도전받고 있다. 이 새로
운 집단체들은 임금노예적 노자관계의 틀 안에 구속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려
는 지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지향에 기반해서 신자유주의로 악명높은 영국
사회에서 계급 대립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의 ‘생활양식'(way of life)을 보다 인간적인 대안적(代案
的) 생활양식으로 대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흐름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이 흐름은 아직은 대단히 분산되어
있고, ‘신 노동당’ 정부의 공격을 감당하기에는 그 힘 또한 미약하기 그지없다.
이런 조건이므로 ‘신 노동당’ 정부(블레어 수상의 노동당은 이름은 ‘노동’
당이지만 ‘자본’의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을 적극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종래의 노동당과 확연
히 달라졌다는 뜻에서 “신” 노동당이라고 부르고 있다–역주)는 ‘노동시장의 유
연화’를 영국 전체에서 나아가 전 유럽적 차원으로까지 거침없이 확대.관철시켜
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보다 먼 미래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저항운동을 건설해 내는 정치적 상상력이 부엇보다도 절실하다.
영국에서 특히 그러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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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사(擬似) 고용된 사람들의 맹아적 동맹
2. “유연화-착취” 전략 — 노동조합의 순응과 노동자의 저항
3.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의 모범적 투쟁
4. 임시직 노동자화에 저항하고 있는 기타 쟁의들
5. 장래의 전망 : 더 많은 세계들을 포관하는 저항을 향하여
⊙ 지난 주 11월 3일자에 실린 1, 2 부분에 이어 3, 4, 5를 싣습니다.
3.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의 모범적인 투쟁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은 1995년에 일괄적으로 대량해고 끈질기게 해고철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의 저항을 어떻게 전
지구적 차원의 저항으로 세계화할 것인지에 대해, 하나의 모범사례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대표단을 전 세계의 항구들에 파견했으며, 그곳 노동자들에
게 리버풀로 향하거나/리버풀로부터 들어오는 배의 짐을 부리기를 거부하거나/
부리는 것을 지연시켜 달라고 요청하고 설득했다. 그리고 이 요청은 여러 곳에
서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자신들의 투쟁을 지지.지원하는 국제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것을 통해서, 이들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구체적으로는 임
시직 노동자화)에 대항하는 노동자의 투쟁이 영국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되도록 고무하였다.
영국 국내에서의 연대활동은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을 위한 런던 지지 그
룹”(London Support Group for the Liverpool Dockers)이 주관하고 있다. 이 단
체는 1996년 12월 14일과 1997년 4월 12일 두 번에 걸쳐, 수도 런던에서, 리버
풀 부두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조직했다. 이 시위에는 전국에서 지지자들
이 동원되었다. 특히 97년 4월 the Streets’)운동 그룹에 동참에 의해 연대의 외연(外延)이 더욱 확장되었다.
(앞에 있는 제 1항을 참조하시오)
이 지지 그룹은 ‘부두 노동자 헌장'(Dockers’ Chart)이라는 월간 소식지를 발
행하고 있다. 이 소식지는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만이 아니라 영국
과 전 세계 여타 노동자.민중들의 투쟁 소식도 함께 보도하고 있다.
3.1. 부두 노동자들을 ‘유연화’하다
리버풀 부두 노동자 쟁의는 1989년 보수당의 노동법 개악으로부터 연원하고
있다. 대처의 보수당은 개악한 노동법에서 ‘전국 부두 노동자 계획'(National
Dock Labor Scheme)을 폐지해 버렸던 것이다. 1989년도 노동법 개악이 있기 이
전까지는 이 ‘계획’이 발효되고 있었는데, 이 ‘계획’은 영국 부두 노동자들을
불안정한 임시직 고용에 처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처 정권
에 의해 이러한 보호장치가 없어져 버리자, 부두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전국의
모든 부두에서 일제히 정규직에서 임시직으로 바뀌어 버렸다.
총자본의 이러한 총공격에 대해 조직적인 저항으로 맞선 것은 오로지 리버풀
의 부두 노동자들뿐이었다.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의 이 투쟁은 ‘머지사이드 항
만 현장 활동가들'(Merseyside Port Shop Stewards : MPSS)이 이끌었다. 그런데
머지사이드(잉글랜드 북서부의 메트로폴리스 주(州); 1974년에 신설; 주도(州
都)는 리버풀–역주) 항(港)은 ‘특설 정치 경연장’ 같은 곳으로서, 노자 쌍방간
에 커다란 이해관계가 걸린 한판 승부처였다.
이렇게 된 것은 사용자측인 항만회사–이 항만의 경영자측은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ersey Docks and Harbour Company : MDHC)인데–가 그것의 소유권
의 일부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반관반민(半官半民)의 정부출자 회사였기 때
문이다.(즉 자본과 정권은 하나의 이해당사자로 구체적으로 결합되어 있었으며,
그들의 피고용자인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은 전국의 부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그들과 맞서고 있었던 것이다–역주)
이와 더불어 항만의 소유주측은 ‘지역 경제 발전’ 계획을 입안했는데, 이 계
획안(計劃案)에서 사용자측은 채용 노동력의 규모를 감축함과 아울러 그들의 지
위를 정규직에서 임시직으로 바꾸는 것까지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회사에 거액의 나아가 정부는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로 하여금, 이렇게 정부 보조
금을 받는 것을 빌미로 해서, ‘유럽공동체 위원회'(Commission of the European
Community ; EC 각료 이사회 결정의 집행기관–역주)로부터 “‘목표
1′(‘Objective 1’) 빈곤퇴치 기금(anti-poverty funding)”을 받을 수 있도록 주
선했다. 이런 부조리와 특혜는 노동당 출신의 이 지역 ‘유럽의회 의원'(MEP) 한
명이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때까지 계속되어 왔다.
199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부두 하역 일자리 가운데 겨져서 임시직으로 전환되었다. 즉 부두 노동자들은 이제 민간(반관반민이 아니
라) 용역업체(employment agency)에 고용되어 파견되는, 임시직 파견노동자의
지위로 격하되었다. 그런데 이 용역업체는 표면상으로는 독립적인 민간 인력공
급 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가 설립한 것이었
다. 그런데도 이러한 기만적인 조작을 통해서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
는 “우리는 임시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지 않다”고 강변할 수 있었다. 왜냐하
면 이 새로 만든 용역업체가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를 대신해서 노동
자들과의 고용계약 문제를 처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지위를 격하시키면서 사용자측은 이를 계기
로 부두 노동자들에게, 명목상의 고용주가 부두 회사냐 용역업체냐 하는 구별을
불문하고–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형식상 용역업체(Torside)로 넘겨졌는데–모두
전화 호출을 받아서 일하러 출근하도록 강요했다. 즉 부두 노동자들은 이제 정
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경영자측이 필요할 때에 하시라도 불러서 일을 시킬
수 있게 ‘유연화’ 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증했다. 그리고 현장 활동가들은 산업
별 전국조합인 ‘운수 일반 노조'(T&GWU)에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
했다. 보수당이 개악한 노동법에 따르면 파업을 하려면 반드시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수 일반 노조'(T&GWU) 전국본부는 이
요청을 거절했다. 그럼으로써 ‘운수 일반 노조’는 노동악법을 자신의 조합원들
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다.(‘일반 노조’라 함은 숙련, 반숙련 및
비숙련 노동자들을 산업별 구별 없이 하나의 조합으로 단결시키는 조직 형태이
다. 숙련 노동자들이 직업적인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직종별로 단결하는 ‘직업별
노조’와 달리, 그리고 ‘산업별 노조’와 마찬가지로 직업상의 이해관계를 뛰어넘
어 계급적으로 광범하게 단결하는 ‘계급적 대중조직’의 성격을 가진다. 영국에
서는 노동조합운동이 직업별 노조로부터 산업별 노조로 발전하던 당시에 이러한
‘일반노조’형태가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완전하게 ‘일반적’인 노조는 많지 않
고, 하나의 산업을 중심으로 하면서 여타 산업의 노동자들도 폭괄하는 것이 보
통이다. ‘운수 일반 노조’도 이런 경우이다–역주)
지금 진행되고 있는 쟁의는 1995년 9월에 터져 나왔다. 그 당시 노동력을 실
제로 사용하는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가 아니라–고용계약의 형식상으
로–민간 용역업체인 ‘토르사이드'(Torside) 사에 고용되어 있던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낮은 임금률로 강제잔업을 시키는 데 항의하여 이를 개선하라고 요구
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전국조합의 통제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했다.(이들도 노
조에 가입하고 있었다. 다만 그 사용자가 용역업체였다–역주) 그러자 사용자측
은 이 노동자들을 즉각 해고했다.
그런데 이 파업이 진행될 때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의 정규직 노동
자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벌이는 파업의 피켓 라인(파업
에 동참하여 회사에 출근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규찰대의 대열을 말한다–역
주) 통과하여 출근하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이들 정규직 노동자들도 또한 일괄
해고되었다. 이 자발적인 파업이 있은 후 노동자들은 다시 정상 출근을 하려고
했으나, 자신들의 일자리를 훨씬 낮은 임금율로 다른 임시직 노동자들이 이미
차지해 버린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이런 일이 진행된 한참 후에 해고 노동자들 가운데 몇몇은 종전보다 더 나빠
진 조건으로 개별적으로 신규 고용계약을 맺으라는 제안을 받았다.(말하자면 사
용자측이 각개격파 전술을 쓴 것이다–역주) 그러나 해고 노동자들은 그런 비열
한 제안을 거부했다. 또 해고되기 전까지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에 고
용되어 있었던 노동자들은 거액의 해고 수당을 줄테니 해고를 받아들이라는 제
안을 받았으나(용역업체에 고용되어 있다가 해고된 노동자들은 이런 비열한 제
안에서도 제외되었다) 그들 또한 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3.2. 사용자-정부-노동조합의 3자 동맹
노동자들 자신의 조직인 노동조합(T&GWU)은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
에 대항하여 떨쳐나선 조합원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이를 지지하기를 거절하면서
단지 재정적 지원만을 제공해 왔다. ‘운수 일반 노조'(T&GWU)로서는 단체행동을
지지하는 것이 불법적이었을 수도 있다. 보수당의 개악 노동법 아래서는 ‘2차
행동’이 금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개악 노동법은 노동조합에게 편
리한 구실을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이 쟁의에 대해 결과적으
로 비조합원들(scab workers)을 충원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권위와 이익을 위협
하게 되는 사태(조합원이 줄고 이에 따라서 대내외적으로 가지는 영향력과 조합
비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역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운수 일반 노동조합’은 ‘합리적’인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공개적
으로 파업 노동자들을 비판했다. 그리고 부두 노동자들의 전 세계적인 연대활동
을 훼방하려 했다. 그러나 부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다 쟁의를 공식적으로 승
인해 줄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쟁의의 공식적인 승인을 요청하고 조
합이 이를 승인하여 ‘공인 파업’이 되면, 이를 계기로 노동조합 전국본부의 간
부들이 쟁의에 노골적으로 개입해서 이를 통제하고 끝내버릴 소지가 높기 때문
이었다. 그 밖에도 이유가 있었지만 이것이 주된 이유였다.
해고 노동자들은 사용자-정부-노동조합의 3자 동맹에 직면해야 했다. 이들은
3자가 동맹을 이루어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분쇄하려고 작정하고 있었다. 이런 3
자 동맹 때문에 최근 들어 파업 노동자들은 쟁의를 끝내라는 압박을 심하게 받
고 있다. 예컨대 해고 수당을 받아들이라거나 임시직 노동자의 자격으로 일자리
로 복귀하라거나 하는 압력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1996년 말 이래로 지금까지 해고 노동자들을 재차 고용할 수 있는 ‘노동력 고
용 체계'(labor-hiring system)를 수립하는 데 관해서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들 끝에 경영자측과 노조측은 한 경영자문회사(KPMG)
에 세부적인 계획안을 마련하도록 돈을 주고 작업을 의뢰했다. 이 계획안의 내
용은 해고 노동자 가운데 일부를, 고용기간이 보장되지 않는 극히 불안정한 고
용관계인 ‘자기-고용’으로 재(再) 채용하는 것이 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이제 노동조합이 그 발기인이 되는 가운데 노동력의 임
시직화를 한층 더 제도화하고 합법화하게 될 것이다. ‘운수 일반 노조'(T&GWU)
에 따르면 해고 노동자들은 더 이상 “피고용자”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가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용역업체인 ‘토르사이
드'(Torside)에 고용되었던 사람들은 결코 ‘머지 부두 및 항구 회사'(MDHC)의
피고용 노동자였던 것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운수 일반 노조’는
‘토르시드'(Torside)에 고용되었다가 해고된 사람들은 이 계획(MDHC와 T&GWUN가
공동으로 추진하는)의 찬성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도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
장하고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어떤 노동 형태가 노동의 미래상(像)으로서 가능하거나 바
람직한지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대개의 현장활동가
들(shop stewards)의 생각에 따르면, 부두의 경영자측은 ‘전문화’된 숙련 노동
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전문화된 노동력은 오로지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부
두 노동자들(즉 지금은 해고되어 있는)만이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
문에 해고 노동자들은 안정된 일자리에 ‘복귀’되어야 마땅하다고 이들은 주장하
고 있다.
그러나 몇몇 현장활동가들은 과거보다 훨씬 행동반경이 트인 노동을 미래상으
로 제시하고 있다.(노동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이고 노동과 직결되는 일 이외의
시간을 늘이는 것과, 작업시간 안에서도 위로부터의 규율보다 현장에서의 자주
적.자율적인 결정이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역주) 이런 전망 위에서 한 현장 활
동가는 “아무 의미도 없고, 인간의 희망을 충족시켜 주지도 못하며, 사람을 소
외시키는 형태–임금노예적인–의 노동에 푹잠겨서 자신의 인생을 써 을, 사회적 제약이나 구속이 없는 자유의사로써 선택할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지 과거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
한 투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들의 투쟁은 자신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논의의 결과가 어떤 쪽으로(과거지향 쪽인지 미래지향 쪽인지–역주) 모아
질 지는 지금으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 그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기우느냐 하는
것은, 현재와 다른 미래의 건설을 지향해서 여러 저항투쟁들을 상호 연결시키면
서 연대의 노력들을 서로 주고 받게 만드는(한 방향으로 주거나 받기만 하는 것
이 아니라–역주) 전략에 달려 있을 것이다.(즉 그러한 전략을 운동의 중심에
놓는 것과 그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성공
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단순히 예날 일터로 ‘복귀’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과거보
다 더 풍부해진 노동생활을 우리의 미래로서 전망하는 쪽으로 논의가 결론날 것
이다–역주)
4. 임시직 노동자화에 저항하고 있는 기타 쟁의들
사용자들은 고용 노동력을 임시직화하는 초기의 시도들이 어렵지 않게 성공을
거두자, 그 다음부터는 자신감을 가지고서 점점 더 과감하게 노동력의 임시직화
(casualisation)를 확대하였다. 사용자들은 때로는 파업을 고의적으로 도발하고
서 이를 틈타서 파업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그리고 파업 노동자들이 하던 일자
리를 모두 임시직으로 교체했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노동조합들
은 노동력의 임시직화에 저항하기보다는 이에 순응하고자 했다.
한편 사용자들은 노동력을 임시직화하는 공격을 함에 있어서, ‘유연한’ 노동
력은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었
다. 그러나 막상 정규직 노동력을 임시직으로 바꾸었을 때, 임시직 노동자의 고
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게 먹혔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노동자들의 저항 때문이었다.
아래에서 보다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절(節)에서 예로 든 세 건의 쟁의는
그 하나하나가, 자본측이 노동력의 임시직화를 추구함에 따라 노동운동의 전략
상에서 보편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이 어떠한 것인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대
표적인 사례들이다.(자본의 전략이 임금의 차별화 또는 정규직과 임시직의 차별
화를 통해서 노동자의 단결을 깨고, 이를 기초로 해서 노동자를 임금노예적인
노동에 속박시키는 데 있으며, 따라서 이러저러한 차별화를 뛰어넘어서 노동자
의 계급적 단결을 이루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임금노예적 노동을 극복하는 노동
의 미래상을 건설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운동전략의 관건임을 지적하려는 말이다
–역주) 그리고 예로 든 세 건의 쟁의 가운데 뒤의 두 건의 경우는 노동력을 임
시직화하려는 사용자들의 기도가 ‘공공부문’을 민영화 내지 시장화하려는 기도
와 복합되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그러한 기도가 일사
천리로 관철되지 못하고 노동자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적인 사례들이다.
4.1. 마그넷 키친(Magnet Kitchens) 공장의 쟁의
1996년 9월, 영국 북동부의 다링턴(Darkington)에 소재하는 ‘마그넷 키
친'(Magnet Kitchens) 공장에서 350명의 가구제조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이
후 해고되었다. 경영자측은 노동력의 60%에 대해서는 임금인상을 해 주겠다고
하면서, 나머지 40%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임금을 인상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
것도 4년 연속으로 이런 식으로 했다. 이렇게 해서 파업이 터져나왔고 이어서
직장폐쇄가 행해졌다. 사용자측이 파업을 유도한 것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사태가 발생했다. 노동자들의 저항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완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회사측은 경비용역을 채용해야 했는데 그 비용이 엄청났
다. 경비용역을 채용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노동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요구한
임금인상 요구액을 전부 다 들어주고도 남을 만큼 큰 액수였다. 이에서 확인될
수 있듯이 ‘마그넷 키친’의 회사측은 임금인상을 해 주지 않음으로써 돈을 아끼
는 것보다도 노동자들의 단결을 깨뜨리는 것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이다.
경영자측은 파업 노동자들을 임금이 낮은 비노조원(scabs 또는
strike-breakers : 파업 파괴 노동자들)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이 ‘파업 파괴
노동자’들은 곧 다링턴 지역사회로부터 심한 배척을 받았다. 그 후 ‘파업 파괴
노동자들’은 조금 전보다 더욱 열악한 임금으로 고용계약을 다시 체결하도록 강
요되었다. 파업 노동자들이 요즈음 이 ‘파업 파괴 노동자들’에게 깨우쳐주고 있
는 바와 같이, ‘파업 파괴 노동자들’은 ‘마그넷트 키친’ 사에 봉사하기 위해서
–다시 말해 오로지 경영자들이 자신들에게 굴욕을 더욱 더 강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자기들의 인간적 품격을 자기들 스스로가 천하게 만들었던 것이
다. 그리고 이것은 어리석기 짝기 없는 처신이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고객들에게 ‘마그넷트 키친’ 사의 제품을 구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고객의 ‘자기 이익’에 호소한 것이다. 이렇게 불매운동을 벌임에 있
어 파업 노동자들이 내건 구호는 다음과 같았다.
“고객 여러분들이 사고자 하는 고(高)품질, 고(高)가치의 마그넷트 주방기구
는 지금까지는 수년 이상의 근무 경력을 가진 3백 명의 고(高)기술 노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고(高)기술 노동자들이 없이 ‘마그넷트 키친’ 사
가 과연 종전과 같은 품질을 고객 여러분에게 보장해 줄 수 있겠습니까?”
파업이 발발한 이후 경영자측은 높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을 외주를 주
는 방향으로 작업배치를 변경했는데, 이로 인해서 고객의 주문을 받고 물건을
만들어서 납품하기까지의 기간이 더욱 길어지게 되었다. 또 제품의 품질도 더욱
불량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고객들의 불만을 사는 원인으로 되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해당 노동조합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지원을 받아 왔다. 그리
고 이 지원을 매개로 하여 전국조합은 이 쟁의를 영국 노동법이 정하는 합법성
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도록 개입하고 있다.
4.2. 힐링던 병원(Hillingdon Hospital)의 쟁의
보수당 정부는 ‘강제적 경쟁입찰 제도'(CCT : Compulsory Competitive
Tendering)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공공부문의 제 기관으로 하여금 지정된 용역
에 관해서는 이를 반드시 경쟁입찰로 외부에 발주하여 조달받도록 하는 것이었
다.
정부의 이러한 요구는 해당 공공기관들로 력들을 외부의 입찰자들과의 경쟁관계 속에 던져넣도록 조장했다. 또 노동자들
을 해고하고 하청에 돌리도록 조장했다. ‘전국 보건 서비스'(NHS : National
Health Service) 산하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쟁의는 정부가 공공부문 업무들을
민간에게 넘기고 있는 속에서 노동조합은 현장 조합원의 이해(利害)를 외면하고
사용자측의 이러한 조치에 공모하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1995년 10월, 서부 런던의 교외에 소재하는 ‘힐링던 병원'(Hillingdon
Hospital)에서는 ‘장기 근속 직’ 직원인 조합원들이 해고되고 임금이 싸고 조
합에 가입하지도 않은 ‘단기 계약직’ 직원으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이
병원에서 일해 오던 청소 및 취사 노동자들은 용역회사인 ‘팔 말'(Pall Mall)로
부터 신규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거절당했다. 병원측은 새 고용계약에서 임
금을 대폭 삭감하도록 강요했다. 또 노동자들의 잔업수당과 연금수령 권리를 폐
지했다. 나아가 그 동안 사용자가 지급하던 ‘병가(病暇) 수당'(sick pay)도 폐
지했다. 용역회사인 ‘팔 말'(Pall Mall) 또한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외국인인 아
시아계인데, 이들에게 여권을 사진복사하여 제출하라고 요구해서 인격적으로 모
욕감을 주었다.
이들 직원 및 용원들이 해고되고 나서 이들이 하던 일자리는 용역회사인 ‘팔
말'(Pall Mall)이 확보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충원되었다. 물론 이들은 저입금의
비정규직 파견근로자이다. 이렇게 하여 대체고용되어 들어온 노동자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병원 앞에서 매일 피켓팅(출근투쟁 : 역주)을 하고 있다. 사
용자의 괴롭힘과 경찰에 의한 체포와 구속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싸우고 있
다. 이들을 관할하고 있는 노동조합은 ‘공공부문 연합노조'(UNISON : 조합원 수
140여 만의 영국 최대의 노조이다. 93년에 공공부문의 여러 노조들이 통합하여
만들어졌다. 영국에서는 그 동안 노조들의 통합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역주)
인데 노조는 파업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좌절시키려고 기도해 왔으며 파업이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부득이 이를 공식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공공부문
연합노조'(UNISON)는 파업을 진정으로 지원하지를 않았다. 쟁의발생 초기에는
조합원들을 ‘팔 말'(Pall Mall)의 직원으로 채용되게 하는 데에도 또 파업을 지
원하는 노력도 별반 기울이지 않았다.
1997년 1월 ‘공공부문 연합노조'(UNISON)는 더 이상 파업을 지원하지 않겠다
고 선언했다. 그리고 파업 노동자들에게 해고수당을 받고 끝내라고 권고했다.
‘팔 말'(PallMall)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용역회사는 노동조합측과의 ‘관계
정상화’를 모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측 또한 용역회사측의 이러한 의사
에 호응하는 길을 모색했음이 분명하다. 노조측은 파업 노동자들의 자리에 ‘파
업 파괴 노동자들’로 채우는 것과 이들의 고용조건을 임시직화하는 것을 묵인하
려 했던 것이다.
노조측의 생각이 이러했던 만큼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동조합의 조직확대 계획
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었다.(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대체되더라도 사용자측과
의 협력하에 비정규직을 전부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조직은 확대된다
–역주) ‘공공부문 연합노조'(UNISON)는 명목상으로는 ‘강제적 경쟁입찰’에 반
대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힐링던 병원'(Hillingdon Hosipital) 쟁의에서 보면
그 제도로 인해 노동자들의 처지가 임시직으로 바뀌는 것을 기꺼이 수용하고 있
는 것이다.
이후 노조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던 파업수당 지급을 중단했
다. 그래서 파업 노동자들의 생계는 기부금 모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
다. 노조는 또 파업 노동자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지 못하도록 지역 및 지방
수준의 산하 조직들에게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공공부문 연합노조'(UNISON)의
부도덕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파업 노동자들은 쟁의를 계속했으며 고립화 기도를
극복했다. 이들은 영국 전역은 물론 유럽에까지 진출하여 다른 노동조합들의 여
러 피켓팅에 동참하고 나아가 각종 정치집회에도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렇게 끈질기게 진행되는 동안 용역회사인 ‘팔 말'(Pall
Mall)은 재정적인 곤란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회사를 매각하려 내어놓게 되
었다. 이 용역회사는 1996년에 사실상 아무런 이익도 내지 못하였다. 이렇게 된
것은 ‘전국 보건 서비스'(NHS)와의 용역공급 계약을 너무나 낮은 입찰가격으로
맺은 것이 주된 이유였다. 용역공급 계약은 극히 낮은 가격으로 맺은 반면에 노
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기대했던 것 만큼 낮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쟁의가 보여주듯이 노동자의 계급적인 저항은 자본가의 돈벌이 통박을 박
살을 내고 그럼으로써 그들의 “유연화-착취(flexploitation)” 전략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비록 해고된 노동자들 자신은 자기 일자리를 되찾게 되
지 못할지라도. ‘힐링던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러한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
고 있다.
4.3 ‘성인 교육'(Further Education) 대학들의 쟁의
영국의 ‘성인 교육'(FE : Further Education) 대학은 많은 사회 그룹들에게
있어서 갈수록 중요해져 왔다. 학교에서 중퇴한 지 얼마 안되는 젊은이들, 학교
교육을 더 받고자 하는 런데 1997년 봄서부터 런던 주변의 ‘성인 교육’ 산하 대학들에서 파업이 터져
나왔다. 학생과 교직원들은 학교 측의 새로운 경영계획 안(案)에 반대했다. 이
새 경영계획 안에 따르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의 고용조
건이 임시직화되고, 인원수가 감축되며, 보수가 낮아지고, 규율이 강화될 판이
었다.
예를 들어 새 경영계획은 앞으로 대부분의 수석 교사(Senior Lectures)들을
제거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오랜 강의 경력을 지니고 있
으며, 부분-시간제(part-time) 교사들과 업무상 좋은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
다. 그런데 새 경영계획은 이 수석 교사들을 전-시간제 (Full-time)관리자들로
대체할 구상을 담고 있었다.
새 경영계획은 또 부분-시간제 교사들과의 고용계약을 해지(解止)하고서 이들
이 맡아하던 일자리를 ‘교육적 강의 서비스'(ELS : Educational Lecturing
Service)라는 용역 공급기관으로 넘겨줄 생각이었다. 이 ‘교육적 강의 서비스’
제도하에서는 부분-시간제 교직원들은 공식적으로는 이 기관의 피고용자가 아니
다. 피고용자가 아니라 ‘자기-고용'(self-employed) 노동자가 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보수도 삭감되고, 고용보호 입법들에서 보장하고 있는
제반 권리들도 상실하게 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주된 동기가 바로 그런 것이
다.
새 경영계획은 여러 가지 동기를 가지고 추진되었다. 정부는 이 대학들에 대
해 학생 한 명 당 지원금액을 매년 줄여 왔다. 이렇게 정부 지원금액이 줄어듦
으로써 대학들은 재정상으로 압박을 받게 되었고 이 곤란을 타개하기 위해서 학
생수를 늘이거나 그리고/또는 직원수를 줄였다. 이렇게라도 던 수입금과 같은 규모의 수입금을 유지해 보려 했던 것이다.
경영진에서는 또 수석 교사들보다는 중간-관리자들이 부분-시간제 교사들을
더 잘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하나의 동기는 법원의 판결과 관련이 있었다. 법원은 부분-시간제 교직원들
에게 전-시간제 교직원들과 동등한 고용조건을 부여하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이
러한 법원의 명령에 대한 경영자측의 대응책으로 나온 것이 ‘교육적 강의 서비
스’였다.
그런데 교원노조에 따르면 ‘교육적 강의 서비스’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연금
기여금 납입 의무’와 ‘해고 제한 의무’를 회피할 수 있게 하는 사기협잡으로서
고안된 것이었다. 그래서 몇몇 경우에는 대학과 ‘교육적 강의 서비스’의 이사진
이 서로 겹쳐져 있다. 그래서 대학에서 ‘교육적 강의 서비스’에 강사료를 지불
하는 것은 같은 회사의 한 지점이 다른 지점과 돈을 주고 받는 것과 다름이 없
게 된다.
교사들의 파업은 ‘강제 퇴직 절대 반대’, ‘강요된 자원 봉사자 절대 반대’ 및
‘모든 교직원에게 단일한 고용계약’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교사들의 파업에
대해 학생들은 이를 지원했다. 학생들은 학교측의 새 경영계획이 실시되면 이후
학생들 자신의 교육이 개악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간파했던 것이다.
이 파업들이 있기 전에도 어떤 학급에서는 아예 교사가 없었다. 이렇게 된 것
은 학교측에서 부분-시간제 교직원들을 임시직화하고 그리고/또는 퇴직시켜 버
린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렇게 교사가 부족하게 되자 부분-시간제 교사들이 맡
아 하던 업무들 가운데 일부가 전-시간제 교사들에게 떠넘겨지게 되었다. 학생
들은 이 모든 불리한 조건들 속에서 자신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그리고 나서 임금노동자가 되고,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파업 지도자들은 ‘교육적 강의 서비
스’ 제도가 안고 있는 실행상의 모순점을 강조했다. 즉 불레어(Blair) 정부는
이전 정부로부터 ‘성인 교육’ 대학들을 확대하는 일을 인계받았는데, 이 대학들
을 ‘사회-복지로부터 열심히 일하기로’의 훈련 프로그램의 비결이 묻혀 있는 곳
으로 간주하고 있다. 블레어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실업자들에게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훈련생들이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돕고, 그게 아니더
라도 최소한 자격증이라도 따게 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 참이다.
그러나 ‘성인 교육’의 새 경영계획들은 교직원의 수를 줄이고, 그 질을 떨어
뜨릴 것이다. 그럼으로써 정부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하게 정부 프로그램의 토
대를 허물어뜨릴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의도하는 바와 실행의 결과가 서로 상
충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파업 지도자들의 논지이다.
이렇게 정부 계획들과 ‘성인 교육’의 새 경영계획들은 서로 조화되지 못하고
삐걱거리게 될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둘은 재정 운영이
라는 보다 근본적인 요소에 입각해서 상호 조화되는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성인 교육’ 대학들은 ‘성과에 의한 지급’에 점점 더 의존해 왔다. 즉
훈련받은 피교육생들 가운데 수료 후 직장을 잡는 숫자가 얼마인지에 따라서 정
부의 재정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재정지원 정책에 따라서 대학들
은 재정 조달이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자기 교직원들을
임시직화하도록 몰리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학교가 결합해서 해서 노동력의 임
시직화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성인 교육’의 교과 과정을 직업교육
중심으로 바꾸고, 표준화하고, 시장화하는 경향, 즉 기왕에 진행되어 오던 경향
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정부와 대학 당국이 연계된 가운데 일이 잘못된 방향으
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5. 장래의 전망 : 많은 세계들을 아우르는 저항을 향하여
맹아적인 동맹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저항운동들은 여전히 파편
화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열망들을 표현해 주거나 자기들 서로간의 차이들
을 상호 이해하게 해 줄 공통의 언어를 아직 가지지 못하고 있다. 거세게 밀려
오는 신자유주의의 공격에 저항함에 있어서 저항세력들의 단결은 이처럼 아직
취약하기 그지없는 상태이다.
영국에서 저항운동들을 상호 연결시킬 전망은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유럽의 여타의 나라들에서도 ‘유연화-착취’를 속속 채택하고 있는데, 영국의 경
험은 이들에게 어떤 참고가 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열망들을 모두 아우르고,
많은 분야들을 포함하고, 현재와 다른 대안적인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실질적
인(형식적인 것이 아닌) 단결은 어떻게 하면 이루어낼 수 있을까?
5.1. 영국에서의 전망 : 저항운동들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양한 활동가들이 서로의 투쟁을 지원하기 시작했
다. 단지 형식적으로 ‘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물망을 형성하고, 상호 일체
감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안정된 ‘고용’으로부터 쫓겨나 한계화(限界化)되면서
노동자계급의 파편화된 조각들이 저항의 그물망으로 자신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또 필요하면 갖다 쓰고 용도가 끝나면 내다버리는 임시직 임금노
동자로 전락해 버린 굴욕적인 현실에 직면해서, 그같은 “임금노예적-노동의 울
타리 밖에서 이루어지는 연대 활동”들을 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조건으로 “노동에 복귀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는 동료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비록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노동을
제공하는 곳이 있을지 그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희망
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저항 운동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맹아적인 동맹을 맺도록 만들었다. 그
리고 바로 이 저항들이 아마도 사람들로 하여금 종래에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정치적-경제적 정체성을 뛰어넘어서 서로 동맹하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이와 같은 사태 발전은 ‘노동자 주의'(Laborist) 기구들의 이데올로기(상품
판매자로서의 임금 노동자의 정치.경제적 이익 추구에 국한되는 이념을 말한다.
조합주의보다는 다소 넓은 시야이나 민중연대로 나아가지 못함으로써 여전히 시
야가 제한되고 따라서 변혁지향성을 갖기 어렵다–역주)와 상충할 요소를 함축
하고 있다. 노동자주의 기구들은 노동은 본질적으로 신성하다는 관념을 가져 왔
다. 즉 ‘노동의 존엄성'(또는 심지어는 일할 도덕적 의무)을 이상화(理想化)해
왔던 것이다.
그러한데도 많은 좌파주의자들은, 연대 행동을 조직함에 있어서, ‘구 노동
당'(블레어의 노동당 이전의 노동당을 지칭한다–역주)과 노동조합들에 대해 노
동자정당과 노동조합은 이러이러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온 자신들의 당위
론적이고 “환상적인” 생각을 여전히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그들은 또한 파
업 노동자들이 잃어버린 일자리를 되찾는 데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다. 마치 옛
날의 일자리로 되돌아 가는 것만이 유일무이하게 값어치 있는 성과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그 일자리가 어떤 조건의 일자리인지 따져묻지 않고서–역주)
이처럼 에 “유연화-착취”에 맞서는 저항을 전면화하고, 해고된 노동자들 자신의 힘을
강화하고, 하는 데 기여할 유용한 기회들을 놓치고 있다.
저항은 ‘자격'(credential)의 수사학(修辭學)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 ‘자
격의 수사학’은 양날을 가진 칼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자가 흔히 노동과정으
로부터 전통적인 기술들을 이렇게 저렇게 고안해 내려고 있듯이(첨단기술이나
질적으로 새로운 기술로써 노동과정을 혁신하려 하지 않고–역주), 해고 노동자
들은 이전에 자신이 행하던 노동에 대해서 그것을 변혁시키려고 하기보다 그것
이 지닌 집단적인(‘특정한 노동자 집단의’라는 의미이다. 개인적인 것과 대비되
는 의미에서 강조하고 있다–역주) 사회적인 가치를 고수하겠다는 주장을 반복
하려 하고 있다.(숙련 노동자들 집단이 고품질의 가구를 만들어 제공한다고 하
면서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주장하고 있는 ‘마그넷 키친’ 노동자의 경우가 이런
예에 해당한다–역주) 노동자가 이렇게 하는 것은 능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
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자격의 수사학’ 또는 ‘전문가/기술’의 수사학은 개념상으로 노동자를
각기 전매특허권을 가진 존재로 서로서로 구분되게 한다. 그리고 공인된 자격을
더 많이 구비하도록 경영자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우리들로 하여금
그 요구에 복종할 수밖에 없도록 무방비 상태로(논리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역주) 만들어 버릴지 모른다.
역설적이게도 해고 노동자들은(그리고 몇몇 지지자들은) 여전히 ‘일자리’를
요구하거나 ‘일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일’한다는 것이 인간을 모욕하는 것
으로, 그리고 우리들 모두에게 한도 끝도 없는 의무로 뒤바뀌어 버린 신자유주
의 시기에도 여전히 해묵은 가락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저들은 예를 들어 잔업, ‘노동
을 강요하는 복지 제도’,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연수 과정’ 등 가지가지로
우리들을 일하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동안 해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인간적 존엄성
을 되찾게 해 주는 정치적인 ‘일’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정치-용어를 갖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은 인간적 존엄성을 되찾게 해 주는 정치적인 ‘일’을 이미
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 많은 환경주의자들과 ‘노동을 강요하는 복지’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일하는 것은 얼간이 짓이다(Fuck work)!’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가
운데 몇몇은 노동조합이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게 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거나
심지어 노동자 위에 군림하여 규율을 강제하는 것을 몸소 체험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쉽게 그렇게 극단으로 나가고 있다.
그들은 임금노예적인 노동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거의 느끼지 못했기 때
문에 임금노예적인 노동만이 아니라 노동이라는 것 자체를 본질적으로 즐겁지
않은 활동의 영역, 즉 인간소외의 영역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심지어는 노동은
본질적으로 부도덕한 것이라고 간주하기까지 하고 있다.(그러나 임금노예적 노
동을 적게 하자면 이치에 닿지만 모든 종류의 일을 적게 하자고 한다면 게으른
베짱이가 되자는 이야기가 되고 말 것이다–역주)
‘노동자 주의'(Laborist)적인 노동조합 운동과 극단주의적인 ‘환경주의
자'(Environmentalist)들 사이에는 이처럼 커다란 간격이 가로놓여져 있다. 이
간격을 메꾸기 위해서 몇몇 활동가들은 ‘일을 더 적게 할 일시키는 요구로서 정식화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구호는 전형적으로 절충주
의적인 것인데, 이 구호는 “우리들이 ‘일’이라고 말할 때 무엇을 ‘일’이라고 생
각하고 그런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뜻하는 바가 전혀 달라질 수 있는 치명적
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절충주의적인 구호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
답을 회피하고 있다.
우리들은 지금 블레어(Blair)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정착시킨 보수당 메이저
(Major) 정부의 업적(대처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도입한 업적의 연장선에서–역
주)을 기초로 있다. 1997년 5월 선거가 있기 이전에도 ‘신 노동당’은 “유럽에서 가장 반(反)
노동조합적인 영국의 노동관계법들”에 대해 이것을 손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
다.
또 노동당은 선거에서 공약을 별로 많이 내세우지 않았지만, 내건 공약들의
대다수가 유감스럽게도 우리 노동자와 노동운동을 위협하는 것들이다. 예컨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장하겠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서 영국이 세계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이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 노동당의
공약에는 또 ‘사회-복지로부터 일하기로’ 프로그램에 동참하라는 제안을 거부하
는 실업 청년들에 대해서는 사정 여하를 불문하고 ‘소득 지원'(사회보장비를 급
여함으로써 개인의 소득을 보태주는 것을 말한다–역주)을 철회하겠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또 고용될 수 있는 요건을 구비하는 것,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을 갖추는
것, 연금을 받을 자격을 갖추는 것 등에 대해 ‘개인의 책임’을 높이겠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또 길거리를 떠도는 집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절대 불관
용'(zero tolerance)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하고 있다. ‘무능력한’ 교사는 전원
해고하겠다고 하고 있다. ‘실패하고 있는 학교들’은 폐쇄하겠다고 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 설사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더라도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노동을 강요하는 복지’ 계획에 의해 밑뿌리가 침식되게 하려 하고 있다. 설사
최저임금제가 실시된다고 해도 이 ‘노동을 강요하는 복지’ 계획이 실시되어 버
리면, 청년들은 최저임금제에서 정해진 것보다 임금이 더 낮은 ‘의사 고용’으로
더욱 더 내물리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할 때 최저임금제가 의미를 가질 수
없음은 불을 보듯 하다.
신 노동당은 지난 두 해 동안 공공연히 신자유주의적인 의제(議題)를 발전시
켜 왔다. 그런데도 좌파 그룹들은 대체로 ‘활동가의 희망에 의거한 사고(思考)’
에 매몰되어 있다. 고작 블레어 정부에다 이러저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는 청원
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신자유주의의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어떻게 우리
자신을 방어할지에 대해 어떠한 전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형편이니 ‘대
항-권력’을 만들어낼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좌파 그룹들과 좌파적 사회운동들은 범유럽적인 저항운동에서 고립되어 살
아온 자신들의 풍토병적인 편협성을 아주 최근에 들어서 겨우 극복해 나가기 시
작하고 있다. 영국의 좌파는 이런 수준이다.
5.2 유럽 차원의 전망 : 유럽은 영국에서 ‘유연한’ 모델을 수입하고 있는가?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 1993년 11월 마스트리히트 조약으로 유럽공동
체에서 유럽연합으로 되엇다–역주)은 노동을 유연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
시킬 정책들을 수용해 왔다. 유럽연합은 임금인상 압력과, 정부 예산 적자와,
인플레이션을 저하시키는 데 있어 노동시장에 대한 탈(脫)규제를 핵심적인 요소
라고 간주하는 정책방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조치들을 유럽통화동맹
(EMU : European Monetary Union)을 위한 ‘수렴의 기준'(여러 나라들을 유럽연
합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 나라별 차이를 좁히는 것에 관한 기준인데,
실은 신자유주의적 기준에 맞추어 일치시키려는 것이다. 그렇게 일치시킴에 있
어서 적용되는 기준을 ‘수렴의 기준’이라 한다–역주)을 충족시키는 데 꼭 필요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포르투갈의 사회주의 정부는
‘연간 노동 시간제'(annualised hours : 연간 단위의 변형 근로 시간제이다),
일시적(temporary) 고용계약, 다기능 등을 추구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프랑스의
공공부문 노동자들 역시 일자리에 대한 보장을 상실해 가고 있다.
더구나 유럽연합의 주요 나라들은 ‘노동을 강요하는 복지’ 형(型)의 제도와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와 정책들은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와
정책들의 근본을 침식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는 사회복지 급여금 수령자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도록 요구받는 사람의 비중을 점차 높여 왔으며, 지금도 계속 그
렇게 하고 있는 중이다. 독일은 실업자를 취업대상으로 해서 정상-이하의 임금
을 받는 일자리들을 새로이 창출하는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실업자들은 이런
일자리라도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부는 이들로부터 실업
급여금을 수혜하는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이렇듯 영국의 “유연화-착취” 모형은
범유럽연합 차원에서 속속 추진되고 있다.
주지하듯이 1990년대 중반기 동안에는 전 유럽에 걸쳐서 ‘마스트리히트 조
약'(Maastricht Treaty)에 관해 열띤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 이 당시 마스트리
히트 조약에서 ‘사회 헌장'(Social Chart)을 채택하기로 했다는 점이 이 조약을
받아들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노동조합들과 사회민주
주의 정당들은 ‘사회 헌장’과 연계되어 있는 조치들 즉 부분-시간 노동자에 대
한 동등한 권리의 보장, 가족휴가 제도, 피고용자와의 협의 제도, 노동시간에
대한 제한 등의 조치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그 긍정적 의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1997년의 시점에 이르면서 유럽연합의 주요 국가들 몇몇에서 실시되고 있는 노
동보호 조치들은 ‘유럽 통화 동맹'(EMU)을 체결하려는 계획에 의해 그 밑뿌리가
침식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고용-보호 조치들이 사용자들에 의해서 교묘하게 따돌려지고 있다. 예
컨대 영국에서는 하청에 대한 규제 조치와 비공식(탈법적인) 잔업에 대한 규제
조치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종합하면;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유연화-착취”
전략을 촉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사회 헌장’이 발휘할 수도 있는 긍정적 역할
마저도 그 뿌리에서 침식해 버리고 있다. 그리고 ‘사회 헌장’을 신자유주의 정
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장식용품 내지 변명으로 격하시켜 버리고 있다.
화-착취” 전략의 물질적 효과는 자본의 권력이 노동자에게 얼마 만큼이나 규율
을 부과할 수 있느냐 하는 데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그 효과는 또 한도끝도 없
이 일하도록 강요하는 것에 대해 노동자들이 저항하는 ‘대항-권력’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데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자본의 “유연화-착취” 전략에 맞서는 노동자의 대항-전략은 ‘일자리’
를 달라고 요구하고, ‘완전 고용’을 요구하고, ‘일할 권리’를 요구하는 등의,
좌파의 전통적인 요구들을 넘어서는 것이 되어야만 비로소 실효성이 있을 것이
다. 이렇게 볼 때 ‘많은 세계들’, ‘많은 영역들’,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고 또 ‘많은 미래들’을 향한 많은 열망들을 표현해 주는 저항운동, 즉 참다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참다운 저항운동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보다 상상력 있는
언어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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