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내가 지 꼴리는 대로 쓰는 컬럼]
깡패보다 더 막가파적인 노동자·민중으로부터 무엇을 배울까?
기아 자동차에서 일하는 하상수씨는 곧 죽어도 불법파업은 정당하다며 울대를 켜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는 “싸워야 살맛이 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삶이 보는 창, 99, 6, 22) 하지만 인간백정인 깡패도 싸움에서 살맛을 느끼지는 않는다.
국민회의 중앙당사 점거 단식농성 및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덕부진흥과 한국후꼬꾸 노동자들이 단식 8일째(7월 8일)에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한광수사무장이 탈진, 백병원에 실려간 것이다. 그는 97년 8월에도 명동성당에서 30여일의 단식을 전개한 바 있다. 또 앞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사무노련 소속의 김득의씨는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다. 둘다 지금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 앞에 필자는 깡패가 단식농성을 벌였다는 역사적 사례를 찾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과거 깡패들의 두목인 전두환이 옥중단식을 좀 했으나 그것은 숙변을 제거하고 성력을 왕성하게 하기 위한 건강차원이었다고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왜냐하면, 정의로운 단식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데 깡패들은 그만한 명분과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위험천만한 노동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삼성시계 해고자인 김용희씨다. 노숙 단식투쟁을 하다 구속된 지 40여일이 지난 그의 인생은 너무나 파란만장하여 쉽게 설명할 수가 없다. 민주노조를 건설하려다 해고, 이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가출, 아직도 생사도 알 수 없고, 가정은 파탄난 – 이건희가 만들어 낸 최악의 인생 중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실상 어떤 깡패도 이런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엄두를 못 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소개할 사람은 깡패들의 위치와 본질을 확연하게 밝혀내는 동시에 깡패들에 대항하는 최선의 방식이 무엇인지 확실히 가르쳐 줄 행동을 보여준다. 바로 윤창녕씨다.
대전역 지하도에서 허리띠, 라이터 등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1급 장애인인 윤창녕씨는 7월 6일 야만적 노점단속이 있자 분신을 기도했으나 무산되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7일 또다시 단속이 있고, 끝내 철거를 당하고 만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삼킨다. 마침내 동구청에서 무차별적인 노점상 단속에 항의,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분신을 하기에 이르고…!!
이제 모든 것은 분명하다. 용가리는 김대중이고, 쏘가리는 총자본, 쪼가리는 공무원과 공권력, 밑가리(똥 쌀 때 밑을 닦는 종이)는 구사대와 조직폭력배라는 그것이다. 노동자·민중 같이 선량한 자들이 왜 불의에 항거해야 하는지는 이 세상이 가르쳐 준다. 저들과 맞짱을 떠서 이기기 위해서는 저들보다 더 무서워져야 한다는 것, 저들보다 더 의지가 강해야 한다는 것, 저들보다 더 깡다구가 세야 한다는 것을 깡패보다 더 막가파적인 사람들은 온몸으로 이야기해준다.
서두를 장식했던 하상수 씨는 이렇게 고백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싸움밖에 없다. 그래야 살 것 같다. 내 일자리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노동으로밖에 살 수 없는 노동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투쟁한다.>
수원시 정자동 한양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주공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무제한적 착취를 당하고있는 노동자들은 이렇게 결의한다.
<우리를 일만 하는 우둔한 소로 알고 있는 자들에게 우리가 결코 우매한 소가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고 싸움도 할 줄 아는 진정한 노동자임을 보여줍시다!>
이상의 글은 우리 노동자는 폭력집단에 결코 굴하지 않고, 나아가 그들보다 한 수 높은 차원에서 저항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쓰여졌다. 진지한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민중들과 함께 연대의 깃발을 올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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