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고려대의료원 등 전국 14개 종합병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준에 못 미치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11일 서울대병원 등 전국 25개 주요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카톨릭성모병원 등 모두 14개 병원에서 32건의 위반사실을 적발하고 자율개선명령을 내렸다. 이들 병원은 자율개선 기한인 이달 말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게 된다.

위법사항을 유형별로 보면, 연월차·생리휴가 미부여 또는 수당미지급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간외근로나 휴일근로 등에 대한 수당미지급(6건), 부당한 근로조건 계약(3건), 유급주휴 미지급(3건), 퇴직금제도 미설정 또는 기준미달선정(3건), 4대보험 미가입(3건) 등이다.

카톨릭성모병원은 비정규직 83명 중 60명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았고, 고려대의료원은 임금(시간급)에 주휴·월차·생리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부당하게 근로계약을 하면서 연차유급휴가는 1년에 3일만 부여했다. 동아대 병원은 연월차·생리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경북대병원은 노동자 동의없이 시간외근로 및 휴일근로를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연월차휴가를 수당화하여 휴가청구권을 아예 박탈했다.

길병원은 직원의 26%인 비정규직(406명)에 대해 연월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원광대병원은 비정규직을 상여금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광주 기독병원은 노동부 인가없이 여성노동자를 야간근로시켰다.

반면 서울대병원, 이대부속병원, 청구성심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동인 병원, 경상대병원, 동국대병원, 인천의료원, 남원의료원은 별다른 위반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의 근로시간·휴일 등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으나 임금은 정규직의 87%, 상여금은 61%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합병원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IMF 전인 97년에는 정규직의 6.5%(1,559명)에 불과했으나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이번 조사에서는 정규직의 9.6%(2,193명)로 증가했다.(표 참조)

노동부 관계자는 “종합병원 실태조사를 계기로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다른 병원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법정근로조건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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