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올림픽대교 고공농성 44일만에 마무리

"눈 하나 깜짝않는 정권... 본격적인 현장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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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대교 밑 고수부지에서 집회를 마치고 농성자를 맞이하러 가는 조합원들


  올림픽대교 주변은 기자회견을 통제하려는 경찰들이 북적여 혼잡을 빚었다.

건설노조 공안탄압 중단과 ILO권고안 이행,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월 31일부터 75미터 높이 올림픽대교 주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세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13일 농성을 자진 해산했다.

소식을 접한 건설노동자 100여 명은 오전 10시부터 올림픽대교 밑에서 결의대회를 가진 후 올림픽대교까지 행진, 농성을 접고 내려오는 이들을 맞이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제지해 일정이 한 시간여 지연됐다. 건설노조 측은 당초 관할 경찰서를 통해 올림픽대교 한 차선을 확보해 기자회견을 갖기로 합의했으나, 주탑 밑 현장에는 경찰버스 10여 대가 배치돼 있었고 전경들이 조합원들을 막아 마찰을 빚는 등 경찰의 과잉 대응이 물의를 빚었다.

예정시간인 11시보다 한 시간 가량 지연된 시간에 올림픽대교 중간 주탑 밑에 도착한 조합원들은 탑 꼭대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농성자들이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격려했다. 농성자들이 탑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은 계단이 탑 기둥 내부에 있는 관계로 보이지 않았으며, 조합원들은 이들의 쇠약해진 체력을 염려하며 20여 분이 넘도록 마음을 졸였다.

  농성자 가족이 주탑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계단을 통해 내려와 올림픽대교로 올라오고 있는 김호중 의장


주탑 기둥 밖 계단을 타고 세 명의 농성자들이 조합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올림픽대교 중간에 도착하자 가족과 조합원들이 환호하며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44일만에 농성을 해산한 김호중 건설산업연맹 토목건축협의회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포항에서 하중근 열사를 백주대낮에 때려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노무현 정권이 올림픽대교 고공농성장의 동지들이 죽어나간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사실과 일반 대중들에게 건설노조 활동이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질적으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 중단되려면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을 해야 하기에 지금부터 본격적인 현장투쟁과 대중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농성 철회의 배경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세 명의 농성자들은 경찰 차량을 이용해 인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경찰에 자진출두해 오후 5시 30분경 김호중 의장, 허근영 지회장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그러나 임차진 조합원은 고공농성 이전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수원지검으로 연행됐다.

  동지들과 얼싸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임차진 조합원

  허근영 남양주지회장이 오랫만에 만난 딸아이를 안아올렸다.

  "이제 현장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투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