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노동운동 결합 절실”

철폐연대, 노동조합에서의 여성교육 방향 밝히는 토론회 열어

특수도 아니고, 소수도 아닌 여성노동자

3월 8일이나 되어야 여성노동자의 문제가 중심에 서는, 선거시기가 되어야 한 번 논의되는 할당제를 비롯한 여성주체의 문제,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여성교육과 그나마 성폭력 사건이 터져야 전 조합원에 이뤄지는 반성폭력 교육, 그리고 반성폭력 교육에만 멈추는 여성교육, 성폭력 사건 해결 기관이 되어 버린 노조 내 여성위원회와 여성국, ‘계급관계=보편=상위’이지만 ‘여성문제=소수=특수’인... 노조 안의 여성의 현실이다.

하지만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소수도 아니며, 특수도 아니고, 그저 기념일이 되면 여성의 목소리를 기념하면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중 여성노동자 비율 70%, 일과 가사의 양립을 요구하며 가사노동을 사회화 시키지만 그 일은 또 다시 저임금 노동으로 여성에게 돌아오는, 여전히 부차적 노동으로 취급당하는 여성노동. 70년 대 여성노동자들이 알몸 시위를 했다는 역사책의 한 페이지가 2007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이것이 현실이다.

노조에서 여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가운데 ‘노동조합에서 여성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진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철폐연대)는 7일, 민주노총에서 토론회를 갖고 노조 내 여성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지현 철폐연대 사무처장은 노조 내에서 여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하는 이유로 “여성조합원을 조합원이라는 하나의 권리주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꼽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미비 △여성 교육에 대한 교육 시간 확보 부족 △여성이 많은 곳에서의 문제인 양 인구 통계학적인 접근에 그치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지현 사무처장은 “여성노동자로서 또는 노동운동이 페미니즘과 어떻게 결합해야 할 것인가의 관점 속에서 교육주제를 선정하고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비정규직에서도 여성이 더 많고 빈곤층도 여성이 더 많은데, 많다는 것도 심각하지만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의 양상이 모든 사람에게 직면해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성폭력 해결 등 실용주의적 접근 아닌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의 결합“

토론회에서는 철폐연대에서 준비하고 있는 ‘여성노동 교안 작성’ 작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철폐연대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노동자 교육은 점점 체계화되고 지속되고 있으나, 여성의 문제는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조건으로 인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여성문제 관련해 운동 사회 내의 문제의식을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교안을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라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문설희 철폐연대 교육부장은 교안작성 사업에 대해 “노동운동진영이 여성의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라며 “신자유주의가 여성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노동운동은 위기가 아니라 파산상태가 될 수도 있다”라고 여성노동 교육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여성문제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 하는 것 등으로 연결되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넘어,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의 결합을 통해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운동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철폐연대에서 준비하고 있는 교안에는 △신자유주의와 여성 △여성노동자와 노동권 △여성노동자와 노동조합 △여성노동자와 노동법 개악 투쟁 △여성노동자와 페미니즘 등을 핵심 내용으로 노무현 정권의 여성정책을 비판하고, 페미니즘과 노동운동의 만남의 중요성 등이 담길 예정이다.

철폐연대는 이를 위해 오는 5월 중에 여성교육 교안집을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며, 교육 작성 후에는 워크샵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이런 교육시스템의 고민을 확장시키기 위해 ‘여성교육 네트워크’를 제안해 지속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틀을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