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전화가 한 통 왔다. “이소선 어머니가 할 말이 너무 많으셔서 인터넷에 올리고 싶다고 하신다”라는 것이었다. 기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리가 아파 집에 계신 이소선 어머니는 24시간 내내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금속노조 파업은 불법파업”이라는 보도에 단단히 화가 나신 모양이었다. 어머니는 기자가 전화를 걸자마자 “내가 숨이 막혀서 살 수가 없다. 너무 숨이 막혀서 안정제를 먹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이라도 달려갈 수 있으면 가는데, 다리가 아파서 방에서 안절부절 하고 있어. 신문에 얘기하면 실어주겠어? 지금부터 내 얘기 그대로 듣고 잘 써줘. 그거 국회의원들도 볼 수 있는거지?”
“경제는 노동자들이 살렸잖아. 노무현 대통령은 왜 안 들어”
이소선 어머니는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에도 전혀 귀를 열지 않는 노무현 정부에게 쓴소리를 했다.
▲ 이소선 어머니/참세상 자료사진 |
“노무현 대통령은 또 자기편으로 대통령 뽑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선거법 관련해서는 그렇게 싸우면서 왜 근로기준법은 안 들여다 보냐고! 법은 만민에게 평등하다고 했잖아. 근데 왜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는거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저렇게 울부짖잖아!”
“경제를 누가 살렸어. 노동자들이 피 흘리고 땀 흘려서 이나마 먹고 살 수 있게 만든 거잖아. 가장 귀중한 사람들이 노동자인데 짐승만도 못하는 취급을 하고 있어. 짐승도 짖으면 목이 말라 그런가, 배가 고파 그런가 주인이 살펴보잖아. 근데 왜 노무현 대통령은 노동자들 목소리 안 듣는 거야“
이소선 어머니는 노무현 대통령이 요즘 선거법 논란에 대해서는 “이제 하나하나 선관위에 물어보고 말 하겠다”라고 하며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에는 콧방귀도 안 뀌는 현재가 너무나 답답하셨던 것이다.
“한미FTA는 모든 사람에게 직접 연관된 문제”
이소선 어머니는 금속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도 “왜 한미FTA가 직접 연관이 없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고 말했다.
“한미FTA 문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직접 연관이 있는 문제야.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나서서 파업하려는 거지. 경제를 살리자며. 경제는 누가 살리는 거야. 노동자들이 일해서 만드는 거잖아. 노무현 대통령은 노동자들 다 잡아 가두면 경제가 살려진다고 생각 하는 거야? 대통령 뽑는데 쓸 정신 있으면 경제 제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들 요구를 최소한이라도 들어줘야 할 것 아니야”
“대통령이랑 국회의원은 그저 대통령 뽑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노동자들 죽어가는 건 눈에 안 들어오지? 기업주가 파업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나면 가압류해서 노동자들 또 죽이고. 기업주가 노동자들이 번 돈 다 가지고 가니까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 아니야! 이건 법도 아니고 나라도 아니라니까. 제발 뭐가 정말 옳은 것인가 빨리 판단하란 말이지”
▲ 참세상 자료사진 |
“노동자는 하나고, 단결해야 하는 것”
파업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노동자들에게도 “힘내라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격려 했다.
“노동자는 하나가 되고, 단결해야 하는 거야. 그렇게 끝까지 투쟁 안하면 영원히 노예가 되는 거니까 말이지”
“금속노조 어느 사업장인가 조합원 인터뷰 하는 것 봤어. 어떤 사람은 파업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들도 반성해야해. 함께 싸우지 않으면 노동귀족 되는 거야. 옆에 동료가,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리고 파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똑같은 노동자가 파업에 반대하면 안 되지. 그러면 진짜 노동귀족 되는 거야”
“내가 다리 다 나으면 전국 방방곡곡 다니면서 다 파업하라고 할거야. 안 그러면 살수가 없으니까. 나 하나 잡혀가면 되잖아. 80살 먹었는데 감옥에서 죽으면 어때”
이소선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이 저 높은 곳(!)에 계신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잘나신 국회의원들에게도, 파업을 하고 있는 현장에도 울려 퍼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