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정규직화 쟁취" 사무금융 간부 구속결단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 30미터 철탑서 4시간 고공농성도

최근 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에 대한 총력 지원을 결의한 바 있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20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사무금융연맹 간부 구속결단 총력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사무금융연맹 조합원들을 비롯해 뉴코아-이랜드노조, 한국합섬노조, 기륭전자분회 등 총 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날 오전에는 코스콤비정규지부의 한 조합원이 여의도에 있는 30미터 CCTV철탑에서 '직접고용'과 '폭력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고공농성을 4시간 동안 벌이기도 했다./안창영 기자

이에 앞서 오전 7시 50분경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 이 모씨가 여의도 KBS별관 앞 여의교에 있는 30미터 높이의 CCTV 철탑에 올라가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 조합원은 철탑 위에서 "고용을 보장하고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4시간 여 고공농성을 벌이다 10시 50분경 김창섭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의 설득으로 철탑에서 내려왔다. 이 조합원은 곧바로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결의대회 대회사에 나선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살아왔고 그나마 해고의 불안에 떨지 않았으면, 직접 고용됐으면 하는 소망만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렇게 큰 요구인가"라며 "이들의 절절한 요구를 노동자들이 받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은 없다"고 단언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도 결의대회에 참석해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심상정 의원은 "코스콤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면서 언젠가 공권력이 사태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시장을 독점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늘려가는 몰지각한 행태를 버리고 사회적 문제에 솔선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의원은 오는 10월 예정된 재경부 국정감사와 관련, "민주노동당 차원에서 이번 국감을 '비정규직 국감'으로 삼아 재경부에 이 문제를 엄중히 따질 것"이라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증권거래소 로비에서 농성 중이라 왕래가 쉽지 않은 황영수 코스콤비정규지부 지부장을 대신해 연설에 나선 심우현 코스콤비정규지부 교육국장은 "파업 2주차에 접어들며 용역, 경찰과 문을 걸어잠그고 대치하고 있어 조합원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동지들의 많은 연대에 힘이 나고 승리할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코스콤 사용자들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 투쟁할 것 △코스콤 비정규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법 전면 재개정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구속결단 총력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 등을 결의했다.

이후에는 '폭력경찰', '불법파견', '위장도급', '비정규악법'의 글씨가 적힌 조형물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갖고 증권거래소 앞 화단에 천막을 설치,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중인 코스콤비정규지부를 방문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증권거래소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 병력이 이를 가로막는 통에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정원 기자

  집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이 농성중인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들어가지 못했다./이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