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배출한 '스타' 중 한 명인 노회찬 의원이 5일 탈당을 선언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동당은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자신의 존립 의의를 부정했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이 줄줄이 부결된 지난 3일 임시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삼척동자도 다 아는 17대 대선결과를 '참패'가 아니라 '실망스런 결과'에 불과하다고 수정했고, 당원들의 신상정보와 당 기밀을 북측관계자에게 전달한 행위에 대해 제명결의하자는 안을 부결시켰다"며 "제대로 된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에서 다수 노동자, 서민들이 민주노동당에 대해 내린 냉혹한 평가에 대해 '그 정도에 기죽지 말자'는 오만으로 화답했다"며 "노동자, 서민의 상식에 입각해 당을 운영하라는 소박한 요구는 '동지에 대한 의리'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묵살되었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두개의 진보정당이 존립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 내부문제를 감싸 안으면서까지 발버둥쳤던 저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며 "조직보존 논리에 갇혀 병폐를 묵인해온 과거와 결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진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의 혁신을 바라는 전국의 당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8년 전 약속했던 제대로 된 진보정당을 국민여러분께 돌려드리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며 "민주노동당의 창당 정신을 새로운 시대적 가치와 접목시키면서 민주노동당의 성과를 계승시켜가겠다"고 조승수 전 의원 등이 진행하고 있는 진보신당 창당운동에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노 의원은 거취 문제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심상정 의원에 대해서는 "함께 헤쳐나 갈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