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비상대책위원회의 당 혁신안이 임시당대회에서 부결된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평등파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탈당이 가속화되며 본격적인 분당 국면에 들어섰다.
5일 오전 노회찬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서울지역 전현직 지역위원장 및 총선후보 20명도 "민주노동당은 죽었다"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전 대변인과 김현우 강남구 위원장 등 당내 평등파 인사 2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동당 자주파는 대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거부함으로써 자멸의 길로 들어섰다"고 자주파를 맹비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심상정 비대위의 변화와 혁신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지켜보던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아무리 심각한 해당행위를 해도 국가보안법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당이 어떻게 노동자와 서민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탈당 후 진로와 관련해 "한국사회에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 만들어보겠다고 온갖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의 열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실망과 좌절을 넘어 진보정치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물줄기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평등파의 '도미노 탈당'으로 당 외곽에서 조승수 전 진보정치연구소 소장 등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진보정당운동'의 신당 창당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탈당 선언 기자회견 명단에는 김현우 강남구 위원장, 박치웅 강동구 위원장, 박용진 강북구 위원장, 최선 강북구 구의원, 이봉화 관악구 위원장, 김웅 관악갑 총선후보, 신장식 관악을 총선후보, 서웅석 구로구 전 위원장, 홍준호 구로구 전 구의원, 김의열 노원구 위원장, 표은태 도봉을 전 위원장, 김학규 동작구 위원장, 정경섭 마포구 위원장, 정현정 서대문구 위원장, 박창완 성북구 위원장, 민동원 양천구 위원장, 정태연 은평구 위원장, 이선희 종로구 전 위원장, 최현숙 종로 총선후보, 최은희 서울시당 부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