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 사측의 어제(18일) 교섭도 별 성과 없이 마무리 되었다. 이에 내일(20일) 04시로 예정되어 있는 파업이 그대로 진행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노사는 오늘(19일)도 오후 4시부터 서울 용답동에 위치한 교육문화센터에서 막판 교섭을 진행한다. 파업전야제는 오늘 오후 7시부터 서울 용답동 군자차량기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측, 절충안커녕 기존 입장 반복만
노조에 따르면 어제 교섭에서 서울메트로 사측은 합의안을 들고 나왔다. 합의 타결을 위해 들고 나온 최종안이었지만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한 것은 없었다. 사측의 합의안은 현재 노사의 핵심 쟁점인 외주화와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에 대해서 이미 완료된 부분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명시할 것과 단체협약의 고용안정과 조합활동 보장, 노동조건 저하 금지 부분 등에 대해 삭제 또는 완화 할 것, 단체협약의 유효기간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일방적 구조조정 추진에 대해서는 사실상 노조의 동의를 강요하고, 단체협약은 대폭 삭제 또는 후퇴시키는 안을 제출해 교섭위원들이 반발했다”라고 전했다.
사측이 물러섬 없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교섭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 결국 자정을 넘긴 시각, 종료되었다.
이 교섭에서 노조는 △이미 진행된 외주위탁 부분의 원상복귀와 추후 노사 간 충분한 협의 후 진행 △열차 안전 점검 등 업무 개선은 단체협약을 존중해 노사협의로 실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 등 중징계 원상회복 등의 내용을 담은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조는 오늘 있을 교섭에서도 사측이 입장을 고수할 경우 파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마지막 까지 원만한 타결을 위한 성실교섭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어제(18일) 교섭과 같은 태도를 사측이 고수하는 한 파업 돌입은 불가피 하다”라고 밝혔다.
“경제난 운운하기 전에 부패와 검은 돈 잔치로 배불리는 행태 엄정 대처해야”
한편, 운수노조 철도본부와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에 “경제난에 왠 파업”이라는 논리가 팽배하자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는 입장을 냈다. 서울메트로 사측도 교섭 자리에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파업을 자제해야 한다”라는 말을 반복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논리로 “불법 파업은 엄담하겠다”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서울지하철노조는 강경호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금품 수수로 구속된 것과 서울메트로가 외주위탁 과정에서 특정인사 밀어주기 의혹이 일었던 것을 지적하며 “시민재산인 지하철이 경영진과 낙하산 인사들의 잇속 챙기기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속된 강경호 사장은 서울메트로 사장 출신으로 MB맨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는 “부패와 검은 돈 잔치로 배를 불리고 있는 이들의 행태야 말로 엄정 대처가 필수적”이라며 “사측은 판에 박은 경제난 타령을 늘어놓기 전에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조의 주장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고, “국민 경제의 동맥인 지하철, 철도를 ‘값싸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유지하라는 노조의 주장을 새겨들어야 한다”라며 “이것이야 말로 경제난 극복의 출발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