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계 정치활동에 유의할점

노동계의 ”재계후보 낙선운동” 에 맞서 재계가 마침내 정치활동을 공식선언

하고 나섰다.

경제5단체와 업종별 단체로 구성되는 경제단체협의회는 산하에 ”의정평가위

원회” 를 두고 노사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성향과 입장을 조사해 정기간행물을

통해 2백80만 회원 기업인들에게 적극 알리겠다고 한다.

또 연 1회 국회의원후원회에도 참여를 권유, 재계입장을 옹호하는 정치인들

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재계가 자기들 이익을 옹호.대변하기 위해 특정 정치세력을 은 민주국가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

실정법 테두리 안에서 정치자금을 조성해 특정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을막을 이

유도 없다.

더구나 노동단체의 정치자금기부가 허용되고, 노동계후보에게 자금과 표를 몰

아줄 수 있게 돼 있는 마당에 재계로서는 당연한 자구(自救)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를 둘러싸고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재계의 ”초강수” 선언은 적잖은 부작용과 후유증 또한우려된다.

합법적이기는 해도 우선 노조와의 감정적 맞대결 상황이 마음에 걸린다.

원회” 에서 ”의정평가위원회” 로 바꾸는 등 고심한 흔적은 엿보인다.

그러나 강도 높은 ”맞불작전” 은 자칫 노사간 대립을 심화시키고 화합을

그르치는 방향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재계가 총선에 뛰어들어 친(親)노동계후보와 대결을 펼

칠 경우 한 사업장 안에서 서로 다른 후보 지지로 마찰을 빚을 공산도 크다.

재계 또한 하나의 ”이익집단” 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이익집단의 틀이나 사고(思考)로 행동하기에는 국민경제에서 차

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엄청나다.

그러잖아도 정경유착이 국가적 병폐로 문제돼온 마당에 자금력을 앞세운 적극

적 ”정치공세” 는 또다른 로비정치와 정경유착을 불러올 위험도적지 않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구심점이 없는 재계가 선언대로 일사불란한 정치활동을 펼

치는 일은 쉽지는 않다.

”노동계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는 절박감에서 나온 고강도 압박용카드라

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럴수록 노사간 극한대립보다는 하루 속히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재계의 정상적.합법적 정치활동은 정치발전과 건전한 정치문화의 창달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이슈를 갖고 총선에서 노동계와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힘대결

을 펼치는 형태의 정치참여는 모양새도 좋지 않고 국론분열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노동단체와의 첨예한 대립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간

합의로 풀어가는 포용력을 보여야 한다.

총선에서의 힘대결보다는 정책대안을 만들어 국회 등 요로에 재계의견을 반영

하는 일이 정치활동의 본령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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