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취재수첩>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역할분담

연말 노정국면을 달궜던 전임자 임금 관련 법 처리가 결국 내년으로 넘겨

졌다.

대선 당시 공약에서부터 올 초 김대중 대통령과 박인상 한국노총 위원장

면담, 6.25 노정합의 등 정부여당은 수차례에 걸쳐 ‘전임자 임금 자율성 보

장’과 ‘연내 법개정’을 약속을 했지만 본격적으로 해법을 모색한 것은 한국

노총이 노사정위 활동중단을 선언한 지난달 15일 이후부터다.

지난 9일과 15일 노사정위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허용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노·사로부터 모두 외면당하자 뒤늦

게 정부는 중재안을 기초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연내 법

개정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애써 수습책을 마련하느라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 과연 정부여당이 전임자 임금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이제 우리 일은 끝났다” 공익위원 최종안이 확정된 15일 김호진 노사정

위원장 말이다. “입법화까지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노사정위 합

의사항은 노·사·정이 할 일이지 노사정위가 할 일이 아니다”며 피해나갔

다. 공을 넘겨받은 정치권도 내년 총선을 의식,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법개정을 하기 힘들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입법을 추진키로 했지만 ‘노사정위-정부-국회’의 단계별 책임 떠넘

기기로 밀레니엄 첫해까지 노-정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실은 얼마 전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정

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겠다’며 노동정책기조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

정책의 기조조차 분명치 않은 정부가 서둘러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발을 빼

겠다는 것은 직무유기 아닌지 모르겠다.

[저 자] 이정희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12.17

[발 행 처] (주)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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