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실업>97만명으로 줄었다는 실업자
지난 달의 실업자가 97만5천명으로 전 달보다 5만명이 줄었고 실업률 역
시 4.4%로 0.2%포인트가 낮아짐으로써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12월의 3.1%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환란 이후 최고 2백만명에 이르던 실업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니 여간 반가
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 실업자가 95만7천명, 4.3%까지 감소한다는 전망도 희망적이다.
실물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밝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실업에 대한 국민들의 느낌은 오
히려 상당히 우울한 것 같다.
통계의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측면 때문이다.
실업자의 수가 줄긴 했지만 외환위기 당시인 97년 4.4분기의 56만1천명에
비해서는 아직도 1.7배나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다 실패하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가
19만8천명에 이른다는 점, 실업률 하락에 지난 10월부터 34만명에게 임시
일자리를 제공한 겨울철 공공 근로사업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들의 비중이 지난 3월 50%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달에는 53%까지 높아졌다.
어차피 선진국형으로 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하더라도 고용구조가 불안
해 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는 장기 실업자가 17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7.5%를 차지하며, 특히 이들이 대부분 저소득 취약 계층에 집중됐다는 점
역시 밝은 통계를 접하면서도 국민들이 시쿤둥해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
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또 항상 좋은 시절과
비교하게 마련이므로 국민들이 통계와 상반되는 느낌을 지니는 것도 어찌보
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상반기에 실망실업자의 사례를 들어 고용사정이 정부가
집계하는 실업률 통계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었
다.
정부가 통계치의 호전에 지나치게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음에도 그 속에는 이처럼 많은 문제들이 숨어있으므
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도적 틀을 갖추는 일과 함께 이미 시행 중인 직업훈련, 공공근로 사업,
취업알선 시스템 등의 효율을 높이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경기회복과 함께 산업별, 또는 고용규모별로 인력부족 현상이 일
어남으로써 실업과 인력난이 공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미 가시화
되는 임금의 과도한 상승에도 미리미리 대비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사설>
[출 처] 한국경제
[발 행 일] 1999.12.24
[발 행 처] 한국경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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