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독자칼럼] /그의 눈물을 닦아줘라/김택선/통일중공업
경남 창원에 있는 창원병원 영안실에는 사망한 지 열흘이 넘게 아내와 아
들, 딸, 조카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가 있다.
통일중공업 사원으로 87년에 입사해 근무해 오다 회사의 부실경 영으로 지
난 7월15일부터 무급 휴직자로 생계를 위해 집을 떠나 막노동을 하고 있있던
반금규씨다. 그의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 다.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사원 아파트 508호에서 지난 9일 아 침 불이
났다. 그 사고로 아내와 아들, 딸, 처조카를 모두 잃었다 . 화재 경보기가 작
동 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고, 5층에 살고 있던 반씨 가족은 불
이 난 지 30여분 만에 모두 질식 해 숨졌다.
불이 난 사원 아파트는 지은 지 12년이 지나 화재예방시설 점검 이 거의 없
던 상태였다. 옥상에서 누수가 되어 노동조합에서는 9 6년부터 사고예방을 위
해 회사쪽에 수리를 요구했지만, 벽에 스티 로폴을 대고 도배를 해 놓았는가
하면 화재 경보기 전선은 아예 절단해 놓고 소방호스는 중간 밸브를 잠가 놓
는 등 회사의 아파트 관리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유족들은 회사쪽에 세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유족과 사택 입주자 에 대한
공개 사과, 둘째 재발 방지를 위해 300여세대 사택의 전 면적인 안전 진단, 셋
째 회사의 관리 부실책임 인정이다. 그러나 회사는 유족이 권한을 위임한 대
책위(노동조합)에 대해 큰 책임 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사태수습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다가 지 난 21일에서야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일가족 모두를 잃은 반씨에게 회사는 올해의 악몽을 씻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유족과 대책위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고, 돈 보다는 사람을 중시하
는 자세를 갖추기 바란다.
김택선/통일중공업 노동조합 사무국장
◐ 99년12월24일18시41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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