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국중공업] ‘민영화 밀어붙이기’ 변화예고

정부가 한국중공업 민영화와 관련해 노조가 주장해온 `해외매각 방침 철회

와 5대 재벌 인수 배제’란 핵심적 요구사항을 받아들이 기로 함에 따라, 밀어

붙이기식 민영화 정책의 기조에 변화가 나타 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중 노조는 지난달 10일 정부와 재계가 한중·삼성 등 발전설비 부문 3개

업체를 한중으로 통합하고, 한중의 정부 지분을 해외자 본 등에 매각하기로 결

정하자 “흑자를 내는 알짜배기 공기업을 해외자본과 재벌들에게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면파업 에 들어가 27일까지 48일째 파업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민영화 외에 대안

이 없다고 맞서, 노-사 또는 노-정간 대화의 여지가 거 의 없는 팽팽한 대치국

면이 이어졌다.

하지만 노조가 최근 △민영화 자체는 인정하되 △안정적인 경영 권 확보를

위한 보안책을 만들자는 수정된 요구를 제시함에 따라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

했다.

노조의 수정안은 정부가 산업은행과 한전·외환은행 등을 통해 갖고 있는

한중 주식 전량(100%) 가운데 51%를 매각하되, 산업은 행과 한전의 지분율을

40%로 유지하고, 우리사주조합에도 전체의 15%를 배정하자는 것이다. 대신 노

조는 해외전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노조원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엔진부문

별도법인화 등은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노-사는 노조의 이런 주장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에의 지분 배정과 고

용보장 등에 합의했다. 또 합의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 만, 정부도 한중의 해

외매각 방침을 철회하고 민영화 추진 때 인 수대상에서 5대 재벌을 제외해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로

이에 따라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해 석이 나오

고 있다. 이런 해석은 최근 `한국전력 분할·매각을 위 한 특별법’이 노동계의

반발로 인해 국회에 상정되지 않은 것과 맞물리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

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27일 애초부터 한중 전체를 해 외에 매각

한다는 방침을 세운 적이 없다며, 이번 합의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연결시켜 보는 것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중 민영

화에 대한 정부의 확정안이 없었 다는 말은 맞을 것”이라며 “다만 산자부가

공기업 구조조정에서 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섣불리 해외매각 방침을 거론한

게 문제 였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선 이번 한중사태 해결이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변화라 기보다는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경남지역 정서를 의식한 정치 적 산물 아니냐는 해

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창원 지역에선 노조의 한중 민영화 반

대를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히 강 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의 세부적인 민

영화 방안이나 절차를 지켜본 뒤에야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

라는 유보 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 99년12월27일21시34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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