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 흐지부지…공기업 민영화 표류 .. ‘현황/문제점’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한국중공업의 경영권 일괄매각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주식상장에 의한 공모, 우리사주 배정,일정지
분 경쟁입찰매각 등을 병행하는 민영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는소식이다.
“민영화”라기 보다는 “민유화” 방안이다.
한중의 주인있는 민영화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된 셈이다.
정부의 한중 경영권 매각 포기방침은 그동안 분리.매각 방침으로 진통을겪어온
한국전력 등 다른 대형 공기업의 구조조정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보인다.
산업자원부는 29일 한중민영화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 표류하는 민영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6일 “한국 경제개혁의
기둥으로 삼아온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주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민영화의 시금석으로 평가됐던 한국전력의 분할매각 관련 법안의국회통
과가 무산됐다.
이에따라 오는 2003년까지 민영화를 완료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가스공사 민영화 일정도 회사 및 노조의 반발에 밀려 후퇴했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산자부는 당초 가스공사의 도입및 도매부분을 3개의 자회사로 분리, 매각할예
정이었으나 최근 발표한 가스공사의 분리매각 기본계획에서는 2개의 자회사만
매각하고 1개는 자회사로 계속 보유키로 했다.
한국종합화학은 수의계약에 실패해 청산절차를 앞두고 있지만 정부가 결단을미
루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98~99년중 민영화하기로 한 38개 공기업(모기업 5개,자회사
33개) 가운데 지금껏 민영화가 완료된 곳은 13개뿐이다.
지난 1년반동안 민영화 추진실적은 목표치의 40%를 밑도는 실정이다.
5개 모기업중 국정교과서 한국종합기술금융 등 미니 공기업 2개만이 팔렸을뿐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한국종합화학 등 3개 핵심 공기업의 민영화는 내년으로 미
뤄졌다.
<> 전문가 진단 =공기업 민영화가 추진된지 1년이 지나면서 원칙이 흔들리고있
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중 민영화 방안이 급선회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욱이 조폐공사 파업유도 파문으로 개혁의 구심점인 예산처가 흔들리고공기업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향후 민영화는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가 민영화 계획만 정해놓고 이에 따른 각론은 시류에 편승해 임기응변식으
로 대처한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중 민영화에 기대를 걸고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을 통해 발전설비.
선박용 엔진 사업을 한중에 넘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정부의 한중경영권
매각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예산처 관계자는 “국익에 손해가 가지 않도록 민영화 방법과 일정을 탄력적으
로 조정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계의 한 전문가는 “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도 “거창한 계획발표->반
발세력의 저항->개혁 후퇴”란 과거 정권의 실패순서를 답습하고 있다”고진단했
다.
공기업 민영화가 노조반발과 외국기업 및 재벌참여에 반대하는 국민정서에부딪
혀 난항을 겪는 것도 과거와 마찬가지다.
현정부가 지난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투명한 공기업민영
화 원칙과 방법을 밝혀야만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조창현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총선을 앞두고 공기업 민영화가 정치적이해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다”며 “정부가 공약한 민영화가정치적 논리
에 너무 좌우되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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