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디지털새천년] 경쟁 가속화 실업·빈부격차 주름살
세계 곳곳의 정보를 값싸게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고, 지구촌 어 느 누구와
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 아져 누구나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문물을 단추 하나로 작동하는 세상.
디지털 신천지다. 그렇지만 디지털 시대에도 그림자는 있게 마련이다. 빛이
환할수록 그늘은 더욱 짙어질 수 있다.
◇ 노동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그늘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치열한 경쟁이다. 지식과 능력있 는 들은 대우를 받지만,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은 찬밥 신세 로 전락한다. 노동자
들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단 련시켜야 한다. 끊임없는 기술 변
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평생학습의 중압감, 도
태에 대한 압박감 등이 노동자들의 머리를 짓누를 것이다.
노동자들은 20세기보다 더 깊은 실업의 고통을 맛봐야 할지 모른 다. 마르
틴과 슈만은 <세계화의 덫>이라는 저서에서 “21세기 세 계경제를 유지하는 데
는 노동가능인구 가운데 20%만 있으면 된다 . 더 이상의 노동력은 불필요하
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예측하 는 정도로는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시대의
전환과정에서 노동자 들은 실업의 고통을 피하기 힘들다. 기술의 급속한 변화,
정보통 신산업 위주로의 산업구조 재편과정에서 기술적, 구조적 실업은 불가
피하다.
◇ 창업도 많지만 도산도 많다
기업들도 세계적인 무한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디지
털 시대에는 새로운 아이템, 아이디어가 기업의 성공요 건이 되기 때문에 혁신
을 거듭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산을 피할 수 없다.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
해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났다가 더욱 새로운 기업의 출현으로 쉽게 쓰러질 것
이다. 그것은 마치 바닷가 모래톱으로 달려드는 파도와 같다. 약하고 작은 파
도는 미미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가와 노동자 들은
좌절과 혼돈을 겪을 수 밖에 없다.
◇ 빈부격차의 골이 깊어진다
디지털 시대는 지식이 부의 기초가 되므로 정보화 불평등에 따른 빈부격차
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미 소득수준이 높은 국 가 및 계층은 정보화에
서도 앞서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정보화 에 늦고, 정보화에 늦어 생존능력이
떨어지는’ 빈곤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빈부격차 문제
인 남북문제는 디 지털 시대에도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는 디지털화로 인해 세계화가 촉진되는 만큼 경제위기 도 세계화
된다. 단기 투기자본이 한 지역의 경제를 공격하면 그 여파는 세계 곳곳에 미
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에는 아직 이를 저지할 만한 적절한 국제기
구도,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 .
◇ 개인정보가 흘러다닌다
컴퓨터 네트워크의 활용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신상비밀이 제3자에게 유출될 수도 있다. 또한 사이
버 범죄와 외설, 중상, 비방, 오도된 정보의 확산 등 심각한 윤리문제가 나타
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사회의 건전성이 더욱 요구된다. 디지털 시대의 윤리문제
는 그 사회의 건전화 수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보 유출이나 지나친 정보
수집에 대한 감시활동이 중요하다.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
비가 필요하다.
김용복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ydkim@hri.co.kr
◐ 99년12월28일19시00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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