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납득하기 힘든 한국중공업 민영화 방안

산업자원부가 밝힌 한국중공업의 4단계 민영화 방안은 공기업을 민영화하겠다

는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산업은행과 한전 등이 보유한 한중 주식의 51%를 매각하겠다는 당초의방침을

뒤집은 것은 물론 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도 납득하기어렵다.

더구나 지배주주를 확정하는 마지막 4단계 입찰방식을 오는 2001년 상반기까지

확정, 공고하겠다는 것도 시기를 너무 멀리 잡았다는 느낌이다.

산자부는 지난 4월 “오는 5월 말 한국중공업의 주식매각을 위한 국제 입찰공고

를 내고 8월 말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지난 연초에는 박태영 당시 산자부 장관이 국회에서 51%의 지분을 공개입찰로

매각하겠다고 답변한 적도 있다.

발전설비의 빅딜이 늦어진 탓에 국제입찰이 미뤄진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적어

도 5년 이상 끌어온 한중의 민영화 계획을 바꾼 이유를 산자부는 설명해야 한

다.

앞으로 개각시 장관이 바뀐다 해도 이번의 민영화 계획이 유효할지 궁금하다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취지는 확실한 임자를 찾아줌으로써 경영의 효율을높이겠

다는 데 있다.

주인 없는 공기업의 경영혁신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기때문이다.

한국중공업의 경우 대기업이 인수하면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된다는 점을우려하

는 시각이 있긴 했지만 수익성을 추구하는 제조업체라는 점에서민영화에 그다지

큰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산자부의 4단계 민영화 방안은 확실한 지배주주의 존재가 애매하다는 점에서민

영화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26%+알파를 경쟁입찰에 부치는 3단계에서 지배주주가 정해지지 않으면25%의 지

분을 2차로 매각하겠다는 정부의 의중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기업에 한중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밀려 “주인없는민영화”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민영화 과정이 복잡한 것 역시 그 불가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3단계로 잡은 경쟁입찰을 왜 1단계로 잡아서는 안 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정덕구 산자부 장관이 3단계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대기업의 자격에관해

언급한 것처럼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과 동종 유사 업종의 영위 여부,경쟁 시

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구태여 이처럼 복잡하게 추진할이유가 없다.

같은 조건으로 당초 약속대로 51%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지 납득할 수없다.

혹시라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노조의 장기 파업을 끝내는 수단으로 민영화계

획을 바꾸었다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정말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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