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운노조, 그 실체를 벗긴다

노무공급권 쥐고 ‘파견회사’ 노릇

8명에 1명꼴 전임…조합원 임금 ‘중간착취’

심지어 탈퇴노조 ‘조합비’까지 회사한테 받아

신선대는 지난 1991년 완공된 부두로써 (주)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사장 민병성)에서 공용터미널로 운영하고 있다. 9개 하역회사가 주식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25%는 컨테이너부두관리공단 소유다. 우암컨테이너터미널(대표이사 이민한 이승한)은 4개 하역회사가 주식을 갖고 있는 민간회사로 97년 개장했다.

김경동 신선대지부 총무부장은 “저들이 민주노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악하는 건 ‘노무공급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부장에 따르면 항운노조는 조합원 8명당 1명이 전임자다. 40명당 1명이 조장이고 각 지역과 회사마다 연락소를 두고 있다. 연락소에는 소장, 반장, 부반장, 총무 등이 있는데 사실상 모두 관리자다. 연락소장은 노조에서 판공비를 받는다. 노무공급권을 쥔 항운노조는 조합원을 파견하고 회사한테서 노임을 받는다. 간부들은 두 세명의 일당을 챙긴 뒤 조합비를 공제하고 조합원들에게 일당을 나눠준다.

부산항운노조 오민웅 위원장은 프로레슬러 출신인 오문환 항운노련 위원장의 삼촌이다. 오문환은 평소 조합원들에게 “검찰총장에게 지시했다. 민주노조는 발을 못붙인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해왔다고 한다.

부두민영화 이후 신선대, 우암, 감만, 자성대부두는 공개채용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항운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부두에서 일할 수가 없었다. 일반부두에서는 여전히 항운노조에 가입해야만 일할 수 있다. 항운노조가 부두에 조합원을 파견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노무공급권을 쥐고 있는 까닭에 항운노조는 신선대가 개장할 때 노임손실보상금으로 1백23억을 요구했다. 회사쪽은 결국 98억원을 지급했고, 항운노조는 그 돈을 받아 부산 초량동에 항운회관을 지었다. 우암 또한 97년 개장 당시 항운노조에 임금손실분 21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운노조를 통념상의 ‘노조’로 해석할 수 없는데는 그밖에도 많은 이유가 있다. 항운노련에서 탈퇴한 뒤 민주노총 화물노련에 가입한 동방노조의 경우 회사쪽이 아직까지 항운노련에 조합비를 ‘대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이 항운노련의 교섭대상인 부두관리협회 회장이다보니 이런 웃지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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