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침뱉은 경총의 ‘파견’토론회

지난 6월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김창성) 주최로 ‘파견근로 활성화 및 노동시장유연성 제고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토론회는 시행 2년을 맞는 근로자파견법에 대한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조발제에 나선 남성일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영계 입장을 ‘강변’하는데 머뭇거림이 없었다. 그러나 ‘파견기간을 연장하고 파견대상업무를 자유화해야 한다’는 경영계 입장을 위해 남교수가 동원한 분석과 논리는 자의적일 뿐만 아니라 모순 투성이였다.

먼저 남교수는 “파견근로를 사용하는 이유로 ‘일정업무에 대해 계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2.3%로 과반수를 넘었다”며 “장기파견의 수요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곧이어 그는 ‘파견기간을 연장하면 정규직을 파견직으로 마구 대체하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는 노동계의 주장은 실증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계속적인 일정업무’야 마로 정규직의 핵심적인 특성이 아닌가.

스스로도 이같은 모순을 깨달았는지 남교수는 “정규직은 좋고 비정규직은 나쁜 것인가, 정규직의 비정규직으로의 대체가 과연 나쁜 것인가”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선진국의 경우 파견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사실왜곡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왜곡은 파견기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의 예를 완전히 무시한 데 따른 것이다.

파견대상범위와 관련해서도 그는 “객관적 타당성이 인정되는 극소수의 업무만 제외하고는 완전 자유화하도록 법개정해야 할 것”이라며 사용자쪽 주장을 되풀이했다. 현행법을 유지하려는 노동부에 대해서는 “책임행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뒤따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느닷없이 “파견법 개정에서 당사자 계약존중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노동법 정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노동법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국가의 개입을 열어놓고 있다.

경총의 편협한 이해와 남교수의 ‘좌충우돌’이 뒤섞인 씁쓸한 토론회였다.

이재철 leecc@kctu.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