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공천 대가로 받은 1억 원을 전세금으로 쓴 강선우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고 법정구속됐고, 그를 공천관리위원으로 세웠던 당이 공천 과정을 스스로 들여다봤다는 소식은 없다.
  2. 이란은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해 호르무즈의 배를 때리고 트럼프는 보복을 선거 뒤로 미뤘는데, 그사이 가난한 나라 정부들의 기름값 방어 재정이 바닥났다고 유엔개발계획이 경고했다.
  3.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가 이스라엘 군 클라우드를 떠받치는 데이터센터 건설사를 샀다고 참세상이 보도했지만, 이튿날 국민연금 국감에서 보도된 질의는 주가 손실에 몰려 있었다.
  4. 1심에서 무죄였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윤석열의 비화폰 기록 삭제를 승인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법원은 그 삭제가 내란 사건의 진실 발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5. 피의자의 살인미수 전과와 전자발찌가 먼저 드러난 인천 흉기 난동 앞에서 대통령은 ‘정신질환자’를 꺼냈고, 그 장면은 온라인 광장 ‘오늘의 말’에서 다룬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공천을 판 1억은 전세금이 됐다, 당은 탈당계를 받고 표결은 각자에게 맡겼다

「끝까지 “돈 받은 적 없다”던 강선우, ‘1억 공천헌금’ 실형 선고받고 구속」 경향신문 · 10/14 함께 볼 기사 「2026년 미국 중간선거, 거액 정치자금이 지배하는 양당 정치」 참세상 · 10/14 함께 볼 기사 「공천헌금 사태에도 제 식구 감싸기?…강선우 체포안, ‘반대표’ 속출 이유는」 데일리안 · 02/25 함께 볼 기사 「‘1억 공천헌금’ 강선우, 검찰 징역 4년 구형…내달 14일 선고」 위키트리 · 09/17

무슨 일이 있었나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돈을 건넨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징역 1년,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전직 보좌관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2022년 1월 7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1억 원이 든 쇼핑백이 오갔다. 그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관리위원이었고, 김 전 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김 전 의원의 항의를 무마하려고 공천 회의에서 단수 추천을 제안했다고 봤다. 1억 원이 전세 자금으로 쓰인 사실도 인정됐다. 검찰 구형은 징역 4년이었고, 강 의원은 선고 뒤에도 “정말 억울하다”며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썼다.

돈은 어디로 가고 공천은 어떻게 됐나

공천을 심사하는 사람이 돈을 받았고, 돈을 낸 사람이 경쟁 없이 자리를 받았다. 검찰은 거래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9월 14일에는 김 전 의원이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1억 3천여만 원을 강 의원에게 나눠 후원한 혐의로 두 사람이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공천헌금을 돌려받은 김 전 의원이 그 돈을 후원금 형태로 다시 보냈다고 의심한다. 사실이라면 공천 대가가 합법적 정치자금의 옷을 입은 셈이고, 이 혐의는 따로 재판을 받는다.

당은 무엇을 했나

녹취가 공개된 뒤 민주당은 1월 1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탈당계를 낸 강 의원의 제명을 요청하고, 같은 논란에 이름이 오른 김병기 의원의 징계 심판도 윤리심판원에 요청했다. 2월 24일 체포동의안은 찬성 164표로 가결됐지만 반대가 87표였고, 당은 무소속이 됐다는 이유로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당내 동정표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당이 한 일은 사람을 내보내고 표결을 개인 판단에 맡긴 것이었고, 2022년 서울시의원 공천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당 차원에서 들여다봤다는 소식은 없다. 참세상이 옮긴 마티아스 랄리스의 미국 분석은 돈이 공천 대신 지도부를 움직이는 다른 경로를 보여 준다. 양당 의회 지도부 가운데 거액 의존이 가장 낮은 하킴 제프리스조차 모금의 59.7%를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에게서 받았고, 소액 기부금은 거의 중요하지 않았다. 경로는 달라도 당의 문이 돈에 열려 있다는 점은 같다.

다음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항소심이다. 강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고,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둘째, 쪼개기 후원 재판이다. 공천헌금이 후원금으로 돌아왔다는 검찰 주장이 인정되면 사건은 한 번의 거래에서 하나의 순환으로 바뀐다. 셋째, 민주당이다. 재판부는 “이런 범행을 근절하려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처벌은 법원의 일이고 공천 제도는 당의 일이다. 그 두 번째 일이 시작됐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강선우 #공천헌금 #정치자금법 #김경 #체포동의안 #민주당 #쪼개기후원


유가는 미국 선거의 무기가 됐다, 가난한 나라의 기름값 방어가 먼저 바닥났다

「미 중간선거 앞 유가 띄우는 이란·후티…트럼프 “선거 끝나고 보자”」 한겨레 · 10/14 함께 볼 기사 「개도국, 에너지 위기·엘니뇨·차입비용의 ‘삼중 충격’ 직면, UN 경고」 Developing nations face triple shock from energy crisis, El Niño and borrowing costs, UN warns · The Guardian · 10/11 함께 볼 기사 「선거 앞 둔 美 공화당, 경유 수출금지 ‘만지작’」 SBS Biz · 09/18 함께 볼 기사 「트럼프 “이란戰,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란, 더는 못버텨”」 SBS Biz · 09/10 함께 볼 기사 「전국 기름값 21주 연속 내림세… 휘발유, 0.4원 내린 1857.6원」 머니투데이방송 · 10/10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13일 보고서에서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최소 24척의 선박이 공격받았다고 집계했다.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2주 기준으로 가장 잦다. 이란은 자신들의 봉쇄를 우회해 공해에서 원유를 옮겨 싣는 소형 선박을 골라 때리고 있고,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에 “새 전략의 목표는 미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는 13일 예멘 국경에서 1,100km 떨어진 사우디 다란의 아람코 본사를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에는 이란을 폭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선거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이 자리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9월 9일에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나고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까지 3주, 값은 누가 치르나

전쟁의 시계는 11월 3일에 맞춰졌다. 양쪽 모두 그 전까지 유가를 올리거나 버티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다. 그동안 미국 평균 경유값은 9월 17일 갤런당 6.40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고, 공화당 하원의원은 경유 수출을 한시 금지하는 법안을 냈다. 두바이유는 10월 첫째 주 배럴당 108달러였다. 더 큰 값은 미국 밖에서 치러진다. 유엔개발계획은 방콕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전쟁 이후 각국 정부의 긴급 조치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 최대 1억 3천만 명을 고유가에서 지켜 왔다고 집계했다. 그 재정이 바닥나면서 이제 정부들이 “가격 인상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경고가 뒤따른다. 1천 년 만에 가장 심한 엘니뇨가 흉작을 예고하고, 국채 매도로 차입 비용까지 오른다. 알렉산더 더크로 총재는 이것을 “수천만에서 수억 명을 다시 빈곤으로 던질 수 있는 폭풍”이라고 불렀다.

한국의 주유소는 왜 조용한가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값은 10월 첫째 주 리터당 1,857.6원으로 21주째 내렸고, 정부는 지난달 열 번째 석유 최고가격을 고시했다. 바깥의 두바이유는 108달러인데 안의 주유소 값은 내려가는 이 간격을 누가 어떤 비용으로 메우고 있는지는, 고유가가 길어질수록 더 자주 나올 질문이다. 가난한 나라 정부들이 먼저 멈춘 그 일을 한국은 어떤 재원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가 그 질문의 알맹이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첫째, 선거까지 호르무즈 피격 빈도와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이 더 늘어나는지다. 둘째, 선거 뒤 트럼프가 예고한 보복이 후티와 이란으로 번지면 유가는 다시 뛴다. 셋째, 이번 주 방콕 연차총회에서 IMF와 세계은행이 개도국의 재정 공백을 메울 지원을 내놓는지다. 전쟁을 끝내는 날짜는 워싱턴이 정하고, 그날까지 밥값이 오르는 순서는 가난한 쪽부터다.

#호르무즈 #유가 #미국중간선거 #후티 #아람코 #UNDP #석유최고가격


03 한 장의 세계

단속을 피하다 숨진 노동자, 1년 뒤 포스터는 모두의 권리를 적었다

자료: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X 게시물(10.13 22:24) 고 뚜안 1주기 추모제 포스터 · 원문 보기 →

단속을 피하다 숨진 노동자, 1년 뒤 포스터는 모두의 권리를 적었다

지난해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의 한 공장에서 법무부 단속 도중 25살 베트남 노동자 뚜안이 떨어져 숨졌다. 노동자들은 오는 25일 성서공단 SJ오토텍 앞에서 1주기 추모제를 연다. 포스터는 단속 방식을 고치라는 데서 멈추지 않고 “모든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적었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이전 기업은 지원을 받았고, 지역 노동자는 자회사로 갔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속도를 내는 때에, 먼저 내려간 기업의 10년을 보여 주는 현장 발신이다. 참세상이 전한 공공기관 2차 이전 회견에서도 문준혁 비정규연구노동자노조 사무차장이 “사람이 아니라, 자리가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에서 살아남은 13명이 제주도청 앞에 섰다

전장연과 제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는 14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사랑의집’ 인권참사 피해 생존자 13명의 자립 지원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현장을 생중계했다. 전날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는 성남의 시설 예가원에서 26년을 산 거주인이 폭행으로 숨졌는데도 성남시가 ‘개선명령’에 그쳤다며 “사람이 죽어도 시설은 계속되는가”라고 물었다.

오늘의 논쟁

구글은 ‘직원 실수’라 했다, 피해자의 이름은 이미 공개돼 있었다

13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47명의 이름과 직장, 연락처가 담긴 민감 정보 100건 이상이 협업 기관 사이트에 노출된 원인을 직원의 인적 오류라고 답했다. 그 직원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미디어오늘이 전했다. 김정희원은 이 정보를 ‘아카이빙’ 명목으로 공개한 하버드의 한 연구소까지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대체 왜 책임을 묻지 못하나”라고 썼다. 피해자가 낸 삭제 요청서가 그대로 외부로 넘어간 구조라면, 한 직원의 실수로 닫을 수 있는 일인지가 논쟁의 축이다.


선거를 산 돈을 센 샌더스, 민주당 지도부의 돈은 어디서 왔나

샌더스는 자신의 집계로 2024~2026년 머스크가 선거에 6억 5천만 달러 이상, 암호화폐 업계가 5억 달러 이상, AIPAC이 2억 3천만 달러를 썼다며 민주당에 “1인 1표”의 선거자금 개혁을 요구했다. 같은 날 참세상이 옮긴 마티아스 랄리스의 분석은 화살을 민주당 안으로 돌린다. 양당 의회 지도부 넷 가운데 거액 기부 의존도가 가장 낮은 하킴 제프리스조차 모금액의 59.7%를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에게서 받았다. 억만장자의 돈과 싸우자는 당의 지도부가 같은 돈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그 개혁을 이끌 주체가 누구인지가 논쟁의 축이 된다.


오늘의 단어

노동자 추정 민주노총이 15일 국회 토론회에서 정기국회 통과를 요구하는 제도다. 일을 하는 사람이 노동자인지 다툼이 생기면, 노동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을 시킨 쪽이 증명하게 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자임을 입증해야 하고, 민주노총은 그 탓에 근로기준법 밖에 있는 사람을 870만 명으로 본다. 국정과제 목록에는 올랐지만 법안은 국회에 머물러 있다.

오늘의 말

[비판] 전과와 전자발찌가 먼저 드러났는데, 대통령은 ‘정신질환자’를 꺼냈다

13일 인천 구월동 복합건물에서 흉기를 휘둘러 8명을 다치게 한 50대는 살인미수 전과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정신질환 여부는 드러나지 않은 14일 아침, 대통령은 “우범자 특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말했다. 전날 경기남부경찰청 국감에서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로 입원한 30대 여성이 복통을 호소하다 침대에 묶인 뒤 장폐색으로 숨진 W진병원 사건의 부실 수사가 다뤄졌다. 그 국감 기록에 남은 정신질환자는 침대에 묶인 피해자였다.



05 오늘의 주장

1. 메가특구 노동 특례를 두고 노동계의 대응은 ‘예외’ 대신 ‘제한’이라는 말로 모인다. 민주노총은 14일 국회 앞 회견에서 “노동권 후퇴 없는 메가특구법 제정하라”며 주 52시간 적용 제외와 파견·기간제 확대 조항을 법안에서 빼고,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예산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같은 날 아침 현대제철 정비 하청 노동자 62명이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다며 “남은 1천여명 포함 전원 직접고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소송 중인 1,176명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국회 안에서는 파견을 넓히자는 법이 논의되고, 법원에서는 이미 있는 파견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쌓인다.

2. 권력기관 개혁을 두고 참여연대는 기관의 권한을 줄이기보다 제대로 일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14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공수처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빼거나 공수처를 없애자는 논의에 반대하며 “공수처, 수사권 축소가 아니라 독립적 수사 보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불일치를 풀고 인력을 늘려야 공수처가 제 몫을 한다고 봤다. 30분 뒤 참여연대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청구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이 미뤄 왔다며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 한편 정의당은 민주노총 사무총장으로 2015년 민중총궐기에 나섰다가 교단을 떠난 이영주 교사의 해직 10년을 맞아 “이영주 교사를 즉각 복직시켜라”는 논평을 내고, 복직을 막는 법적·행정적 문제를 정부가 풀라고 요구했다. 집단소송법 제정연대와 참여연대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로 받은 과징금 6,246억 원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을 두고 “쿠팡을 규탄한다”는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10만 원 보상 권고를 거절하고 5천 원 쿠폰을 내밀었다고 꼬집었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세게 밀수록 단단해진 ‘저항의 축’

「이란전쟁이 일으킨 지정학적 지진」 존 페퍼 참세상 · 10/14

사우디 아람코 건물에 불이 난 그 주에 맞춤하게 도착한 중동 지도다. 존 페퍼는 이란 전쟁이 이란 경제에 최대 3천억 달러의 피해를 주고 미 국방부에 440억 달러를 쓰게 했지만, 후티는 9월 모카항을 점령한 뒤 세계 교역의 10%가 지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운항을 방해해 왔다고 정리한다. 헤즈볼라가 다시 갖춘 로켓과 미사일은 약 1만 5천 발로 추정된다. 결론은 정면 압박이 저항을 키운다는 것, 그래서 남은 길은 휴전과 협상이라는 것이다. 군사력으로 이란의 영향력을 지울 수 있다는 가정이 전쟁이 길어지는 동안 어디서 무너졌는지를 지역별로 짚어 준다.

[주목] 800원과 1억 3천만 원을 한 저울에 올렸다

「버스기사 800원 횡령과 조희대 1억3천만원 업무추진비」 민경한 한겨레 · 10/13

민주노총에 가입한 직후 잔돈 800원을 빌미로 쫓겨난 버스 기사의 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판결과, 취임 이듬해 459만 원에서 1억 3,652만 원으로 30배 늘어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를 나란히 세운 시론이다. 3명이 먹은 식사를 12명으로 적어 1인당 금액을 청탁금지법 기준 아래로 맞췄다는 의혹에 법원행정처는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노동자의 800원에는 해고가, 법원 수장의 기록 조작 의혹에는 실수라는 말이 돌아간 셈이다. 다만 두 번째 사례로 김혜경 여사의 식사비 재판 지연을 끼워 넣은 대목은 형평을 묻는 글의 설득력을 스스로 깎는다.

[비판] 공기업 사장이 집값을 말하자 ‘오지랖’이 됐다

「“대출 더 줄여야” “집값 급락 가능성”… LH 사장의 오지랖」 동아일보 · 10/13

LH 사장이 국감에서 “지금 바로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동아는 주제넘은 월권으로 규정했다. 거시 정책은 청와대와 금융당국의 몫이니 공급에나 힘쓰라는 논리다. 그런데 사설 후반부는 LH의 공공주택 착공이 연간 목표의 25%에 머물고 부채가 4년 뒤 37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걱정으로 채워진다. 공공 주택 공급자의 수장이 집을 서둘러 사지 말라고 한 말을 문제 삼으면서, 그 말이 무주택자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한 줄도 다루지 않는다. 집을 사고파는 자산으로만 보는 지면에서는 사지 않아도 된다는 말부터 월권이 된다.

[비판] ‘속 시원하다’고 써 놓고, 캐나다와 브라질을 꺼냈다

「“자주 실용 외교” 공개 선언, 우리 위치와 국익 충분히 검토했나」 조선일보 · 10/14

조선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굴종적,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한 말을 “너무나 상식적이고 옳은 말”이고 “속 시원하고 통쾌하기도 하다”고 받아 놓고, 곧바로 공개적으로 미국에 맞선 나라는 ‘51번째 주’ 협박을 받은 캐나다와 ‘50% 관세’를 맞은 브라질 정도라고 경고한다. 옳은 말이라도 미국이 듣기 싫어하면 하지 말라는 결론이다. 근거로 든 것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시설 언급 뒤 여섯 달째 막힌 북핵 정보 공유다. 동맹이 정보를 지렛대로 쓰는 상황은 문제 삼지 않고, 그 지렛대를 건드린 쪽만 문제 삼는다.

[논쟁] 이미 망가진 그린벨트, 복구가 먼저인가 집이 먼저인가

「훼손된 그린벨트에 주택공급, 불법 정당화 우려 크다」 경향신문 · 10/13

경향은 경실련 분석을 빌려 2016~2024년 적발된 그린벨트 훼손이 축구장 380개 규모이고 단속 인력은 지자체당 평균 4명뿐이라고 짚은 뒤, 정부가 8월 내놓은 그린벨트 해제 택지가 “일단 훼손하고 보면 언젠가 해제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맞는 지적이지만 논쟁은 이어진다. 주거가 급한 쪽은 이미 망가진 땅에라도 집을 짓자고 하고, 환경 쪽은 복구가 먼저라고 한다. 해제된 땅에 공공임대가 들어서는지 분양 아파트가 들어서는지가 빠지면, 이 논쟁은 그린벨트 찬반으로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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