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법안 처리전망
정치권 당리당략에 지연·왜곡 가능성
지연…노동시간단축법·의료보험법·방송법·부패방지법·교육관계법
왜곡…국가보안법·인권법·의문사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보상법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계단체가 개혁입법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당리당략만 일삼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개혁법안을 맡겨둘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범국민연대행동’이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대체 정치인들에게 역사인식이 있는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한 것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대중의 우려와 절망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8대분야 민주개혁법안’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선 민주노총이 청원한 노동시간단축특별법의 경우 정부와 국회는 노사정위를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는 형편이다. 재계가 이 법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정부 또한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국회심의가 불투명한 상태다.
국가보안법은 UN 등 국제사회의 폐지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제7조(찬양·고무)의 부분개정 등 소폭개정에 그치려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술 더 떠 국가보안법 폐지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단체의 국가보안법 전면철폐 주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인권법은 법무부에서 독립된 국가인권기구 구성이 논의돼 왔으나 법무부의 반대로 정부여당은 인권위원회를 특수법인화해 위상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의문사 진상규명법의 경우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지만 제출된 법안조차 진상규명을 위한 증인보호 장치 등이 빠져 있고,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법 또한 지난해 12월 국회에 상정된 뒤 계속 계류중이다.
통합방송법은 여야정치권이 법제정 자체를 지연시키려 하고 있는가 하면, 통합의료보험법의 경우도 이미 제정된 법의 시행을 연기시키려 하고 있다. 교육개혁관계법의 경우 여야정치권은 지난 8월 개악시키거나 폐지시켜 버렸다. 이밖에 부패방지법 또한 제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민주개혁법안들은 이번 정기국회를 거치면서 미뤄지거나 제·개정된다 하더라도 개혁의 의미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왜곡된 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범국민연대행동’이 “김대중대통령이 개혁입법 실행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며 면담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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