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대중교통캠페인 – 대중교통 이용하는 ‘뚜벅이’ 열전

“전국에 널린게 내 차인데 왜 차를 또 삽니까”

김영호 교수(60).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 위원장으로 국제투기자본의

폐해를 막는데 선두에 서 있는 사람 중 하나이면서 최근에는 WTO에

올바르게 대응하는 길을 연구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교수는 기본적으로 차가 필요없어요. 하루종일 연구해야 되는데 차

는 무슨. 학교야 스쿨버스를 타든가 자전거를 타고 오면 되지요.”

일본 오사카시립대에서 유학을 하고 동경대에 초빙교수를 가는 등 일

본과 인연이 깊은 그는 일본인들이 뽑은 아담 스미스 이래 1백대 경

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일본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동경대 있을 때는 학교 앞 전철역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한 2km 됐

는데 학생이나 교수나 걸어다녔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걸어다닐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김교수는 지금이야 스쿨버스를 타지만 젊은 교수시절에는 학교에 자

전거를 타고 다녔다. 대학 교정의 길들이 이제 노상 주차장이 돼버린

한국의 현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그 시절 이야기는 이제 고리

타분한 이야기로 남을까. “버클리대 로저스 교수도 날 만난 자리에서

이제 한국은 자전거 아니면 지옥이 될 거라 말하더군요. 자전거의 여

러 좋은 점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더이상 자가용이 늘어나선 안됩

니다.”

김교수도 몇 년간 자가용을 몰아본 적은 있다. 60년대 말 공군사관학

교 교관시절 몰던 지프가 그것. 교관을 마치고 나서부터는 몰지 않았

다.

“운전은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연구하고 활동하느라 수면도 모자

랄 때가 있는데 대중교통 이용하면 안에서 자면 되니까 좋지요. 내 차

가 전국에 몇십만대가 있는데 왜 차를 삽니까.”

자가용 타고 다니는 기껏해야 2천만원짜리면 타고 다니지만 난 5천만

원짜리, 몇억짜리 타고 다닌다는 우스개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 차량

값이 그 정도 하니까. 버스나 지하철, 택시를 모두 ‘내 차’라는 마

음으로 탈 수 있게 되는 날 이 도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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