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북한 산림 복구 식량난 극복의 전제조건
2백30만정보 복구예산 14조원으로 추산, 민간단체 중심 체계적 지원
이뤄져야
민간단체 주관 남북한 산림·환경분야 협력 토론회
북한의 산림황폐화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민간단체가 산림·환경분야
에서의 남북협력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평화의 숲’
과 ‘동북아산림포럼’이 지난 5일 마련한 ‘남북한 산림 및 환경분
야 협력에 관한 토론회’가 그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
림복구가 병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또 “민간차
원의 대북 산림·환경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혀가되 민간단체끼리
의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공동보조를 통해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미량 통일부 인권·환경팀장은 “북한이 민간단체와만 교류하고 있
어 현재로선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민간차원
에서 대북지원의 큰 밑그림을 그려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원확대를 위해 민간단체 사
이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 차원의 지원이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국제기구를 끌
어들여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형광 산림청 국제협력과장은 “황
폐화된 북한쪽 산림(약2백30만정보로 추정) 모두를 복구하는 데 드는
예산이 14조원에 가깝다”면서 “재원조달을 위해 국제기구가 대북한
산림지원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여창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와 변병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주제발제를 맡았으며, 북한 외무성에서 일하다 귀순한
김동수씨가 참석해 북한 산림 현황을 알리고 지원을 호소했다.
△반민반관 형태 남북산림협력위원회 구성 필요(윤여창 서울대 산림자
원학과 교수)=북한의 산림은 40년대 이후 50여년 동안 2백30만정보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41년 조선총독부 자료에 북한의 산림이 9백
80만정보인 데 반해 98년 FAO/UNDP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백
50만정보다.
북한 산림의 황폐화 원인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
확장정책이다. 70년대 이후 꾸준히 진행돼왔다. 둘째 에너지난으로 인
한 임산연료 사용이다. 80년대 중반이후 에너지난으로 농촌지역 대부
분의 년 이후엔 도시에서도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셋째 부족한 외화
획득을 위해 양호한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벌채해 중국으로 수출하면
서 산림황폐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산림문제는 식량·에너지 등 사회경제 전반적인 문제
와 연계해서 풀어야 할 과제며, 산림복구가 북한 식량난 극복을 위한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대북 산림조성 보존·지원 협력은 정경분리의 원칙 아래 민간이 자율
성을 바탕으로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현재 몇몇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지원협력 사업이 진행
되고 있으나 미미한 실정이다. 협력을 확대하고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양측 혹은 제3의 장소에 ‘산림과학연구소(가칭)’와 같은 공
동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남북한 학자 및 연구자·산업계가 동참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임업관련 연구 및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하
기 때문이다.
민간단체 혹은 민간기업의 남북협력기금에 의한 지원만으로는 2백20
만정보에 이르는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
다. 북한의 산림복구와 임산업에 종사하는 단체에 대한 지원을 담당할
북한산림복구기금(가칭)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민간차원의 지원을 통해 남북간에 신뢰가 어느정도 구축되고 분위기
가 성숙될 경우, 민간단체·기업·임업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반민반
관’ 형태의 ‘남북산림협력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 위원
회를 통해 한반도 차원에서의 산림조성·보존 및 지원·협력 사업과
관련하여 민간간에 협의사항이나 조정 및 정보교류를 검토할 수 있으
며 동시에 민간과 정부관련 부처간의 정책을 협의하여 대북 산림분야
지원 및 협력사업을 실행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한반도 환경공동체 복원해야(변병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
구원)=한반도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동북아 환경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일본 등에 포위되
어 있으며 대륙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축적되는 위치에 있
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산업화로 인한 산성비와 황해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환경협력의 주체가 되어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방이후 정치적으로 단절된 ‘한반도 환경공동체’를 복
원해야 한다. 한반도 환경공동체란 한반도 전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파
악하여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 단절되고 파괴된 생태계를 자연의 법칙
에 입각해 복원하고 보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평화롭고 평등한 통합
된 한민족의 삶의 터전을 확보한다는 개념이다.
남북간 환경문제의 실태와 특성을 평가할 때 남북간 환경협력은 단순
한 환경협력이 아니라 경제개발과 기술협력을 배경으로 추진돼야 한
다.
남북간의 환경협력이 잘 되지 않는 이유중의 하나는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하에서는 환경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
한의 환경개선을 위한 환경협력이라는 인식을 주면 북한체제가 자기
모순에 빠진다. 그러므로 북한에 대해 체제위기를 초래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면서 공통이해가 존재하는 지구환경과 동북아 환경문제에
대한 것부터 접근하면서 북한의 경제개발과 환경관리기능능력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구환경문제나 동북아환경문제
에 대한 남북협력은 대내외적인 명분도 분명하고 남북한이 체제의 우
월성에 대한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북한주민, 환경정책 담당자들에 대한 환경교육, 환경전문
가 육성을 위한 지원 등에서 남북환경협력의 출발점을 찾아야 할 것
이다.
<강혜정 기자 kanghj@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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