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흐름] 노동자인수기업 현황

㈜르비앙전자의 경우처럼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종잣 돈으로 삼

아 경매 등의 방법을 통해 망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노동자 기업인수'(EBO

; Employee BuyOu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보다 먼저 구조조정기를 거친 미국

등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적 극적인 실업예방대책의 하나로 자리잡은 제도다.

우리나라에선 지 난 96년 설립된 충북 청주의 백상타올이 처음으로 이런 방식

을 통 해 노동자들이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가

된 뒤에는 지 2년째에 접어드는 지금 이들이 거둔 성적은 어 느 정도일까.

노동자들의 기업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문을 연 한국 협동조합연

구소 부설 노동자기업인수지원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모두 127개의 기업이

지원센터의 상담을 통해 기업인수를 시도했 다. 이 가운데 91곳에서 노동자들

이 기업인수를 끝내고 안정적으 로 경영을 하고 있고, 13곳에서는 마무리 작업

이 진행중이다. 이 밖에 10개 기업에서는 인수는 무산됐지만 노동자들의 경영

참가가 이뤄져 노동자들이 회사와 공동경영을 통해 경영정상화와 고용안 정

을 모색하고 있다. 나머지 13곳은 노동자 인수작업이 실패해 문 을 닫거나 제3

자에게 인수됐다. 노동자인수기업의 고용유지율은 평균 87%로 대략 1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매출액은 부 도나기 전의 70~80% 수준까지 회복된 것

으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노동자들의 기업인수가 실업예방대책으로서뿐만 아니 라, 건전

한 기업문화 형성과 기업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적인 사례 가 된다는 측면에서

도 주목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소유·경영 참 여로 기업 경영의 민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 인수기업의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로 꼽 힌다. 지원센터 문보경 인수지원팀장은 “설문조사 결과 노

동자 인수기업의 경우 구성원들의 주인의식과 자발성, 경영에 대한 신 뢰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자인수기업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 다. 자금

을 조달하지 못해 제3자에게 소유권을 빼앗기거나, 운영 자금이 없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지원센터는 이에 따라 노동자인수기업의 자금조

달을 돕기 위해 최근 자본금 35억 원 규모의 `EBO구조조정전문회사’를 설립하

기도 했다.

이종규 기자

◐ 99년12월01일22시42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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