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학술] 연구소 ‘구조조정’에 우수인력 ‘퇴출’?

정부 주도로 추진된 과학기술부문 출연연구소의 구조조정이 기관 의 임무나

특성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경쟁 위주로 흘러 연구원들 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 경제사회의 구조조정

과 기술혁신’ 심포지엄(과학기술정책연구원 주최)에서 이진주 한국과학기술연

구원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은 주제발표를 통 해 “기관의 업무가 인력이나 예산

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되며, 오 히려 기관의 고유 업무와 미션을 바탕으로 적

절한 인력과 예산이 배정돼야 함에도, 정부의 경영혁신 지침은 일률적인 기준

을 제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주도의 경영혁신이 출연연구소의 연

구기반을 흔들고 연구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는 것이다.

이 원장은 또 “연구프로젝트 연동 임금체계인 ‘피비에스’제도가 성공적으

로 정착하려면 연구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심층적· 체계적 개혁 방안을 마

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비에스’란 올 해 정부가 출연연구소에 도입한 제

도로, 연구원의 임금 일부만을 연구프로젝트를 수 주해 충당케 하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이원영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은 “그동안 저변확 대보다는

집중·선택 위주의, 기초과학보다는 산업기술쪽의, 장기 적보다는 단기적 처방

의 정책이 펼쳐진 것이 사실”이라며 “모든 출연연구소 경영에 경쟁을 지나

치게 강조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회의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 비서관은

자율경쟁 체제로 경영 해야 할 연구소와 안정적으로 연구기반을 보장해줘야 할

연구소로 구분해 운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토론자인 정세열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토론을 통해 “예산과 인력 측면

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바람에 고급 연구인력이 연구 소를 떠나 연구원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 위원 은 “초등학교에서도 쓰지 않는

‘점수제’가 유지되고 있는 곳이 출연연구소”라며 “학연·연공서열에서 벗어

난 자율적 평가단을 구성해 신뢰와 권위에 기반한 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

다”고 강 조했다.

이근영 기자

◐ 99년12월06일11시07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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